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KT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로리더] 10월 25일 전국 KT인터넷 서비스가 40분 이상 중단된 재난 수준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대혼란이 빚어졌다.

KT는 해당 사고 발생 초기 디도스 공격으로 인터넷이 마비됐다고 설명했다가, 다시 라우팅 오류가 원인이라고 정정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사태는 명백한 KT 과실로 확정되는 양상이다. KT는 인터넷 장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데만 30분을 허비했다. 심지어 정확한 확인 파악도 없이 디도스 공격이라고 단정해서 경찰이 출동하는 등 혼란만 야기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적인 규모의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것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어이없을 정도의 허술한 대응 방식이 더욱 심각하다는 게 KT 안팎의 시각이다.

KT새노조는 라우팅 오류이면 휴먼에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내부 직원들의 의견이라며 "휴먼에러로 전국 인터넷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게 KT의 현실이다”면서 "국가기간통신망사업자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KT새노조는 "통신사업자로서의 기본도 충실히 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장애라는 점에서 3년 전 아현화재와 공통점이 많다”며 "경영진의 책임을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내부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전국 인터넷 마비 사태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KT는 전국 인터넷 마비 사태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3년 전 전국 유무선 인터넷망을 마비시킨 KT아현화재 발 통신대란을 연상케 했다. 당시 지나치게 복잡한 KT 화재 조치 매뉴얼 때문에 화재 신고까지 12분이나 지연 됐고, 아현국사 건물과 통신구 담당 부서가 달라서 체계적 대응을 못하는 등 전반적 관리 부실이 드러난 바 있다.

아현국사 화재 이후 당시 황창규 회장 등 경영진이 국회 청문회까지 거치며 매뉴얼 정비 등의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3년 만에 또다시 전국망이 불통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초기 원인 조차 파악 못해 허둥대는 모습을 재현함으로써 매뉴얼 정비 등이 공염불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T새노조는 "아현국사 화재 사태 이후 통신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으나, 지난해 KT의 설비투자액은 LGU플러스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늘어난 게 있다면 경영진들의 성과급 뿐이라는 자조가 내부에서 팽배하다"고 일갈했다.

아현화재 사태 이후 KT경영진은 3년간 약 1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장기성과급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출처=KT새노조
자료출처=KT새노조

황창규 전 회장에 이어 구현모 사장 경영하에서 또다시 재난적 장애가 되풀이 됐다는 점에서 KT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공교롭게도 10월 25일은 KT가 AI로 소상공인을 돕겠다고 발표한지 얼마지나지 않아서 인터넷 장애가 발생했다.

KT새노조는 "내부에서는 구현모 사장이 AI 기업으로 KT를 포장하기 급급했고, 통신망 운영과 유지보수 기본도 지키지 않다가 생긴 일이라는 비판이 거세다”고 전했다.

KT새노조는 KT이사회에 이번 인터넷 장애 사태를 책임감 있게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KT새노조는 "라우팅 오류로 전국 인터넷망이 마비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원인을 엄중히 조사해서 재발방지책을 내 놓아야 한다”며 "휴먼에러 등 운영상 책임이 있을 경우 탈통신에만 집중한 구현모에게 사장에게 전적인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디도스 대응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하는 KT가 인터넷 장애 원인이 디도스 때문인지 여부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초기 잘못된 해명으로 혼란을 야기한 경위도 KT경영진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구현모 KT 대표는 26일 사과문을 통해 전국 인터넷망 먹통 사태의 원인이 자사 직원의 실수로 인한 '휴먼에러'임을 인정하고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구현모 대표는 인터넷 장애의 원인에 대해 "초기에는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으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최신 설비교체작업 중 발생한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가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CEO로서 KT를 믿고 서비스를 사용해 주시는 고객님들께 장애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로리더 =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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