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용역업체가 ‘효성ITX’로 변경되면서 경력 상담사들의 해고 사태가 벌어지며 원직 복직을 요구하는 노숙 농성이 200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해고된 상담사들은 ‘파렴치한 효성ITX’, ‘악덕기업 효성ITX’라고 비난하고 있다.

해고된 상담사들은 특히 “효성ITX 남경환 대표이사! 사람 밥줄 자르는 게 윤리경영입니까”, “남경환 대표이사! 얘기 좀 합시다. 우릴 왜 짤랐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효성ITX 남경환 대표이사! 사람 밥줄 자르는 게 윤리경영입니까” 피켓
“효성ITX 남경환 대표이사! 사람 밥줄 자르는 게 윤리경영입니까” 피켓

이들은 “해고는 살인”이라며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 노동자 서금호ㆍ이하나 씨와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는 7월 19일 효성ITX 본사 앞에서 “‘사람장사, 중간착취’ 콜센터 상담노동자 해고 발생 199일, 효성ITX가 책임져라!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상담사 복직 촉구 노숙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은 상담사 서금호ㆍ이하나 씨가 해고된 지 199일째 되는 날로, 이들은 저축은행중앙회가 통합콜센터 용역업체를 KS한국고용정보에서 ‘효성ITX’로 변경하며 해고됐다. 해고된 상담사와 노조는 “2022년 11월 29일 효성ITX는 전 직원 100% 고용승계를 약속하는 제안서를 발표했으며, 이를 근거로 저축은행중앙회와 효성ITX간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주최 측은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상담노동자들이 효성ITX로 용역업체 교체 과정에서 해고됐는데, 원청인 저축은행중앙회와 하청업체인 효성ITX 모두 ‘남 일’ 바라보듯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효성ITX는 ‘전원 100% 고용승계라는 것은 입찰에서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제시했을 뿐, 70~80% 정도만 고용한다’라며, 용역업체 교체 과정에서 당연하게 해고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떠들고 있다”며 “숙련된 상담노동자들을 5분 면담으로 해고하고, 단기수습 상담노동자들을 수시로 채용하면서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성토했다.

해고된 상담사들은 “하루 빨리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중간착취 악덕기업 효성ITX’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효성ITX는 효성그룹 계열사로 상시근로자 8500여명 규모의 컨택센터 업체다. 효성ITX에 상담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주요 업체를 보면 건강보험공단 서울고객센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청약콜센터,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고객상담센터, 한국교육학술연구원 NEIS 중앙상담센터, 국민은행 콜센터, 우리은행 콜센터, 신한카드 콜센터, 현대카드 콜센터, 현대캐피탈 콜센터, NH농협은행 콜센터 등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다음과 같은 피켓을 들고 참여했다.

“효성ITX 남경환 대표이사! 사람 밥줄 자르는 게 윤리경영입니까”
“효성ITX 남경환 대표이사! 얘기 좀 합시다. 우릴 왜 짤랐습니까”
“악덕기업 효성ITX 상담사 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
“콜센터 상담사 피눈물로 세운 업계 1위! 악덕기업 효성ITX 각성하라”
“뼈 빠지게 일했는데, 5분 보고 해고라니 억울해서 못 나간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이 연대 발언하고 있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이 연대 발언하고 있다.

“해고는 살인이다! 짜른 놈이 책임져라”
“우리는 일하고 싶다! 효성ITX가 해결하라”
“콜센터 상담사는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니다”
“효성ITX는 부당해고 철회하고 원직복직 시켜라”
“원청은 효성ITX 때문이란다. 효성ITX가 해결하라”
“효성ITX는 부당해고 철회하라! 생존권을 보장하라

기자회견에서 해고상담사 이하나씨는 “2022년 11월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콜센터 용역업체 변경 공개입찰 시 저축은행중앙회는 고용승계에 대한 배점을 업체 선정항목에 포함시켰고, 이에 효성ITX는 우선 협상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희망하는 모든 상담사들을 고용승계 하겠다’며 입찰제안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해고상담사 이하나씨
해고상담사 이하나씨

그런데 우선협상 용역업체로 선정된 효성ITX는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 경력직 선별채용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하나씨는 “경력직 선별채용이라면 경력이 길고 업무수행능력이 우수한 상담사들의 고용이 우선돼야 했지만, 6개월 신입 상담사는 채용되고, 팀장과 동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던 장기근속자들이 해고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해고상담사 서금호씨는 “효성ITX로 용역업체가 변경된 후 ‘경력직 선별채용’이라는 명목으로, 제대로 된 평가 기준도 없는 5분의 면담을 시행한 후, ‘회사가 추구하는 인재상이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억울해했다.

콜센터 상담사 이하나ㆍ서금호 씨,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임득균 노무사
콜센터 상담사 이하나ㆍ서금호 씨,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임득균 노무사

서금호씨는 “분명 효성ITX는 입찰제안서 제출 시 100%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그러나 효성ITX는 이행 노력은커녕 ‘입찰받기 위해서 작성했을 뿐’이라고, ‘굳이 100% 고용승계를 안 해도 된다’고 말한다”며 “몰상식하고 비도적인 행태를 보이는 효성ITX는 이렇게 망언을 남발하며 잘먹고 잘사는데, 힘없는 노동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생계를 잃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까”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2019년 9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가 개소한 이래 3년 넘게 상담노동자로 일해왔는데, 2022년 12월 용역업체가 효성ITX로 바뀐 후 한순간에 해고 통보를 받으며 길거리에서 농성하는 처지가 돼 분개하고 있다.

임득균 노무사
임득균 노무사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 나선 임득균 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는 “효성ITX가 직접 작성한 (용역업체) 제안서 내용에는 희망 직원 100% 고용 승계하겠으며, 이들이 계속 근무해 왔으니까 호봉ㆍ직책을 인정해 주겠다는 내용이 작성돼 있었다”고 밝혔다.

임득균 노무사는 또 “저축은행중앙회가 작성한 입찰 공고문에는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한다. 고용승계에 대해서 5점 배점을 부여한다’고 작성돼 있었다”며 “효성ITX는 이걸 확인하고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제안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임득균 노무사는 “그러면 (효성ITX는) 이를 지켜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노동위원회) 심문 회의에서 효성 관계자가 나와서 ‘고용 승계 100%라고 쓴 건, 당시에 다른 기업들도 다 쓸 거기 때문에 그냥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그럼 (효성ITX는 고용승계) 제안서는 왜 작성했고, 이에 따라서 배점은 왜 확보했느냐”고 질타했다.

임득균 노무사는 “그럼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를 거짓으로 알고서도 효성ITX를 용역업체로 선정한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효성ITX가) 거짓으로 작성한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진행하는 최영열 조직국장
기자회견 진행하는 최영열 조직국장

기자회견을 진행한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최영열 조직국장은 “효성ITX가 허위 입찰한 것 같다”며 “허위 입찰해서 노동자를 기만하고 원청사업자를 기만한 것 같다”고 효성ITX를 직격했다.

최영열 조직국장은 “허위입찰 효성ITX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친 뒤 “효성ITX가 업계 1위 하죠. 말뿐인 윤리경영, 말뿐인 그딴 거 필요없다”며 “정말로 윤리경영이 뭔지 보여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우리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사회를 맡은 최영열 조직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해고는 살인이다. 조석래가 책임져라!”
“끝까지 투쟁해서 원직 복직 쟁취하자!”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
“해고는 살인이다. 효성ITX가 책임져라!”
“허위입찰 효성ITX 규탄한다!”
“해고는 살인이다. 조현준이 책임져라!”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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