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삼성전자판매 노동조합 김용민 지회장은 28일 “주말에도 매일 10시간 30분 일하는 삼성전자판매 직원들의 성과급 평균은 161%인데, 본사 스태프는 500~600%의 성과급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현장 판매직과 본사 직원 간 성과급 차별을 두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판매지회 김용민 지회장
삼성전자판매지회 김용민 지회장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판매 조정 중지, 노동조합 최초 쟁의행위 돌입! 노조 공식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주최 측은 “준법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선전하는 재벌그룹이지만, 그 민낯은 일방적 노사관계와 무노조 정책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전자판매는 전자제품 유통 1위로 큰 이익을 봤으나, 2022년 단체협약마저 불이행, 임금인상은 고작 2% 제시해 사실상 임금삭감 안을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삼성판매 최초로 쟁의행위 돌입을 예정하고 있다.

주최 측은 “롯데하이마트는 경영전략 실패로 발생한 적자를 직원들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성실히 근무한 직원들을 권고사직, 퇴사 압박을 하며 직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LG 하이프라자는 지점 축소, 인원 감축, 원거리 발령, 직무 전화과 수당 삭감 등 현장 노동조건은 덩욱 열악해져 가고 있다”면서 “또한 삼성판매와 같이 임금삭감안과 다름 없는 임금인상안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이에 삼성, 롯데, LG 그룹 판매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통해 우리 사회 재벌그룹사의 실상을 알리고자 한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의 가제제품과 휴대폰 등을 판매하는 직원들로 구성된 회사다. 금속노조 삼성전자판매지회는 삼성전자판매노조라고 보면 된다.

이날 투쟁 발언으로 나선 김용민 삼성전자판매지회 지회장은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써 우리는 삼성전자의 가전제품과 휴대폰 등을 판매하는 판매 서비스직 노동자”라며 “삼성전자판매라는 회사는 삼성이라는 글로벌 회사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직원들의 처우는 너무 형편없이 개악되고 있기에 많은 분께 알리고자 이 앞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용민 지회장은 “2023년도 임금교섭을 3개월 동안 본교섭과 실무교섭 포함 11차례 진행했다”며 “기본 인상률 1.8%, 주요 혁신안인 성과급 논의는 원천 불가,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복리후생 4개가 회사의 대답이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판매지회 김용민 지회장
금속노조 삼성전자판매지회 김용민 지회장

김용민 지회장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한 뒤에도 두 차례 조정회의 때 나온 사측의 최종 답변은 기본 인상률 2%, 성과급 논의 불가, 복리후생 3가지를 더해 수정해 왔다”며 “중점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성과급 제도 변경에 사측이 막혀 있다면, 교섭은 같은 내용으로 공전할 테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니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고 (노조가) 쟁의권을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김용민 지회장은 “사측은 현재 시황이 어렵고 역성장과 영업이익 적자라는 명분을 지속해서 얘기하고 있다”며 “그런데 회사는 2020년도를 제외하고 10년째 영업이익 적자를 내고 있는데, 3조에서 4조 가까이 매출을 내는 회사가 왜 적자인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또한, 10년 넘게 적자인 회사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참 이상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판매) 전 대표는 4년 임기에 진급까지 했고 경영진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모회사인 삼성전자에서 대표 임원들이 내려오고, 퇴직한 임원은 고문 및 비상근 자문 역할로 회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경영진은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와 전혀 상관없는 회사’라고 한다”며 “분명 근본적인 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김용민 지회장은 “그 문제를 왜 현장 직원에게서 찾느냐”며 “경영진의 책임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용민 지회장은 “왜 우리에게 물가인상률 보다 적은 임금으로 회사가 어려우니 같이 허리띠를 매달라고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민 지회장은 “저희 임직원 약 4000명 중 85% 직원은 현장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주말에 대부분의 영업을 하며 하루 총 10시간 30분을 매장에 상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영업직이기에 판매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고, 시장이 어려운 만큼 판매가 줄어 저희가 받는 인센티브가 적어지는 것에 남 탓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열심히 하나라도 더 판매해 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매일 고객을 응대하고 휴일에도 고객 전화를 받으며 온전히 쉬지 못하는데, 주말에 일하는 85% 현장 직원이, 본사에서 일하는 스태프보다 평균 성과급은 훨씬 더 적게 받는다”며 “그래서 왜 얼마나 차이 나는지 알려달라고 했으나, 사측의 대답은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있으니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고 답답해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이것이 진정 현장 중심의 회사라고 항상 떠들어대는 경영진의 속뜻이냐”면서도 “본사 스태프들의 노고를 부정하는 것도, 그들이 더 적게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용민 지회장은 “다만 우리가 원하는 건 분기별로 받는 성과급을 현장 판매직과 스태프를 차별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라며 “판매가 중심인 회사이기 때문에, 상권과 매장 규모, 판촉 여부에 따라 매장마다 판매되는 게 너무나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현재 판매 인원이 연간 받는 성과급 평균이 161%라고 사측에서 통계를 냈다”면서도 “우리가 알아본바,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있을까 봐 알려주지 않은 스태프의 연간 성과급 지급률 예측치는 500~600%”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민 지회장은 “교섭 내용에는 2022년도 단체협약과 교섭 합의서에 근무시간 30분 단축 시범 운영을 한다는 내용과 노동조합 홈페이지를 사내 인트라넷에 모두 볼 수 있도록 링크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1년이 넘은 지금까지 그 어떤 것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판매지회 김용민 지회장
금속노조 삼성전자판매지회 김용민 지회장

김용민 지회장은 “(회사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전 직원에게 보낸 공문에 따르면 교섭 내용에 대해 회사는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적혀 있다”면서 “안타까우면 노조에서 자료 요청했던 본사 성과급 지급률 공개하고, 하루빨리 인트라넷에 홈페이지 링크를 적용하고, 그리고 근무시간 30분 단축 시범 운영을 더 이상 핑계 대지 말고 시행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또 “하루 10시간 30분 근무 중 1시간 30분이 휴게 시간인데, 보통 직장인들은 1시간 식사하겠지만 저희는 고객이 올 수도 있으니 또 앞뒤 직원들 식사 시간, 교대 등을 위해서 30분, 40분 그렇게 먹고 양치하고 다 하고 다시 일터로 복귀하는 게 일상”이라며 “도시락, 김밥으로 때우거나 심지어 못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전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점심은 그럴 수 있지만, 남은 30분 휴게 시간이 있는데 제가 입사한 이후로 써본 적도, 심지어 노조가 생기기 전까지 알지도 못했다”면서 “10년을 넘게 일한 선배도, 지점장도 모른다. 심지어 아직도 (휴게 시간을) 못 쓰게 하고, 쓰려고 하면 직원들은 판매 실적 때문에 눈치 보여서 사용도 못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그래서 있으나 마나 한 30분 휴게 시간을 없애고 10시간만 근무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시범 운영해본다던 회사는 1년째 감감무소식”이라고 전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우리 회사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는 항상 새로운 일로 가득하다”며 “삼성 전통의 노사협의회가 직원을 사찰해도 봐주는 회사, 면담 없이 발령 당일 2시간 전에 통보해 주고, 진급도 불투명한 인사, 장사가 안 된다고 쓸데없는 일 만들어 직원들만 채찍질하는 경영진, 갑질하는 스마트한 모회사 등이 그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지회장은 “삼성전자판매 직원 여러분, 우리를 부속품으로 보는 사측에 보여줘야 한다”며 “6월 29일 강남 삼성스토어에 모여달라”고 다음 일정을 예고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판매지회 김용민 지회장
금속노조 삼성전자판매지회 김용민 지회장

한편 이 자리에는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박경선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용민 금속노조 서울지부 삼성전자판매지회 지회장, 이현숙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부위원장, 이제헌 금속노조 서울지부 LG하이프라자 바른노동조합지회 지회장, 이민형 금속노조 서울지부 삼성전자판매지회 부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정우 조직국장의 선창에 따라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삼성전자판매는 성실하게 임금교섭하라”
“성과급제도 개선하고 삼성그룹 무노조 경영 중단하라”
“민주노조로 삼성을 바꾸고 일터를 바꾸자”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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