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안희정 전 충남지사 징역 3년6월 확정…여비서 성폭행 유죄
대법원, 안희정 전 충남지사 징역 3년6월 확정…여비서 성폭행 유죄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9.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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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자신의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법정구속 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징역 3년 6월을 확정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2018년 3월 5일 생방송 뉴스에 출연해 안희정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줬다. 이에 안희정 충남지사는 사퇴 의사를 밝혔고, 김씨는 서울서부지검에 안희정 전 지사를 고소했다.

김지은씨는 2017년 7월 3일부터 12월 20일까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로, 이후 정무비서로 근무했다.

검찰은 안희정 지사가 2017년 7월 29일부터 2018년 2월 25일까지 약 7개월 동안 자신의 비서인 김지은씨를 위력으로 4회 간음하고, 업무상 위력으로 1회 추행했으며, 5회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안희정)이 업무상 하급자로서 수행비서인 피해자(김지은)에 대해 정치적ㆍ사회적 위상과 도지사로서의 지위 등 위력을 행사해 피감독자간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을 저질렀고, 더불어 기습적으로 강제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반면 안희정 전 지사는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에 대해 “그런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나, 위력의 행사 등은 없었다”며, 또 강제추행에 대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인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2018년 8월 14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사가 항소했고, 서울고등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홍동기 부장판사)는 지난 2월 1일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하며 법정구속 했다.

10개의 범죄 혐의 중 9개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1개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유지했다.

사건은 안희정 전 지사의 상고와 검사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종래 대법원의 판례 입장이다.

재판부는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해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해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따라서 개별적ㆍ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피감독자간음죄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에 있어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ㆍ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ㆍ경제적ㆍ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위력’으로써 간음했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종래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언급했다.

피고인(안희정)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사실에 관한 피해자(김지은)의 진술은 일관되고 내용이 구체적이며 모순되는 부분이 없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다”며 “피해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무렵에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들었다는 A와 B의 진술도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또 “피해자가 범행 전후에 보인 일부 언행 등이 성범죄 피해자라면 보일 수 없는 행동이라고 보기도 어렵거니와, 그러한 사정을 들어 피해자의 피해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위나 권세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세력에 해당한다”며 “여기에 피고인이 간음행위 또는 추행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간음행위 또는 추행행위 직전ㆍ직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업무상 위력으로써 피해자를 간음 또는 추행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강제추행 부분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이유로 4회의 강제추행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도지사 집무실에서의 강제추행 부분 무죄에 대해 검사가 상고했으나, 재판부는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도지사 집무실에서의 강제추행 부분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고인에게 신상정보를 공개ㆍ고지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도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 공보관실은 “기존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라 사건을 검토한 결과, 원심 판단에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업무상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음을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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