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소개] 김정범 변호사, 공중 장소 촬영 목적 들어간 경우 주거침입죄?
[판례 소개] 김정범 변호사, 공중 장소 촬영 목적 들어간 경우 주거침입죄?
  • 로리더
  • 승인 2022.03.2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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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초원복집 사건 판결 -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변경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공중의 장소에 촬영이나 녹음을 목적으로 들어간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할까? -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17도18272 전원합의체 판결 -

피고인들은 자신들과 기자가 대화하는 장면을 기자와 식당주인 몰래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하려고 음식점에 들어가 주거에 침입하였다는 이유로 주거침입죄로 기소됐다.

1심은 피고인들이 음식점 영업주 몰래카메라를 설치할 목적으로 음식점에 들어간 것은 영업주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는 이유로 유죄를, 원심(2심)은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음식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음식점에 들어갔고, 피고인들이 영업주 몰래카메라를 설치할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의 출입행위가 영업주의 의사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다.

유죄를 선고한 1심은 과거 ‘초원복집 사건’의 판결을 근거로 한다. 당시의 사안은 이렇다. 1992년 12월 11일 08:00경 평소 이 음식점을 종종 이용하여 오던 부산시장 등 기관장들의 조찬모임이 예약돼 있었고, 이런 사실을 안 피고인들은 전날 12:00경 그 조찬모임에서의 대화내용을 도청하기 위한 도청용 송신기를 설치할 목적으로 손님을 가장하여 이 음식점에 들어가서 도청하였다.

당시 대법원은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이라 하더라도, 영업주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하여 들어간 것이라면 주거침입죄가 성립되는 바, 기관장들의 조찬모임에서의 대화내용을 도청하기 위한 도청장치를 설치할 목적으로 손님을 가장하여 그 조찬모임 장소인 음식점에 들어간 경우에는 영업주가 그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므로, 그와 같은 행위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5도2674 판결).

그런데 대법원은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서 과거에 주거침입죄를 인정해왔던 사안들에 대하여 판례를 변경하였다.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은 사적 생활관계에 있어서 사실상 누리고 있는 주거의 평온, 즉 ‘사실상 주거의 평온’으로서, 주거를 점유할 법적 권한이 없더라도 사실상의 권한이 있는 거주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적 지배ㆍ관리관계가 평온하게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적 행위인 ‘침입’은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과의 관계에서 해석하여야 하므로, 침입이란 거주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침입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출입 당시 객관적ㆍ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 태양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다. 따라서 단순히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거주자의 주관적 사정만으로 바로 침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0도12630 전원합의체 판결).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이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물리력이나 강제력 등을 동원하지 않고 통상적인 방법으로 주거에 들어간 것은 침입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므로 단지 주거권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주거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주거침입죄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원심판결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반영해서 주거의 평온상태를 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주거에 들어간 것이므로 주거침입죄에서 말하는 침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위 사안의 경우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음식점에 들어갔더라도 영업주가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주거침입죄에서 말하는 ‘침입’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출입 당시 객관적ㆍ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 태양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주거 등의 형태와 용도ㆍ성질, 외부인에 대한 출입의 통제ㆍ관리 방식과 상태, 행위자의 출입 경위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주거에 들어갔으나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는지에 따라 주거침입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갔다면, 설령 영업주가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이다(대법원 2022년 3월 24일 선고 2017도18272 전원합의체 판결 ).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하여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모습’이라는 의미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하여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는지에 따라 침입 여부를 판단하더라도 거주자에 의사에 반하는지를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로 삼아 주거침입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영업주의 현실적인 승낙을 받아 음식점에 들어갔으므로 기본적으로 영업주의 의사에 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별개의견이 있다. 위 별개의견은 출입 당시 거주자가 승인한 경우에는 비록 부정한 목적으로 출입했더라도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고 본 것이다.

어떻든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인 ‘침입’은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침입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출입 당시 객관적ㆍ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태양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2020도12630 전원합의체 판결을 전제로,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들어간 경우에는 설령 영업주가 몰래카메라 설치라는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으리라는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함으로서 주거침입죄에 대한 일관된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전원합의체 판결을 한 이유는 과거의 95도2674 판결을 변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위 글은 법률가의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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