법원공무원단체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
법원공무원단체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

[로리더] 법원공무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정녕 독단과 아집으로 사법부를 망가트리려 하는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법원공무원단체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
법원공무원단체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시대역행! 공무원 줄 세우기! 청탁문화 유발! 공공성ㆍ사법서비스 무너뜨리는 독재적 승진제도 도입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는 이 자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갈등과 배제의 논법을 중단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와 민주적인 방식으로 사법부를 운영하여, 마지막 임기를 마치기 바란다”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기자회견문은 송우용 대전지부장과 이진우 울산지부장이 낭독했다.

법원본부는 “법원에서 9급으로 입사해 5급 사무관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평가를 통한 시험을 거쳐 승진해야만 했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유지된 제도로, 시험제도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시험승진이 가장 공정한 승진 방식이다’라는 정서가 현장에 수렴돼 있었고, 사법보좌관ㆍ개인회생위원ㆍ가사조사관ㆍ등기관ㆍ참여관ㆍ집행관 등 국민의 재산ㆍ신분ㆍ인신구속과 관련한 중요한 법률 업무를 다루는 법원공무원의 특성상 필요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공무원단체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
법원공무원단체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

법원본부는 “또한 법원의 주된 업무는 재판이고, ‘재판부’라는 독립기구가 가장 중심이 돼 운영되는 조직으로서, 재판부 구성원 간 협력과 화합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바로 법원”이라며 “마찬가지로 법원의 모든 업무는 독립성이 보장되면서도 서로 연대와 협력 없이는 운영될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법원공무원단체는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들어서고 법원구성원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법원공무원들을 배제한 채, 자기 사람들로 ‘사법행정자문회의’를 만들더니 여기서 일방적으로 ‘사무관시험승진제도 폐지’를 결정해 버렸다”며 “그리고 듣도 보도 못한 ‘사무관특별승진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무슨 ‘엽관제’처럼, 특정 라인에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사무관을 승진시키고 일선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공무원들은 배제시켜버렸다”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법원본부는 “2021년 11명의 사무관특별승진자 중 무려 81.8%인 9명이 특정 부서 출신들이었으며, 더 가관인 것은 2022년 사무관특별승진자 28명 중 26명, 무려 92.9%를 특정부서 출신들로 채웠다. ‘갈등과 배제, 그리고 특혜’ 이것이 김명수 대법원장이 생각하는 승진제도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법원본부는 “또한 법원은 업무유관자 평가라는 것을 도입해, 판사가 재판부 구성원을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제 재판부 구성원 간 연대와 협력은 없어지고 굴종과 눈치만 남게 됐다”며 “국민의 이익과 관리자들의 이익이 상충될 때, 앞으로 하위직 법원공무원은 관리자에게 줄 서야하는 존재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법원본부 이진우 울산지부장 
법원본부 이진우 울산지부장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는 지난해 전국의 법원공무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법원본부에 따르면 이때 설문 문항 중 ‘2021년 사무관 특별승진제도가 도입되고, 향후 사무관심사승진제도가 도입될 예정(2025년)이고, 모든 직급에서 실질평정이 강화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르내리면서, 일부에서 관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각종 로비, 골프접대, 향응제공, 선물제공 등등 부정부패가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는데, 실제 목격한 사람과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사람이 무려 52%에 달했다고 한다.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또한 전면적 심사승진제도가 도입될 경우, 평정 및 승진 등과 관련해 법원에서도 각종 부정부패가 늘어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무려 76%가 부정부패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았으며, 사무관특별승진제도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꼴인 69%가 공정하지 않으며, 일선부서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법원본부는 “상황이 이처럼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법원행정처는 2025년부터 사무관시험승진제도를 아예 없애고, 심사승진과 특별승진만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올 1~2월 전국 7개 법원에서만 설명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3월에 안을 확정하겠다며,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이 졸속적이고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본부에서 작년 연말 전국 법원공무원들을 대상으로 2차 설문조사를 실시해 ‘평가를 다양화 하고 공정성을 강화’하는 여러 가지 안을 만들어 논의하자고 했으나, 법원은 이를 간단히 거절해 버렸다”며 “일방통행, 독재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공무원단체는 “이에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한 번 법원 당국에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노사 동수의 논의기구를 구성해 대화하고 논의해 결정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 낭독하는 이진우 법원본부 울산지부장
기자회견문 낭독하는 이진우 법원본부 울산지부장

법원본부는 “이 사안을 법원행정처장이나 차장 퇴진으로 끝날 사안으로 보지 않을 만큼, 매우 엄중한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며 “법원의 건강하고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망가트리는 것은 사법부를 망가트리는 것이며, 이 피해는 고스란히 법원구성원들과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공무원단체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
법원공무원단체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는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진행했으며, 참석한 법원공무원들은 “사법부가 무너진다. 노사합의 실시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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