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검찰수사 협조”…대법관들 “재판거래 의혹 근거 없다”
대법원장 “검찰수사 협조”…대법관들 “재판거래 의혹 근거 없다”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06.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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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 등을 파헤치기 위한 검찰 수사가 임박한 가운데, 대법관들이 “재판의 본질을 훼손하는 재판거래 의혹은 근거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대법관들의 입장은 15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대한 후속조치에 관하여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 담화문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대법원
사진=대법원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자의 뜻과 다른 소신을 드러냈다는 것만으로, 법관들이 다른 법관들에 의해 뒷조사의 대상이 된 것은 법관독립이라는 중대한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결코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존재 이유인 공정한 재판을 사법행정권자의 정책 실현을 위한 거래의 수단으로 써보려고 시도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며 “이는 과거는 물론 지금도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고 있는 전국의 법관들에게 큰 자괴감을 안겨 주는 것”이라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겨냥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며 “이에 (사법농단 관련자로 드러난) 고등법원 부장판사 4명을 포함한 13명의 법관에 대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징계절차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관여 정도와 담당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징계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일부 대상자들에 대한 재판업무배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관여자들에 대한 형사조치와 관련,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수사에 대해 사법부라고 예외가 될 수 없음은 분명하고, 법원 조직이나 구성원에 대한 수사라고 하여 이를 거부하거나 회피할 수 없음도 자명하다”며 “재판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는 부분에 대한 의혹 해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비록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섣불리 고발이나 수사 의뢰와 같은 조치를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고발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경우 미공개 문건을 포함해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모든 인적ㆍ물적 조사자료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공할 것이며, 사법행정의 영역에서 필요한 협조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대법관 일동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한 대법관들의 입장>을 내놓았다. 마치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를 반박하는 모양새다.

대법원에는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재판장을 맡는 대법원장과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포함한 13명의 대법관이 있다.

현재 김명수 대법원장과 13명의 대법관에는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법원행정처장), 민유숙 대법관이 있다. (임명 순)

사진=대법원
사진=대법원

이날 입장을 발표한 대법관들은 먼저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고,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큰 혼란과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 대법관들은 참담함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법관들은 특히 “재판의 본질을 훼손하는 재판거래 의혹에 대하여는 대법관들은 이것이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와 관련해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의 재판부와는 엄격히 분리돼 사법행정 담당자들은 재판사무에 원천적으로 관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대법원의 재판은 합의에 관여한 모든 대법관이 각자의 의견을 표시해 하는 것이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재판장인 대법원장 역시 재판부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독립해 대등한 지위에서 합의에 참여하는 대법원 재판에서는 그 누구도 특정 사건에 관해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판결이 선고되도록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모습(사진=대법원)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모습(사진=대법원)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은 2018년 6월 1일과 6월 12일 사법행정권 남용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를 했으며, 사법불신을 초래한 사법행정 제도와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서 철저한 사법개혁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한다.

대법관들은 “사회 일각에서 대법원 판결에 마치 어떠한 의혹이라도 있는 양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하여는 당해 사건들에 관여했던 대법관들을 포함해 대법관들 모두가 대법원 재판의 독립에 관하여 어떠한 의혹도 있을 수 없다는 데 견해가 일치됐다”고 밝혔다.

대법관들은 “이와 같은 형태로 의견을 개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의구심을 해소하고 법원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의견을 밝힌다”고 전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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