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일 검찰수사심의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수사 중지 및 불기소’ 의견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돈 있고 ‘백’ 있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사법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는 걱정이 든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박용진 의원은 “만약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 기소를 하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되면,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먼저 지난 6월 26일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 현안위원회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회계처리를 둘러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가조작 및 분식회계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했다.

기자회견 진행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기자회견 진행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에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여 사법정의와 시장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뜻을 모은 시민사회단체와 정치인들이 이날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용 기소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입장표명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18명과 1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시민단체에는 참여연대, 경실련, 경제민주주의21, 민변, YMCA전국연맹이 참여하고, 노동단체에서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노동ㆍ정치ㆍ사람이 참여하고, 학계에서는 지식인선언네트워크가 참여했다.

노웅래 의원과 박용진 의원
노웅래 의원과 박용진 의원

기자회견 사회를 진행한 박용진 국회의원은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며 “이분들 다 모이신 게, 좋은 일로 모인 게 아니다. 당연히 법과 원칙대로 대한민국이 굴러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저희들이 왜 바쁜 분들이 모여서 기자회견을 하겠는가”라고 쓴소리를 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이 안타깝게도 법과 원칙이 아니라, 돈 있고 힘 있고 ‘백’ 있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사법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어서, 오늘 이렇게 정당을 초월하고 그리고 일하는 곳이 각각 다른 분들이 모였다”며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직격했다.

삼성 저격수를 불리는 박용진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자회견 진행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기자회견 진행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진 의원은 “오늘 모인 분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이용선, 조오섭, 양경숙 의원님, 정의당 류호정,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님 참석하셨다.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이학용, 신동근, 이수진(동작), 임오경, 어기구, 김용민, 진성준, 김남국 의원이 뜻을 함께 해주셨다.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배진교, 강은미, 장혜영 의원이 함께 뜻을 밝혀주셨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 시민사회단체 참석하신 분들은 김태동 지식인선언네트워크 공동대표, 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전선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 조수진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강훈중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소개했다.

노웅래 의원, 박용진 의원, 조오섭 의원
노웅래 의원, 박용진 의원, 조오섭 의원

박용진 의원은 “정치가 모이는 국회에 굳이 이렇게 와서 사회적 발언을 해야 하는 이유를 잘 아실 것이다. 기자여러분께서도 적극 보도해 달라”고 당부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발언자들의 발언이 진행되고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기 전 박용진 의원은 “혹시나 오늘 이렇게 모여 있는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를 두고 반기업 정치인들, 반기업 시민사회단체라고 하실까봐 우려가 돼 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용진 국회의원
박용진 국회의원

박 의원은 “나스닥에 상장됐던 중국판 스타벅스라고 불리는 ‘루이싱 커피’가 3800억 회계부정으로 상장 폐지됐다”며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수 조원에 이르는 분식회계를 저지르고도 수사도 재판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대상으로 올라있다”고 비교했다.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 현안위원회가 분식회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해 ‘수사 중지 및 불기소’ 의견을 제시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조수진 민변 사무총장, 양경숙 의원, 노웅래 의원, 박용진 의원
조수진 민변 사무총장, 양경숙 의원, 노웅래 의원, 박용진 의원

박 의원은 또 “독일계 핀테크 업체인 와이어카드 같은 경우는 투자자와 시장을 속이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CEO가 경찰에 체포되고, 회사는 파산신청을 한 상태”라며 “무엇이 기업을 위하는 길이고, 무엇이 시장경제질서를 위하는 길인지 검찰은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과연 누가 대한민국의 시장경제를 그리고 기업의 활동을 응원하고 있는 것인지 잘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백브리핑에서 답변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백브리핑에서 답변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백브리핑에서 ‘앞으로 연대해서 구체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박용진 의원은 “연대해서 활동할 일이 없이, 대한민국의 사법기구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기업이 기업활동을 해야지 시장을 속이는 활동을 하면 안 되지 않느냐”며 “만약에 (검찰이) 기소를 하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되면, 저희들은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노력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좌측부터 김태동 지식인네트워크 공동대표, 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답변하는 박용진 의원, 조수진 민변 사무총장
좌측부터 김태동 지식인선언네트워크 공동대표, 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답변하는 박용진 의원, 조수진 민변 사무총장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박용진 의원은 “민주당의 입장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 의원은 “왜냐하면 제가 이런 기자회견이 열릴 것이라는 취지의 문자를 의원들에게 공지했고,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 먼저 의견을 밝혀주신 노웅래 의원을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저에게 의사를 보여줬기 때문에, 당의 입장이라기보다는 참여의 뜻을 밝힌 의원들의 입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답변하는 박용진 의원
답변하는 박용진 의원

이재용 부회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양형자 의원과 관련해 질문에 대해 박용진 의원은 “4년 동안이나 기업의 총수가 재판 받는 일은 전무후무한, 있기 어려운 일이다. 기업이 재벌 총수가 자기가 운영하고 장악한 기업으로 하여금 뇌물을 갖다 바치게 하는 일도 대한민국에서 참 흔치 않은 일”이라며 “그런 문제를 국민들은 균형 있게 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브리핑에서 답변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백브리핑에서 답변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삼성 문제와 관련해 박용진 의원은 “(같은 뜻을 지닌 의원들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재용 부회장이 지금은 기소가 되느냐 마느냐의 건이고, 국정농단 뇌물사건과 관련해서는 이미 유죄가 확정됐다. 지금 (파기환송심에서) 양형만 하고 있다. 양형재판부가 준법감시위원회를 두면 좀 봐주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20대 국회 마지막인데도 43명의 의원들이 항의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리고 동참했던 일이 있다”며 뜻을 같이 하는 의원이 많음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그리고 다른 당의 많은 의원들도 사법정의가 바로 서야 된다는 점은 다른 톤을 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