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은 28일 저축은행중앙회 효성ITX 해직 콜센터 노동자의 원직 복직을 촉구하며 “영화 ‘다음 소희’와 똑같은 업무ㆍ근무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과 효성ITX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는 이날 효성ITX(대표 남경환) 본사 앞에서 ‘효성ITX 이사회 대응 필리버스터’를 개최하며 해고 208일째, ‘복직 촉구 농성’ 57일 차를 맞은 저축은행중앙회 해고 상담사들의 복직을 촉구했다.

2022년 12월 27일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에서 상담사로 근무하던 서금호ㆍ이하나 씨는 용역업체가 KS한국고용정보에서 ‘효성ITX’로 변경되며 해고됐다.

해고된 노동자와 노조는 2022년 11월 29일 효성ITX는 직원 100% 고용승계를 약속하는 제안서를 발표했으며 이를 근거로 저축은행중앙회와 효성ITX 간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그해 12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효성ITX는 상담사를 대상으로 5분 내외의 개인면담을 진행하고 27일 장기근속 경력 상담사에게 ‘효성ITX의 비전과 맞지 않음’을 통보하며 약속했던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금호ㆍ이하나 씨는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와 함께 효성ITX에 복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재 효성ITX 본사 앞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농성장에는 “악덕기업 효성ITX 부당해고 철회하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 현수막에는 “사람 장사한 돈으로 배 불릴 땐 언제고, 이제와서 해고라니 억울해서 못 나간다!”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또 “두 얼굴의 효성ITX 고용승계 보장하고, 선별채용 철회하라. 우리는 일하고 싶다”, “콜센터 상담사 피눈물로 세운 업계 1위 효성ITX. 콜센터 상담사 해고 철회하라 고용승계 인정하라”는 피켓 등이 내걸려 있었다.

농성 참석자들은 “원청은 효성ITX 때문이란다. 효성ITX가 해결하라”, “뼈빠지게 일했더니 5분 보고 해고라니 억울해서 못 나간다”, “효성ITX는 부당해고 철회하라. 생존권을 보장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짜른 놈이 책임져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민들에게 알렸다.

피켓 중에는 “효성ITX 남경환 대표이사! 얘기 좀 합시다. 우릴 왜 짤랐습니까”라는 것도 있었다.

농성장 자리에서 필리버스터 발언자로 나선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은 “21세기 아무리 자본주의라 해도 ‘인간 장사’를 하는 기업이 버젓이 서울 4대문 안에 있다는 것이 기가 막히고, 또 한편으로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효성’이라는 이름, 어렸을 때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정운교 본부장은 “그런 기업이 사람들을 이렇게 쉽게 해고하고 있다”며 “그리고 그 그룹 산하에 있는 효성ITX, 어떤 회사인지 찾아봤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정운교 본부장은 “효성ITX가 이렇게 사람을 쉽게 해고하고 있다”며 기업 홈페이지 소개를 인용하기 시작했다.

“효성ITX는 효성그룹 계열사로 다양한 분야의 기업 고객에게 스마트팩토리와 CDN 서비스, IT 솔루션 등 토탈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주 사업인 IT 솔루션 서비스를 비롯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관리하는 콘택트 센터 영상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운교 본부장은 “언뜻 보면 디지털 첨단기업으로 보이나, 사업들을 들여다보니까 경영ㆍIT를 하는 직원 수는 4.6%밖에 안 된다”며 “나머지는 서비스직으로 95.3%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말해서 (효성ITX는) 실제로는 콜센터가 중심이 된 사업”이라고 정리했다.

정운교 본부장은 “또 하나, 남녀 비율을 보면 남성이 24.1% 여성이 75.9%를 차지하고 있다”며 “평균 근속연수를 보면 경영ㆍIT는 6년 7개월로 요즘 민간기업의 근속연수와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정운교 본부장은 “근데 서비스직은 (평균 근속연수가) 2년 3개월밖에 안 된다”며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지난 2월부터 5개월 동안 3468명이 입사했는데, 3014명이 퇴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효성ITX 직원은 8,200명이라고 한다”며 “무려 30% 넘는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정운교 본부장은 그러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을 좀 아는 사람들이라면, 한국 굴지의 효성그룹이 효성ITX를 통해 저임금 인력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정운교 본부장은 “여러분들도 기가 막히겠지만, 진짜 기가 막힌 것은 재직기간이 2년 3개월이라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무기계약직 전환 기간을 넘기지 않고 고용하고 있으니, 정말 추잡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운교 본부장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곳은) 영세 사업장도 아니고 중소기업도 아닌, 무려 직원이 8,200명이나 되는 효성그룹의 계열사 효성ITX”라며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뻔합니다. 우리 영화 ‘다음 소희’와 똑같은 업무ㆍ근무 형태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정운교 본부장은 “이건 노예제입니다. 정말 이런 임금 노예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그럼에도 효성ITX는 채용 공고에, 선전에 ‘안정된 생활을 지원합니다. 건강검진, 각종 경조사 지원, 통신비 지원, 자녀 학자금, 직원들의 열정에 보답하고 싶습니다’”라고 써놓고 있다“며 ”퇴직연금ㆍ상여금ㆍ장기근속 포상ㆍ퇴직금ㆍ성과급ㆍ4대 보험 이런 거 안 주면 처벌받는데 버젓이 이런 내용도 써놓고 있다”고 비꼬았다.

정운교 본부장은 “그리고, ‘우리 회사만의 특별한 복지’라며 명절 선물, 귀향비 같은 거를 자랑하고 있다”면서 “‘직원의 자기개발을 존중합니다. 직무능력 향상 교육, 리더십 강화 교육, 사내 동호회 활동 운영,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제공한다’고 한다”고 효성ITX의 광고를 전했다.

정운교 본부장은 “수유실, 사내 어린이집, 휴게실, 수면실, 카페테리아, 사내 도서관, 안마실, 안마의자, 사내 의원, 약국 등 이렇게 잘 돼 있는데, 왜 3000명이 나가느냐”따지면서 “‘직원 중심의 조직 문화를 하고 있고, 최고의 복지’라면서 휴가도 남들 다 하는 연차ㆍ반차ㆍ근로자의 날 휴무ㆍ육아휴직ㆍ보건 육아 이런 걸 자랑하고 있다”고 효성ITX를 꼬집었다.

정운교 본부장은 “(광고를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훌륭한 후생복지를 제공하는 효성ITX인 것 같다”면서 “그런데 실상은 최저임금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업장, 그리고 용역비 받아서 움직이는 용역회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효성ITX는) 뻔한 거 아닙니까? 인건비 받은 것을 나눠 혜택 주듯이 생색내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공공기관과 별반 다르지 않은 저축은행중앙회가 왜 이런 기업과 같이 파트너십을 맺었느냐”고 따져물었다.

정운교 본부장은 “정부로부터 국민 세금으로부터 많은 혜택과 사업들을 위탁받고 있는 저축은행이 이런 기업(효성ITX)과 왜 손을 잡고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국민을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정윤교 본부장은 “효성ITX(대표이사 남경환)를 경영하는 분들의 사고에 대해 말씀드린다. 정말 인간 같지 않다. 인간 노예제를 버젓이 염치도 없이 행하고 있다”며 “노예장사를 하고 있는 효성그룹 재벌”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온갖 탄압과 협박, 해고가 너무 자유롭고 너무 쉬운 것”이라고 지적하며 “저축은행중앙회 상담 노동자들을 법을 이용해 해고했고, 그리고 자기들은 너무나 정당하다고 떳떳하게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정운교 본부장은 “(경력 상담사들의)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무엇을 잘못한 것도 없는데 세상에 이런 해고가 어디에 있느냐”며 “입찰 시 고용 승계 약속을 해놓고, 그것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다 서로 모르겠다고 우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운교 본부장은 효성그룹의 경영 철학에도 물음을 던졌다.

정운교 본부장은 “효성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경영 철학이 나와 있다”면서 “효성그룹과 조현준 회장의 경영철학은 나눔 경영이라고 한다”고 소개하며 효성의 회사 소개를 인용했다.

“효성그룹은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조현준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경영과 투자에 매진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은 물론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고 효성그룹의 사회공헌 참여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효성은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취약 계층의 자립과 안정적 생계 지원’, ‘문화 예술 후원’, ‘호국보훈’을 3대 중점 과제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정운교 본부장은 “(효성그룹은) 이걸 나눔 경영이라고 주장한다”면서 “그래서인지 일자리도 2년을 넘기지 않고 나누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정운교 본부장은 “지역 나눔도 한다고 한다”면서 “저소득층 희망나눔 어쩌고저쩌고 이런 얘기를 조현준 회장 이름 걸고 선전하고 있습니다만, 회사 내부 직원들 좀 저소득에서 면하게 해달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렇게 (나눔 경영) 좋은 마인드를 가졌으면서, 실천은 왜 해고입니까”라며 “마인드는 마인드일 뿐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필리버스터에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본부장, 공공운수노조 김상열 부본부장,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정운교 본부장,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다산콜센터지부 김혜순 지부장,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안나 활동가, 정의당 조귀제 노동위원장 등이 발언에 나섰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자리를 지키며 자유발언에 참여했다.

이들은 해고 상담사들의 복직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효성이 해고했다. 효성이 책임져라!”
“해고는 살인이다. 사람 다 죽이는 효성은 각성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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