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하 사무처장은 4일 검찰이 공기청정기 렌탈, 정수기 임대 등으로 특수활동비 예산을 사용하는 것에 “예산 낭비”라고 꼬집으며 검찰 특수활동비에 “밑 빠진 독” 상을 수여하는 이유를 밝혔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세금 도둑 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제39회 ‘밑 빠진 독’ 상 대상으로 당초 목적에 맞지 않게 쓰면서도 여전히 비밀주의를 유지하는 ‘검찰 특수활동비’를 선정해 발표했다.

‘밑 빠진 독’ 상은 2000년부터 시작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낭비 사례를 선정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자 해당 기관에 수여하는 불명예 상이다. 시민단체들은 예산 오남용, 증빙자료 무단 폐기, 국고의 현금 저수지화 등으로 예산을 낭비한 검찰청을 2024년 제39회 ‘밑 빠진 독’ 상에 선정했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검찰은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29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검찰총장 몫 136억원의 명확한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았다. 지침상 카드를 통해 집행해야 했음에도 136억원 대부분이 현금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국고의 ‘현금 저수지’ 화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무엇보다 심각한 사항은 대검찰청 특수활동비 무단 폐기 사안”이라며 특별검사(특검) 도입 목소리를 냈다.

현장 발언에 나선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하 사무처장은 “그동안 굉장히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 검찰이 사용하고 있는 특수활동비가 과연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 필요는 한 돈인지에 대해 많은 얘기들을 언론을 통해서 확인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연하 사무처장은 “저희가 이번에 (대검찰청에) 주게 되는 ‘밑 빠진 독’ 상의 검찰 특수활동비는 저희가 당초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받은 자료를 분석했던 292억원에 대해서 밑 빠진 독상을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검찰 예산 공동행동’(함께하는 시민행동, 세금 도둑 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 정보공개청구와 행정소송을 진행한 결과, 검찰은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29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가 공개한 ‘검찰 연간 특수활동비 사용 현황’을 보면 2017년 5월~12월 86억 8000만원, 2018년 127억 6000만원, 2019년 75억 6000만원 등 290억원이다.

채연하 사무처장은 “저희가 검찰 특수활동비 292억원에 대해서 분석을 해봤을 때, 사실은 ‘이 돈이 과연 필요한 돈인가?’라는 것 때문에 가장 큰 의문을 가졌다”며 “그냥 각 지방 지청에 정기적으로 주는 돈, 그 외의 돈들은 다 검찰총장의 금고 안에 들어가는 돈이었다”고 말했다.

채연하 사무처장은 “그리고 지침에 맞지 않게, 언제나 현금으로 수령했던 돈들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이 292억원의 특수활동비 예산을 사용할 당시에 시행되던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에 사용하도록 사용목적을 지정하고 있고,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부구매카드를 통해 사용처를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예산이 현금으로 배분됐다는 것이 채연하 사무처장의 주장이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하 사무처장은 “그리고 심지어 일부 지방검찰청에서는 기밀 수사와 관련 없는 상황으로 이임식ㆍ취임식이 있었을 때, 사진을 찍는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검찰 예산 공동행동’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 장흥지청의 경우 지청장 등 검사 이임식ㆍ퇴임식에 사용된 기념사진을 출력하고 액자로 만드는 등의 검찰 내부의 업무와 관련된 활동에 특수활동비를 사용했다.

채연하 사무처장은 “또는 얼마나 기밀 수사의 ‘공기의 질’이 필요했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공기청정기를 대여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장흥지청은 공기청정기 렌탈비용을 특수활동비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연하 사무처장은 “어느 지역에서는 상품권을 구입하기도 했다”며 “그럼 기밀수사에 협조했던 분들에게 구입한 상품권을 증정했습니까?”라고 따져 물으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답변 못 할 것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검찰 예산 공동행동’에 따르면,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의 경우 현금성 상품권을 구입하는 등 예산의 목적과 관계없는 곳에 사용하는 등 예산의 오남용 사례가 특수활동비에서 명확히 나타났다고 밝혔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하 사무처장은 “이러한 (검찰 특수활동비) 292억원에 대해서 저희는 이건 예산 낭비다. 앞으로도 예산이 낭비될 소지가 충분히 크다는 판단 하에 ‘밑 빠진 독’ 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금 도둑 잡아라’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 등이 검찰의 특수활동비에 대해 비판하며 특검 도입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검찰 특활비 전액 삭감하고 예산 투명성 확보하라”
“검찰 특활비 유용 의혹 특별검사 도입하라”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밑 빠진 독’ 상을 전달하기 위해 대검찰청 민원실로 들어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