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로리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은 30일 법원행정처가 법원사무관 시험승진제도를 폐지하고, ‘사무관특별승진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에 우려와 함께 ‘독재’, ‘독단’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시대역행! 공무원 줄 세우기! 청탁문화 유발! 공공성ㆍ사법서비스 무너뜨리는 독재적 승진제도 도입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 자리에서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오늘 매서운 찬바람에도 불구하고 먼 지방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준 동지들, 취재를 나와준 기자분들 너무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법원본부는 사무관 승진제도와 관련해 TF팀을 꾸려서 여러 해 동안 논의와 토론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공무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사무관 승진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법원본부 전 지부 공청회와 또한 등기사무직, 법원일반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하면서 ‘5 대 5’ 노사 동수 협의기구를 구성해 함께 심도있게 논의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하지만 (법원행정처로부터) 거절당했다. 1월 16일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 공지 사항에 글이 게시됐다. 우리가 지난해 심도 있게 조합원과 논의한 의견들을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했는데, (법원행정처가) 우리의 의견들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고 깡그리 무시하고 자기들이 정한 사무관 제도에 대해서 내용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법원본부는 법원공무원과 관련한 중요한 정책 결정에 대해서는 당연히 법원공무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사법행정자문회의에 우리 법원공무원이 꼭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은 단칼에 거부하고, 이에 사법행정자문회의는 대법원장의 의중대로 사무관 시험승진제도 폐지를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이처럼 대법원장이 추진한 사무관 승진제도 개선을 위한 변화는 시작부터 독단과 불통으로 시작된 것”이라며 “지금에 와서는 요식행위를 통해 법원공무원들을 들러리 세우고, 정책 결정권자(대법원장) 의중대로 사무관 승진제도를 독재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이러한 비민주적이고 독재적인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법원공무원들은 극소수의 승진 특혜층과 다수의 심사 승진 누락층이 발생해 승진 양극화가 나타나고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또한 (법원공무원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관리자들의 갑질, 줄서기와 음성적 청탁문화가 발생할 것”이라며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우리 법원공무원들 다수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근로 의욕을 떨어뜨려 법원 내에서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장수 서울중앙지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백장수 서울중앙지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이에 법원본부는 법원의 건강한 조직문화를 훼손하는 독재적이고 비민주적인 법원행정처의 ‘답정너’ 법원 사무관 심사승진 방안을 단호히 반대하고, 사법부의 공정성과 사법서비스가 저하되지 않도록 승진제도를 만들기 위해 조합원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본부에 따르면 법원에서 9급으로 입사해 5급 사무관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평가를 통한 시험을 거쳐 승진해야 한다. 시험제도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법원공무원들은 시험승진이 가장 공정한 승진 방식이라는 정서가 현장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법원본부는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들어서고 법원 구성원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법원공무원들을 배제한 채, 자기 사람들로 ‘사법행정자문회의’를 만들더니 여기서 일방적으로 ‘사무관시험승진제도 폐지’를 결정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법원본부는 “그리고 듣도 보도 못한 ‘사무관특별승진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무슨 ‘엽관제’처럼, 특정 라인에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사무관을 승진시키고 일선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공무원들은 배제시켜버렸다”고 주장했다.

법원본부는 “2021년 11명의 사무관특별승진자 중 무려 81.8%인 9명이 특정부서 출신들이었으며, 더 가관인 것은 2022년 사무관특별승진자 28명 중 26명, 무려 92.9%를 특정부서 출신들로 채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그런데 법원행정처는 최근 2025년부터 사무관시험승진제도를 없애고, 심사승진과 특별승진만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전국 7개 법원에서 설명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3월 안에 확정하겠다고 해 법원공무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진우 울산지부장

법원본부는 ‘심사승진’에 대해 “일 잘하는 직원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인데, 성과를 낼 수 없는 법원 업무 특성상 사실상 관리자에게 줄서기 문화와 청탁이 횡횡할 것이 매우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특별승진’에 대해서도 법원본부는 “수년간 민원 업무를 하는 직원이 아닌 특정 보직에 근무한 직원이 승진을 독식한 것을 보면 승진이 곧 특혜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법원본부는 “이 사안을 법원행정처장이나 차장 퇴진으로 끝날 사안으로 보지 않을 만큼, 매우 엄중한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대법원장은 민주적인 사법행정 실시하라”
“졸속적이고 비민주적인 승진제도 철회하라”
“사법부가 무너진다. 노사 합의 실시하라”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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