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용역업체가 KS한국고용정보에서 ‘효성ITX’로 변경되면서 숙련된 콜센터 상담사들이 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져 노숙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효성ITX에서 해고된 상담사들이 효성그룹 조성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이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고는 살인이다. 조석래가 책임져라”
“해고는 살인이다. 조현준이 책임져라”
“해고는 살인이다. 효성ITX가 책임져라”

콜센터 상담사 서금호ㆍ이하나 씨
콜센터 상담사 서금호ㆍ이하나 씨

효성ITX에 의해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에서 해고된 이하나 씨는 19일 “노동자들이 피땀으로 일군 일터를 종이 몇 장의 계약서로 장악하고 그들의 일터를 빼앗고 생계를 위협받게 하며 7개월째 길바닥에서 투쟁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효성ITX”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 노동자 서금호, 이하나 씨와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는 이날 효성ITX 본사 앞에서 “‘사람장사, 중간착취’ 콜센터 상담노동자 해고 발생 199일, 효성ITX가 책임져라!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상담사 복직 촉구 노숙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은 서금호, 이하나 씨가 해고된 지 199일째 되는 날로, 이들은 저축은행중앙회가 통합콜센터 용역업체를 KS한국고용정보에서 효성ITX로 변경하며 해고됐다. 해고된 노동자와 노조는 2022년 11월 29일 효성ITX는 전 직원 100% 고용승계를 약속하는 제안서를 발표했으며, 이를 근거로 저축은행중앙회와 효성ITX간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고된 노동자와 노조는 “효성ITX는 2022년 12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상담사를 대상으로 개인면담을 진행했고, 27일 오후 8시 장기근속 경력 상담사에게 ‘효성ITX의 비전과 맞지 않음을 통보’하며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콜센터 상담사 서금호ㆍ이하나 씨, 사단법인 희망씨 이은선 상임이사
콜센터 상담사 서금호ㆍ이하나 씨, 사단법인 희망씨 이은선 상임이사

기자회견장에서 이하나 씨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에서 3년 넘게 근무하다 저축은행중앙회가 효성ITX와 계약하며 효성ITX에 의해 일방적으로 해고돼 원직복직을 위해 7개월째 투쟁 중”이라는 소개로 투쟁 발언을 시작했다.

이하나 씨는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콜센터 용역업체 변경 공개입찰 시 저축은행중앙회는 고용승계에 대한 배점을 업체 선정항목에 포함시켰고, 이에 효성ITX는 우선 협상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희망하는 모든 상담사들을 고용승계 하겠다며 입찰제안에 참여했다”는 설명으로 이어갔다.

이하나 씨는 “하지만 우선협상업체로 선정된 효성ITX는 계약을 체결하며 30여명의 생계가 걸린 고용승계에 대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 3년 넘게 일했던 상담사들 모르게 경력직 선별채용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경력직 선별채용이라면 경력이 길고 업무수행능력이 우수한 상담사들의 고용이 우선돼야 했지만, 6개월 된 신입 상담사는 채용되고, 팀장과 동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던 장기근속자들이 해고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효성ITX의 채용 관계자들은 채용을 원하는 상담사들의 이력서도 없이 면담에 들어와서 통화를 하며 성의 없는 태도의 면담을 진행했다”며 “대한민국의 대기업으로 손꼽히는 효성그룹이 이렇게 허술하게 채용을 진행하는 곳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콜센터 상담사 서금호ㆍ이하나 씨,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임득균 노무사
콜센터 상담사 서금호ㆍ이하나 씨,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임득균 노무사

또 그는 “일하고 있던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일군 일터를 종이 몇 장의 계약서로 장악하고, 그들의 일터를 빼앗고, 생계를 위협받게 하며, 7개월째 길바닥에서 투쟁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효성ITX”라며 “콜센터 상담사들의 노동력으로 ‘사람 장사’하며 덩치를 키운 효성ITX가 우리의 노동의 가치를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하나 씨는 “원청인 저축은행중앙회가 효성ITX에 수도 없이 해결을 요구했지만, ‘너희 회사 앞에서 시위하고 있으니 우리의 책임은 없다’던 효성ITX에게 책임을 물으러 우리는 이곳으로 왔다”며 “지금 우리의 투쟁은 우리 세 사람의 일터를 되찾기 위한 투쟁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40만명의 콜센터 상담노동자들과 원하청 착취구조 아래 일하고 있는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역업체 변경을 빌미로 성실한 노동을 하고, 그 노동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투쟁들을 자본과 권력의 힘으로 찍어누르려 하는 대기업의 횡포와 맞서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하나 씨는 “우리의 일터로 돌아갈 그날까지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서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고 일터로의 복직을 희망했다.

마지막으로 이하나 씨는 “효성ITX가 말하는 윤리경영에 맞는 책임감 있는 해결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신희철 공동본부장, 최영열 조직국장, 공공운수노조 박상길 부위원장, 정의당 서울시당 정재민 위원장,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임득균 노무사,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사단법인 희망씨 이은선 상임이사가 발언에 참여했다.

또, 사무금융노조 에이스손해보험콜센터지부 박은영 사무국장,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HCN비정규직지부 조합원, LG유플러스한마음지부 최정훈 부지부장,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 황인섭 사무국장, 딜라이브지부 조합원, 관광산업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허지희 사무장,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김금영 지회장 등이 참석하며 힘을 보탰다.

참석자들은 사회를 맡은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최영열 조직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해고는 살인이다. 조석래가 책임져라.
끝까지 투쟁해서 원직 복직 쟁취하자.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
해고는 살인이다. 효성ITX가 책임져라.
허위입찰 효성ITX 규탄한다.
해고는 살인이다. 조현준이 책임져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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