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천 법원본부장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로리더]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법원 내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인권유린 목소리가 법원공무원들로부터 터져 나왔다. 법원보안관리대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아니라 개악하면서, 법원이 비정규직 해고라는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비정규직 공무원의 부당해고 철회하고, 부당해고 자행한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은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문 성명을 낭독하는 법원공무원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전국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

이날 기자회견 사회는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경천 법원본부장이 투쟁사를 했다.

투쟁사 하는 이경천 법원본부장

특히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이 참석해 투쟁사를 하며 힘을 보탰다. 또 김용균재단의 김미숙 대표도 참석해 연대발언을 했다.

투쟁사하는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기자회견문 성명은 법원본부 김희준 전주지부장과 김종명 의정부지부장이 낭독했다.

기자회견문 성명 낭독하는 법원본부 김희준 전주지부장과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법원본부에 따르면 2021년 12월 17일 법원 내 비정규직인 임기제 보안관리대원 한 명이 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법원본부는 “법원행정처는 해고의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근무기간 만료 통지’라고 쓰인 종이 한 장을 내미는 것으로 해고의 절차를 끝내 버렸다”며 “해고 당사자는 해명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지금까지 왜 해고 됐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법원본부는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은 가장 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존재로 살아간다”며 “신분상의 불안함은 당연하고, 그것을 매개로 한 각종 ‘갑질’을 참아 내고 부당한 지시를 따라야 하며, 심지어 각종 폭력에도 노출돼 있다”고 했다.

그래서 “‘비정규직’은 단순히 노무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라고 봤다.

투쟁사하는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법원본부는 “법원은 인권의 보루라고 말하지만, 법원은 어느 집단보다 인권을 유린하는 비정규직 제도를 가지고 있다”며 “법원에서 2007년부터 선발한 법원보안관리대원들은 비정규직 기간이 무려 10년인 제도에서 근무해왔다”고 전했다.

또 “별정직 10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이 된다고 해도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승진의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하는 법원 내 가장 열악한 직렬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본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원본부와 법원행정처는 2018년, 2019년, 2021년에 단체교섭과 노사협의회를 통해 법원 내 비정규직의 처우와 신분상 불안을 개선하고, 비정규직 제도의 폐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경천 법원본부장이 투쟁사를 하고 있다. 경청하는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법원본부는 “하지만 처우 개선책으로 법원보안관리대원을 10년 별정직에서 5년 임기제로 변경하고, 임기제 공무원의 계약기간을 1년으로 개악하면서 오히려 신분은 더 불안정하고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문 성명은 법원본부 김희준 전주지부장과 김종명 의정부지부장이 낭독했다.

법원본부는 “이것은 처우 개선이 아니라, 법원 내 비정규직의 인권 유린을 강화한 꼴이 돼버렸다”며 “그리고 결국 비정규직 해고라는 갑질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측부터 이경천 법원본부장,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김희준 전주지부장,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김용균재단 김미숙 대표

법원본부는 “법원은 부당 해고된 당사자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직접 들은 사유라는 것은, 일상적인 근무 태도의 문제였는데, 범죄나 파렴치한 행동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심지어 당사자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기자회견문 성명 낭독하는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법원본부는 “피해 해고공무원은 일부 선배로부터 상당한 기간 동안 괴롭힘과 갑질을 당해온 것으로 보여진다”며 “여러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일부 선배로부터 찍혔고, 일부 선배로부터 안 좋은 평가의견이 모아지면서 마녀사냥식 타깃이 돼 해고를 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기자회견문 성명은 법원본부 김희준 전주지부장과 김종명 의정부지부장이 낭독했다.

법원공무원들은 “이번 사건으로 당사자의 동료들이 보내준 탄원서를 보면, 과거 일했던 다른 법원의 직원 사이에서는 평판이 상당이 훌륭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해고라는 극단적인 처분에 이르려면 당연히 그에 합당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함에도 그 사실의 경중으로 봐도 부당한 결정이며, 당사자에게 소명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다. 명백한 갑질이자 인권유린”이라고 성토했다.

법원본부는 “법원의 부당 해고에 대해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과 면담을 진행했다”며 “그러나 김형두 차장은 당사자에게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마지막 면담을 거부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법원본부는 “법원 내 비정규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김형두 차장이 져야 한다”며 “법원 내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자고 한 법원본부와의 약속을 완전히 저버리고,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해고 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김형두 차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문 성명 낭독하는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특히 “해고는 살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김형두 차장 당신이 법원을 그만두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호 외치는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법원본부는 “부당 해고의 당사자는 법원 근무 기간 2년 동안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책하며 절망에 빠져있다”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며 너무나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문 성명 발표하는김종명 의정부지부장

법원본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는 한사람의 삶을 완전히 말살하는 부당 해고를 철회해야 한다”며 “비정규직의 쉬운 해고를 법원에서 자행 했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이 약자와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법원에서 할 최소한의 도리이며 의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에서 휘날리는 법원 깃발

이에 법원공무원들은 법원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요구했다.

하나. 해고는 살인이다! 법원행정처는 비정규직 보안관리대원의 부당 해고 철회하라!

하나. 법원행정처는 법원 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약속 당장 이행하라!

하나. 갑질 부당 해고 자행한 법원행정처 차장 김형두는 퇴진하라!

좌측부터 이경천 법원본부장,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법원본부 김희준 전주지부장과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