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로리더]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은 15일 “세라젬을 업계 1위로 만들어준 HC(방문판매점검원)들과 HC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 SMT(설치ㆍ수리 기사)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며 “어찌 332명에 달하는 인원을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내보내려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가전노조 세라젬지부는 강남 세라젬 본사 앞에서 ‘해고는 살인이다! 세라젬은 집단해고 중단하라’는 내용의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2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참여하며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세라젬지부(지부장 추선희)는 CEM(방문판매 상급관리), HC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 HC(방문판매점검), HP(영업전담), SMT(설치ㆍ수리), 행정매니저(사무ㆍ경리) 등 모든 직군을 망라하고 있는 노동조합으로, 지난 8월 3일에 설립됐다.

세라젬지부 결의대회

세라젬지부는 사측이 최근 12월 1일부로 특수고용직 방문점검 직군인 HC(헬스큐레이터) 부서를 완전히 폐지하려는 뜻을 지난 노사단체교섭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세라젬지부는 “사측은 집단해고가 아니라 직무전환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법률적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HC직군 노동자를 모두 해고하려는 것”이라며 “세라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ㆍ집단해고를 중단시키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노사가 함께 마련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또 세라젬지부 측은 “원래 HC직군이 담당하던 계정(제품에 대한 점검 수요를 뜻하는 업계 용어)을 정규직인 HP(영업전담)에 일부 넘기는 등 갈라치기 정황도 나타났다”고 알려왔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이 자리에서 기조발언에 나선 추선희 지부장은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잠을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며 “오늘은 방문점검원들이 단체로 집으로 가게 되는 발표를 하는 날”이라고 사측의 통보를 비꼬았다.

추선희 지부장은 “그렇지만 그 발표를 못 듣게 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저는 그냥 단순한 한 가정의 엄마였고, 아내였고, 세라젬이라는 회사에 근무했을 뿐”이라고 소개했다.

추선희 지부장은 “언제 회사가 처음부터 영업 직군이라고 말하며 우리를 모집했느냐”며 “고객 감동을 주라는 (이환성) 회장님의 지시에 고객들에게 다가가 세라젬의 제품을 잘 쓸 수 있도록 했던 죄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세라젬지부 결의대회

추선희 지부장은 “발이 닳도록 달려가서 고객들에게 시간에 맞춰오지 않았다고 얼마나 많은 비판의 소리를 들었느냐”며 “또한, 지금 제품의 하자가 너무 많은데, 모두 방문점검원이 몸으로, 말로 때우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추선희 지부장은 “고객들은 세라젬이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방문점검원들의 노고를 다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달까지만 판매하고 나면 세라젬 케어는 없다고 나왔다”고 밝혔다.

추선희 지부장은 “11월 14일부터 30일까지 판매한 제품에 대해서는 AS를 2년으로 연장해주고, 세라젬 V6는 1년 더 연장한다”며 “이것 또한 고객 기만이다”라고 강조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또 추선희 지부장은 사측이 방문점검원들을 상대로 실업급여로 회유한 정황을 언급하며 “실업급여, 그거 회사에서 주는 거 아니다”라며 “실업급여라는 단어에 흔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함께하지 않으면 사측을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선희 지부장은 “누군가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에 우리가 올라와서 창피했다고, 자기네 망신주려고 했다고 썼다”며 “하루아침에 길바닥으로 버려지는 332명의 생계를 생각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추선희 지부장은 “(세라젬을) 업계 1위로 만들어준 HC들과 HC리더, 그리고 SMT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느냐”며 “어째서 우리만, 332명의 일하는 인원을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내보내느냐”고 분노했다.

세라젬지부 결의대회

이날 세라젬지부와 세라젬 사측은 오후 3시에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결의대회 진행 중 사측 요청으로 한 시간 앞당겨 2시에 면담이 진행됐다.

하지만 세라젬지부는 “HP(영업전담)에 넘어간 계정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사측이 파토를 놨다”고 밝혀왔고, 이에 “끝까지 투쟁하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세라젬지부 측은 사측으로부터 요구안이 거절당하자 세라젬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결의했지만, 구청 직원과 경찰로부터 퇴거당했다.

(사진=세라젬지부)
(사진, 영상 캡처=세라젬지부)

한편 이 자리에는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이현철 위원장,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 가전통신노조 코웨이 코디ㆍ코닥지부 김순옥 지부장, 진보당 강병찬 22대 국회의원 후보 등과 함께 세라젬지부 조합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사회를 맡은 가전노조 안중현 정책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해고는 살인이다. 집단해고 중단하라!”
“세라젬 집단해고, 이경수 대표이사가 책임져라!”

<세라젬 입장>

세라젬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조에서는 해고라고 하지만, 해고는 아니고 12월 1일부터 HC 방문서비스가 신규고객 대상으로 멤버십 서비스로 개편된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HC로 신규고객 유입이 안 되고 줄어드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세라젬은 “설명회를 통해 HC Pro라는 신규 직무전환기회, 계약종료, 기존 계정 업무 유지 등 세가지 옵션을 제시했다”며 “노조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12월부터 전부 다 계약 해지가 되는 것은 아니고,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위로금을 받고 나가는 경우에만 계약 해지가 된다”고 밝혀왔다.

한편 결의대회 이후 세라젬노조가 본사 앞에서 농성하며 설치한 텐트가 철거된 것에 대해서 세라젬은 “경찰에서 구청에 지원을 요청해 (퇴거가) 진행된 것이라고 확인했다”며 “본사 측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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