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김영훈 협회장
대한변협 김영훈 협회장

[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김영훈 협회장은 6일 기자 간담회에서 “(전공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재할 주체는 대한변협밖에는 없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이 있다”며 “대한변협이 도움을 줄 방안을 고민해 보고 의견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이날 국민정책제안단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민 기본권 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개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실질화 ▲법조 인력 양성 제도 개혁 ▲미래지향적 법제도 구축 등을 주제로 총선을 앞두고 제22대 국회에 제안할 정책을 발표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국민정책제안단 기자 간담회
대한변호사협회 국민정책제안단 기자 간담회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던 중, “(전문직인 의사처럼) 전문직 단체로서 전공의 파업에 대한 대한변협의 의견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한변협 김영훈 협회장은 “전공의 파업은 오늘 주제와 관련도 없고, 대한변협의 입장도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고민하는 과정에 대해 말하겠다. 대한변협 인권위원회의 의료인권소위원회와 노동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의 시각이 서로 다르다”고 조심스럽게 답변을 시작했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대한변협이 국가 정책이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 의견을 내고 합리적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오늘 결론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대한변호사협회 김영훈 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 김영훈 협회장

김영훈 변협회장은 “의료인권소위원회 위원들은 의사들이 현장 직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자고 자체 회의 결과를 보고ㆍ건의했다”며 “그 의견에는 생명권이 온 우주보다 중요하므로 국민 개개인의 생명을 위해 전공의들이 조속히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그러나 의료인에 입장에서 보면, 본인들이 노동력을 제공하는데 마치 제도의 나사나 톱니바퀴처럼 자리를 이탈할 자유가 전혀 없다고 강요할 수 없는 문제”라며 “그래서 이게 과연 정말로 정확한 정책이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물론 여론의 지형은 압도적으로 의료인에게 불리하지만, 그들의 고충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김영훈 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 김영훈 협회장

김영훈 변협회장은 “정무적인 측면에서, 3월 26일이 대한의사협회 선거가 있다”며 “의협 집행부에서 부드럽게 다룰 수 있는 문제가 갑자기 외부로 표출되면서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하기 어려울 정도로 집행부가 와해된 측면도 있어서 법리적으로 양쪽의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대한변협이 관여하지 않고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누군가 중간에 서서 중재할 주체가 필요하다면 그 대안으로 대한변협밖에는 없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이 있어서 비공개로 의협이 방문한 적이 있다”며 “당시에 의협의 입장을 청취하고, 상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지금 (의대정원 증원) 숫자가 적정한지도 대학과 당국의 의견이 다르다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김영훈 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 김영훈 협회장

김영훈 변협회장은 “대한변협이 사회적인 책무를 짊어진 단체로써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점에서 성명을 발표한다든지, 의사 단체나 정부 측에 여러 제안을 하는 식으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필수의료에 공백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큰 우려가 있고, 전공의가 희생하는 부분에서는 제도적인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정부도 인정하듯, 대한변협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고 의견을 공개적으로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정책제안단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대비해 2월 1일 출범한 조직으로, 성낙인 전 서울대학교 총장, 우윤근 변호사(전 주러시아 대사, 제17ㆍ18ㆍ19대 국회의원), 김철수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 회장이 공동단장이다.

국민정책제안단은 출범 이후부터 대한변협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제안 공모’를 시행하고 있으며, 공모된 의견을 수렴해 각 정당 및 총선 후보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