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전서비스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전국가전서비스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로리더]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가전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은 24일 “우리는 고객 만족 90% 이상 나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데 이제는 그런 거 다 소용없다”면서 “많은 것을 했던 우리에게 어떻게 하루아침에 합의서 한 마디 쓰고 나가라는 말을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전노조 세라젬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세라젬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사측에 “방문점검원(HC, 헬스큐레이터) 집단해고 중단”을 요구했다.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또 이 자리에 서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경찰한테 손모가지를 비틀려 끌려나간 적도 있었고, 지금은 독감에 걸린 상태”라고 전했다.

세라젬지부 결의대회
세라젬지부 결의대회

추선희 지부장은 “계속 쉬어야 하는데, 어제 김장하는 날 신랑이 젓갈 사러 나간 사이에 또 도망 나와 (세라젬 로비 농성장) 여기에 왔다”면서 “오늘 아침에 투쟁하고 있다고 했더니 남편은 ‘현재 상황이 어떠냐, 몸은 어떠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하지만 (신랑은) 여기 이경수 대표를 만나러 쫓아간 것까지는 아직 모른다”며 “아마 신랑이 안다면 가만히 안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국가전서비스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전국가전서비스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추선희 지부장은 “어제 여기서 선전전을 하는데, 저 안에서 퇴근하는 분들을 보면서 화장실 가는척 하고 세라젬 건물에 들어갔다”면서 “하지만 피켓을 들고, 조합원 조끼를 입었다는 이유로 경호원 3명이 둘러쌌다”고 밝혔다.

추선희 지부장은 “그냥 이경수 대표이사를 보고 싶었다”며 “출장 가서 안 계신다고 했지만, 누군가를 붙잡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지 않으면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오늘 추운 것보다 세라젬의 만행이 더 가슴이 아프다”고 씁쓸해했다.

전국가전서비스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전국가전서비스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한편 추선희 지부장은 로비에서 농성하다 세라젬 이경수 대표이사를 마주친 일화도 소개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대표이사는 나를 모를 줄 알았다”면서도 “퇴근하는 걸 보고 너무 반가워서 ‘이경수 대표님’하고 불렀다”고 상황을 전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그러자 (이경수 대표가) 나에게 꾸벅 인사했다. 그러더니 (이경수 대표는) 도망갔다”면서 “따라갔지만, 건물 경호원들이 직원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막아섰다”고 설명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지금은 후회가 된다”면서 “막아선 밑으로 기어서라도 엘리베이터에 타려던 이경수 대표이사를 만났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가전서비스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전국가전서비스노조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추선희 지부장은 “이경수 대표이사와 끝까지 대화를 시도했어야 했다”며 “나도 직원인데, 직원 보호한다고 (만나는 것이) 안 된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집시법 위반으로 끌려 갈까봐 밤을 새우려고 짐도 다 싸왔지만, 그래도 집시법 위반이라더라”며 “무슨 살인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경호원 5명이 나를 에워싸고 감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추선희 지부장은 “다음에는 (노동조합) 조끼도 벗고, 피켓도 안 들고 들어가겠다”며 “이경수 대표이사가 얼굴을 다 안다고 했으니, 정정당당하게 들어가서 대표이사가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는 고객으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세라젬지부 시민 대상 선전전
세라젬지부 시민 대상 선전전

또, 추선희 지부장은 세라젬의 경영과 영업 방침도 비판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우리가 그렇게 고객 만족 90% 이상 나올 수 있도록 했는데, 이제는 그런 거 다 소용 없다”며 “그저 영업만 강조한다”고 꼬집었다.

추선의 지부장은 “제품을 90만원 할인받아 산 고객이 떳떳하게 ‘나는 90만원 할인받고 샀다’고 말하더라”며 “하지만 우리는 제품에서 90만원이나 할인해줄 수 없다. 이게 무슨 ‘정도 경영’이고 세라젬 영업 방침이냐”고 질타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홈쇼핑에서 아무리 광고를 내더라도 고객들은 우리 말을 믿었고, 우리가 노력하는 것만큼 많은 판매를 이뤘다”며 “무실적이 없는 지국도 만들어보는 등 많은 것을 했던 우리에게 어떻게 하루아침에 합의서 한 마디 쓰고 나가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느냐”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추선희 지부장은 “다시 세라젬을 위해 같이 함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세라젬지부 선전전. 세라젬 본사가 입주한 센터필드 건물 입구를 경찰이 막고 있다.
세라젬지부 선전전. 세라젬 본사가 입주한 센터필드 건물 입구를 경찰이 막고 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고, 점심시간을 활용해 테헤란로 일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진행했다.

“세라젬은 집단해고 중단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집단해고 중단하라!”
“세라젬 집단해고, 이경수 대표가 책임져라!”

◆ 세라젬 본사 입장은

이날 결의대회 직후 세라젬 사측과 노조는 교섭을 진행했는데, 일단 시간을 더 갖고 논의하기로 합의해 오는 12월 1일 교섭 일정을 잡았다.

세라젬지부 시민 대상 선전전
세라젬지부 시민 대상 선전전

세라젬 본사 측은 본지에 “노조에서 요구하는 부분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원활하게 협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특히 세라젬노조 측이 HC 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들이 사측의 요구대로 세라젬 오프라인 매장으로 직무전환이 되더라도 계속 HC 업무를 보고, 계약직은 계약기간 종료 후에도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 본사 측은 “검토 후 최대한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는 “기존(2022년 10월 이전 구매자)에 제공되던 방문 서비스는 다른 서비스로 대체된다”며 “기존에 계약을 이미 한 고객은 방문 횟수 보장을 위해 한동한 계속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구매자들은 간호사 출신 상담원들의 24시간 상담 및 병원 진료 우대예약 서비스, 병원 에스코트, 웰카페 할인 및 쿠폰 제공 등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이날 결의대회가 진행되는 세라젬 본사가 입주한 건물 앞에 경찰들이 경계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가 진행되는 세라젬 본사가 입주한 건물 앞에 경찰들이 경계하고 있다.

세라젬 본사 측은 “HC 인력을 줄이다 보니, 채용이 안 돼서 다른 부서에서 인력을 동원해 특별 전담팀을 구성해 방문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서비스를 아예 못 받는 고객이 없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방문하기 위해 특별 전담팀을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사는 다음 교섭 일자를 12월 1일로 예정하고 그동안 상호 비방을 자제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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