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

[로리더] 오상훈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삼성노조연대) 의장은 6일 2024년 삼성그룹의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하며 “이재용 회장님, 노동조합과도 떡볶이 먹으면서 대화합시다”라고 요청했다. 

또 이재용 회장이 노동조합을 초대해 차 한 잔 마시며 대화하는 차담회 자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삼성노조연대, 의장 오상훈)는 이날 오전 11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삼성그룹노조연대는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 삼성SDI울산 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삼성생명 노동조합, 삼성생명서비스 노동조합, 삼성화재 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노동조합, 삼성카드고객서비스 노동조합, 삼성웰스토리 노동조합, 삼성에스원참여 노동조합, 삼성엔지니어링 노동조합&U(엔유) 등 11개 삼성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의 연대체다.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가운데)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가운데)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삼성노조연대는 “올해로 4년째, 매년 삼성그룹과의 공동교섭을 요구해왔다”며 “계열사 사장은 결정 권한이 없고, 최종 결정은 삼성그룹에서 하므로 개별 교섭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노조연대는 “어제 이재용 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며 “그 판결에 대한 정치적 해석은 따로 하지 않더라도 이제 자유로운 몸이 됐으니 노조와 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그룹노조연대의 공동요구안은 총 9가지로, 그 중 노사관계 개선을 위해서 두 가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7가지를 요구했다.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2대 요구안

1. 이재용 회장과 직접 교섭과 상견례

삼성그룹노조연대 오상훈 의장은 “삼성연대는 올해 4번째로 삼성그룹 오너인 이재용 회장에게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오너가 직접 풀어야 할 그룹 공통 과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상훈 의장은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이라는 용단 있는 결정을 했던 이재용 회장이 한 번쯤은 용기를 내 노동조합 대표와 만나 노사 상생을 위한 합리적 제안을 경청해 주길 원한다”며 “익숙하진 않겠지만, 교섭을 떠나 이재용 회장이 차 한잔 마시자고 초대해서 경청해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오상훈 의장은 “그룹 오너와 노조 대표가 만나 대화하는 날이 그 초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발언하는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
발언하는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

2.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노동조합을 존중하고, 교섭 시 대표이사 참석

오상훈 의장은 “삼성연대 소속 각 단사 별 단체교섭에 대표이사가 참석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노조연대 오상훈 의장은 “단체교섭은 노사 대표자 간의 법이 정한 공식적인 협상 자리”라며 “여기에 책임 있는 대표이사가 참석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오상훈 의장은 “(교섭장에 대표이사가 참석하면) 삼성그룹이 노동조합을 진정으로 존중한다는 긍정적인 대국민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노동조합도 회사를 존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근로조건 개선 7대 요구안

1. 2024년도 공통인상률(Base-Up) 5.4%와성과인상률을 각 사별 경영실적에 따라 반영

삼성그룹노조연대 오상훈 의장은 “5.4%의 공통인상률은 2023년도 물가상승률 3.6%에 산업별 노동생산성 증가분 1.8%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언하는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
발언하는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

오상훈 의장은 “노동생산성의 증대는 곧 한국의 경제성장과도 일치한다”며 “노사가 같은 방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총 근로시간은 줄이고 불합리한 임금 구조를 개편해 인적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 그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오상훈 의장은 “삼성그룹 각 계열사 경영실적을 계열사의 성과 인상률에 반영하라”며 “실적 성장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을 삼성 노동자가 함께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2. 고령자 연령차별 해소, 고령사회 시대적 요구에 부응

오상훈 의장은 “임금피크제는 도입 후 추가적인 고용 창출 효과도 없었고, 기업의 고령 노동자 임금 삭감 또는 퇴출 수당으로 악용됐다”며 “임금피크제를 통한 고령자 연령 차별을 개선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상훈 의장은 “임금피크 대상자 근무시간을 삭감된 급여에 비례해서 축소하고, 임금피크 시행 시기를 1년 연장하라”며 “(정년을) 56세부터 시행하고 있는 계열사는 57세로, 57세부터 시행하고 있는 계열사는 58세로 연장하라”고 요구했다.

또 오상훈 의장은 “정년연장, 정년퇴직인 생일 돌의 말일 또는 6월 1일에 정년퇴임을 하는 날짜를 연 말일로 변경하라”며 “그리고 정년을 60세부터 65세 이후로 연장해 노동자들의 노후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3. 복지제도 개선: 일과 삶의 균형 보장

오상훈 의장은 “리프레쉬 휴가가 없는 삼성 계열사에 휴가를 보장하고 휴가비를 지급하라”며 “리프레쉬 휴가 5일 보장, 학위 휴가비, 성과급, 기초 월급여의 100%를 보장하라”고 요청했다.

또 오상훈 의장은 “주택자금 대출은 사내복지기금으로 지원을 확대하라”고 덧붙였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가운데)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가운데)

4. 정당한 임금체계로 전환

오상훈 의장은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각종 수당의 재직자 기준을 산입해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내용을 재직자 기준 삭제 후 통상임금에 산입하라”며 “그리고 TAI와 OPI를 평균임금에 산입하라”고 제시했다.

오상훈 의장은 “OPI 지급 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라”며 “세전 이익의 15% 지급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5. 공정한 평가제도 도입 및 하위 고과자 임금삭감 폐지

오상훈 의장은 “삼성그룹은 현재 하위 고과 제도 운영을 통해 삼성 노동자들에게 부진자라는 낙인이 찍혀 승진 배제, 평생 미래 연봉 삭감, 인센티브 삭감 등 각종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삼성그룹의 하위 고과 제도는 노동인권 침해의 주요인이며 폐기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6. 모회사-자회사 동일처우 약속 이행

오상훈 의장은 “삼성그룹의 모회사-자회사 차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삼성그룹은 성과급, 복리후생 등의 모든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오상훈 의장

7. 임금ㆍ인사ㆍ평가제도 개선, 자회사 차별개선 노사공동TF구성

삼성그룹노조연대 오상훈 의장은 “삼성은 80여 년의 오랜 무노조 경영기간,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임금ㆍ인사ㆍ평가제도를 운영해왔고, 특정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분사해 비용을 절감하고 회사 간, 노동자 간 차별을 심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오상훈 의장은 “이로 인해 노사 간 갈등이 평행선을 걸었고 불필요한 노사갈등이 삼성그룹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며 “올해는 삼성연대가 출범한 지 4년째가 되는 해로, 회사와 노조가 손잡고 협력의 길로 가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오상훈 의장은 “노동조합도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간의 갈등 원인이었던 핵심 과제들을 중심으로 노사 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접점을 찾고, 그룹 전체적으로 제도개선을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주길 삼성 사측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

삼성그룹노조연대 오상훈 의장은 “어제 이재용 회장의 재판이 있었고 무죄 선고가 났다”며 “그동안에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한 이후로 사실상 이재용 회장은 소극적인 태도,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서 준법에 집중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오상훈 의장은 “이제는 나서야 할 때다. 족쇄가 풀렸다”라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에 맞춰서 이재용 회장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사관계 개선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직접 나서주길 촉구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한편 이 자리에 모인 30여 명의 삼성연대 조합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삼성그룹에 촉구한다! 노사관계 개선하라!”
“삼성그룹에 촉구한다! 근로조건 개선하라!”
“이재용 회장에 요구한다! 노동조합과 대화하라!”
“삼성연대 단결투쟁! 공동요구안 쟁취하자!”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