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노조, 김명수 대법원장에 ‘사법농단 법관 재판배제’ 등 3가지 요구
법원노조, 김명수 대법원장에 ‘사법농단 법관 재판배제’ 등 3가지 요구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11.19 2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리더] 법원공무원들이 19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법농단에 관련된 법관들의 재판업무배제와 징계, 특별재판부 도입 수용, 사법행정회의 구성에 법원공무원 반드시 참여를 강력히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적폐법관 재판업무 배제 및 특별재판부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개최하고, 조석제 법원본부장의 삭발식을 거행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공무원단체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이 투쟁사를 하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언이 특별재판부의 필요성에 대해 연대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법원본부 운영위원과 전국 지부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나왔고, 또한 법원경비대와 법원행정처 직원들도 나와 관심 있게 지켜봤다.

삭발에 나선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 기소되고, 이제 검찰 수사가 사법부 최고위층을 향하고 있다.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오늘 박병대 전 처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다. 이제는 고영한 전 처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남았다”며 “사법농단의 몸통으로 검찰수사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시점에서, 법원공무원들의 요구사항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좀 더 분명하게 전달하고자 노동조합 대표로서 중대결심을 해 삭발을 한다”고 밝혔다.

삭발하는 조석제 법원본부장
삭발하는 조석제 법원본부장
사법개혁 붉은 띠를 두르는 조석제 법원본부장
사법개혁 붉은 띠를 두르는 조석제 법원본부장

또 법원본부 이근호 사법개혁위원장과 이미자 의정부지부장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적폐법관 재판업무 배제 및 특별재판부 수용을 촉구한다”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미자 의정부지부장과 이근호 사법개혁위원장
이미자 의정부지부장과 이근호 사법개혁위원장

법원본부는 “오늘 우리는 목격한다. 법관의 신분을 가진 자들로서, 동료 법관을 사찰하고, 특정재판에 개입하고, 청와대와 연결통로를 자임, 기밀을 유출하고, 법률자문과 법률대행을 일삼고, 결국에는 오염된 판결과 결정을 통해 정권에 부역한 법관들이 있다”며 “이 모든 사법농단을 지휘하고 집행한 자들 중, 이미 교묘하게 법원을 떠난 자들에게는 엄중한 법의 심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러나, 이 적폐법관들 중에는 아직도 사법부에 남아 법관의 신분을 가지고 국민을 상대로 재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자들이 있다”며 “이미 양승태 휘하에서 위법한 문건 작성과 재판개입 등으로 직무가 정지된 법관 외에도, 사법농단이 파헤쳐지는 과정에서 언론, 수사기관의 조사와 기소를 통해 추가로 윤곽이 드러난 적폐법관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들 법관들을 즉시 재판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에 회부해야 한다”며 “이들이 아직도 법관의 신분으로 재판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 신뢰에 반하는 처사이며, 일신해 새로운 사법부로 거듭나려하는 구성원들의 의지를 심각히 저해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법원본부는 “우리는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국민이 아니라 정권에 부역한 이들 적폐법관들을 즉시 재판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징계회부 등을 통해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면서 “또 하나 우리는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특별재판부 도입을 전격 수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법원본부는 “사법농단 자체가 사법권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반헌법적 농단임을 주지해 볼 때, 대법원이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해 위헌적 요소임을 거론하며 반대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참으로 염치없는 행태”라며 “그리고 헌법을 논하기 전에 이번 사태의 최종피해자인 헌법제정권력이 어떻게 이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부는 “국민들은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피고인의 신분이 예정된 전직 법관들이 가졌던 위상에 대해 그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직시하고 있다”며 “또한 국민들은 전직 대법원장, 법원행정처장, 대법관 등의 사법농단 의혹이 재판의 대상이 됐을 때, 이들의 사건을 배당받은 법관이 법률과 양심에 따라 이들에 대한 공정한 재판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목했다.

또 “사무분담과 사건배당이 절대적 사법행정의 영역이라는 (대법원)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사법농단은 법관들의 수직적 서열구조 속에서 신분 상승의 욕망이 자초해 낸 결과이며, 사법농단 진행 과정의 은밀한 속성으로 인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보은의 시각을 가진 관련법관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법관의 신분을 가진 자에 의해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헌법상의 대원칙을 깨뜨리지 않는다면, 재판부 구성과 배당의 문제는 충분히 입법형성의 영역이 될 수 있고, 이는 오히려 재판부 구성의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따라서 법원본부는 대법원장에게, 향후 추가 기소자에 대한 1심 재판부와 피고인 임종헌 등의 항소심 재판부 구성에 있어서는 특별재판부 도입을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법원본부는 “아울러 사법개혁과 사법신뢰 회복의 문제는 비단 법관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법부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며 “따라서 국민의 의사가 직접 반영되는 민주사법을 구현하는 완전한 수평적 회의체로 사법행정회의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사법행정회의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가 추천하는 법원공무원이 반드시 위원으로 참여해야 하며, 법원본부는 이를 대법원장에게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부는 “또한 사법행정회의의 외부위원은 철저히 국민의 시각을 반영할 수 있는 인물로 선정되어야 한다. 사법부의 정책에 따라 이해관계를 달리할 수 있는 특정직역, 특정자격을 가진 인물들로 외부 위원을 구성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헌법전문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독립운동단체, 민주화운동단체와 노동단체,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부터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수호해 낸 단체들 중에서 외부위원을 선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법원본부는 “우리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개혁과 민주사법의 길이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성공하기 위한 첫 걸음은 적폐법관 재판업무배제와 특별재판부 수용이라고 믿는다”며 “다시 한 번 대법원장에게 적폐법관 재판업무 배제 및 특별재판부 수용을 강력히 촉구하며, 사법개혁의 비판적 동반자로서 의견서 전달과 본부장의 삭발로 그 의지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조석제 법원본부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의견서 전달을 위해 대법원 청사로 들어가려 했다. 이때 법원행정처에서는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이 입고 있던 ‘공무원노조 해직자 원직복직’이 적힌 주황색 조끼를 벗으라는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뒤에야 청사 철문이 열렸다.

철문으로 청사 진입을 막은 법원행정처
철문으로 청사 진입을 막은 법원행정처
철문으로 진입을 막아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대법원 청사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법원공무원들
철문으로 진입을 막아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대법원 청사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법원공무원들
팻말을 들지 못한 법원공무원들
팻말을 들지 못한 법원공무원들

또한 대법원 안으로 들어가서도 “대법관 OUT!”, “사법행정회의 참여보장!”, “김명수 대법원장 결단촉구!”가 적힌 커다란 팻말도 들지 못하게 정리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정진두 사무처장
기자회견을 진행한 정진두 사무처장

이날 사회를 맡아 진행한 정진두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대법원 청사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구호를 선창하며 힘을 보탰다. 정 사무처장은 “세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적폐법관 재판업무 배제하라”, “김명수 대법원장은 특별재판부 지금 당장 수용하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회의 노조 참여 보장하라”고 선창했고, 참석자들은 “투쟁”으로 응답했다.

대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구호를 외치는 법원본부 집행부. 좌측부터 이경천 수석부본부장, 이근호 사법개혁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서영국 부본부장
대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구호를 외치는 법원본부 집행부. 좌측부터 이경천 수석부본부장, 이근호 사법개혁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서영국 부본부장

이어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이근호 사법개혁위원장, 이경천 수석부본부장, 서영국 부본부장과 함께 청사로 들어가 의견서를 전달하고 나왔다.

◈ 다음은 법원본부가 19일 대법원에 전달한 <사법농단 관련법관 재판업무배제, 특별재판부 도입 수용, 사법행정회의 구성에 관한 의견서> 전문

◆ 사법농단 관련 법관은 재판업무에서 배제되어야 합니다.

1. 법관의 신분을 가진 자로써, 동료 법관을 사찰하고, 특정재판에 개입하고, 청와대와 연결통로를 자임, 기밀을 유출하고, 법률자문과 법률대행을 일삼고, 결국에는 오염된 판결과 결정을 통해 정권에 부역한 법관들이 있습니다. 이는 사법부의 오래된 관료적 폐해가 나은 결과로, 그 규모와 비난의 정도가 국민들이 수인할 수 있는 한계를 이미 넘은 수준입니다. 현재 국민들이 개개의 재판에까지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상황도 무리가 아님을 대법원장께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2. 이 모든 사법농단을 지휘하고 집행한 자들 중에서 이미 법원을 떠난 자들은 법의 엄중한 심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아직도 사법부에 남아 법관의 신분을 가지고 재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아직도 법관의 신분으로 재판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법신뢰적 측면에서 국민의 기대에 반하는 처사이며, 일신하여 새로운 사법부로 거듭나려하는 구성원들의 의지를 심각히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3. 대법원장에게 강력히 촉구합니다.

사법농단이 파헤쳐지는 과정에서 정권에 부역한 것으로 드러난 법관들을 즉시 재판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에 회부하십시오. 그것만이 사법개혁과 민주사법의 의지를 대내외에 확고히 하고, 국민의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 특별재판부 도입을 수용하여야 합니다.

1.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ㆍ기소되었고, 현재 중앙지법 형사합의 36부에 배당되어 심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해 대법원장의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사법농단 자체가 사법권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반헌법적 농단임을 주지하여야 하며,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헌법제정권력의 해결의지가 어떠한지를 반드시 살펴야 합니다.

국민들은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피고인의 신분이 된 전직 법관들이 가졌던 위상에 대해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법관들 전체에 대해 지휘ㆍ감독권을 행사했던 전직 대법원장, 법원행정처장, 대법관 등의 사법농단 의혹이 재판의 대상이 되었을 때, 해당 법관이 법률과 양심에 따라 이들에 대한 재판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2. 사무분담과 사건배당이 절대적 사법행정의 영역이 될 수는 없습니다. 사법농단은 법관들의 수직적 서열구조 속에서 신분 상승의 욕망이 자초해 낸 결과이며, 사법농단 진행 과정의 은밀한 속성으로 인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보은의 시각을 가진 관련법관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관의 신분을 가진 자에 의해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대원칙을 깨뜨리지 않는다면, 재판부 구성과 배당의 문제를 입법형성의 영역으로 남겨두어 재판부 구성의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3. 따라서 법원본부는 대법원장에게, 향후 추가기소자에 대한 1심 재판부와 피고인 임종헌 등의 항소심 재판부 구성에 있어서는 특별재판부 도입을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 사법행정회의를 구성할 외부위원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인물로 선정되어야 하며,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가 추천하는 법원공무원이 반드시 참여하여야 합니다.

1. 사법행정회의를 구성할 외부위원은 철저히 국민의 시각을 반영할 수 있는 인물로 선정되어야 합니다.

사법부의 정책에 따라 이해관계를 달리할 수 있는 특정직역, 특정자격을 가진 인물들로 외부 위원을 구성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오히려, 헌법전문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독립운동단체, 민주화운동단체, 노동단체,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부터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수호해 낸 단체들이 국민 공모 등을 통해 외부 위원을 추천하게 해야 합니다.

2. 사법행정회의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가 추천하는 법원공무원이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사법개혁과 사법신뢰 회복의 문제는 비단 법관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의지를 가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사법행정회의는 사법부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과 함께 사법부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의사가 직접 반영되는 민주사법을 구현하는 완전한 수평적 회의체로 사법행정회의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사법행정회의에 법원공무원이 위원으로서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3. 이에 법원본부는 사법발전위원회와 그 건의사항에 대한 후속추진단에서 밝힌 사법행정회의의 소속과 지위를 담은 법원조직법 제19조 제3항의 규정이 다음과 같이 성안되어야 함을 밝힙니다.

다음

제19조(사법행정회의) ③ 대법원장은 다음 각 호의 사람을 사법행정회의 위원으로 임명한다.

1. 대법원장이 지명한 법관 1명

2. 전국법원장회의가 추천한 법관 1명

3.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성별과 경력, 심급 등을 고려하여 추천한 법관 3명

4.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가 추천한 법관이 아닌 법원공무원 1인

5. 독립운동단체, 민주화운동단체, 촛불혁명에 관련된 단체, 노동단체, 여성단체의 구성원 중에서 사법행정회의위원추천위원회가 공모의 절차를 거쳐서 추천한 법관이 아닌 4인. 이 경우 2명 이상은 여성이어야 한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