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이해준 위원장은 18일 “공무원들이 악성민원과 갑질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공직사회 분위기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라며 3월 5일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한 김포시청 9급 공무원을 추모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등 양대 공무원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무원 악성민원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여는 발언에 나선 공무원노조 이해준 위원장은 “공무원은 국민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밀접하게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그런데 한 나라의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버거울수록 민심이 흉흉해진다. 정부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민심은 분노로 바뀌고, 그 분노가 오롯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쏠리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국가의 무능이 국민의 삶을 힘들게 하고 공무원의 삶도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해준 위원장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공무원 자살’이라는 기사가 늘어났다”며 “일반공무원, 소방공무원, 교사들이 악성민원과 갑질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준 위원장은 “이것은 오랜 시간 동안 공직사회 분위기가 악성민원과 갑질, 폭행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라며 “악성민원에 당해도 ‘공무원이니 참아야 한다’, ‘누구 아는 사람이니 그냥 넘어가자’는 식으로 너무나도 당연한 듯 참아온 긴 시간 속에서 악성민원과 갑질이 심각한 집단 폭력으로 진화됐다”고 진단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악성민원에 당해 온 우리 하위직 공무원들은 그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며 몸부림쳤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늦장 대처 속에서 악성민원은 사회적 문제로 커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정부가 이제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탁상행정이 되거나 무의미한 대책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반드시 공무원노조를 포함해 대책위를 구성해야 한다. 현장에서 악성민원을 가장 많이 접한 우리들이 필요한 대책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제안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이제 다시는 공무원이 악성민원에 혼자 아파하고 힘들어하다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조속히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무원노조 이해준 위원장, 김영운 청년위원장, 노병환 서울지역본부 용산구지부장, 공노총 석현정 위원장, 시군구연맹 방준영 청년위원(성남시노조 사무총장), 부산공무원노조 김명수 위원장 등이 발언에 나선 가운데 양대 노조 조합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사회를 맡은 공무원노조 최종덕 정책실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정부는 악성민원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악성민원 예방을 위해 인력을 확충하고 예산을 지원하라!”
“더이상 공무원을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정부는 악성민원 대응TF에 공무원 노동조합을 참여시켜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3월 5일 사망한 김포시청 9급 공무원 외 악성민원인들의 직간접적인 폭력에 희생된 공무원들을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