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판사 임용 법조경력 축소 법원개혁 후퇴 법원조직법 부결시킨 호소
이탄희, 판사 임용 법조경력 축소 법원개혁 후퇴 법원조직법 부결시킨 호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08.3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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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판사 출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31일 판사 임용 시 법조경력 10년을 5년으로 축소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강력하게 펼쳤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법원조직법 개정안 표결에 앞서 이탄희 의원은 반대토론자로 나서 “대형로펌 출신자들과 원 내부 승진자들의 독식현상이 심해지고, 전관예우와 후관예우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부결’을 당부했다.

이탄희 의원은 특히 “이 개정안이 공론화 절차 없이 3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장에 올라오는 특혜를 누린 것은, 법원행정처 현직 판사들의 입법 로비 덕분”이라며 “입법로비를 전담한 판사들은 다시 재판에 복귀하거나, 아니면 그 영향력을 이용해서 더 고위법관직을 노리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이탄희 의원의 절절한 호소가 통한 것일까. 이날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표결에서 ‘4표’ 차이로 부결됐다. 국회 본회의장에는 국회의원 229명이 참석했다. 표결 결과 찬성 111명, 반대 72명, 기권 46명으로 재석 의원 과반(115명)의 동의를 얻지 못해 결국 부결됐다.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상당수가 반대 표결 또는 기권을 했다.

이탄희 의원은 “법원개혁 후퇴 법안이 본회의에서 ‘4표 차이’로 부결됐다”며 “법안 부결은 21대 국회 처음”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 반대토론에 나선 이탄희 국회의원은 “저는 (대법원장) 김명수 행정처의 법원조직법 개정안, ‘법조일원화를 퇴행시키고, 1심 판사 요건과 2심 판사 요건을 5년과 10년으로 쪼개서 판사승진제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이 개정안을 반대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탄희 의원은 “이 개정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히 (판사) 인력난을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법조현실과 전체 사법시스템에 장기적으로 최악의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법조일원화를 도입한 법원조직법) 현행법은 짧게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또 길게는 1993년부터 18년간 논의해서 2011년에 도입한 제도”라며 “그런 제도를 입법공청회 한 번 안하고, 법안 발의 후 단 3개월 만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이렇게 퇴행시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인 이탄희 의원은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판사 순혈주의 국가, 법원 관료주의 국가로 분류된다”며 “법조일원화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판사를 필기시험으로 뽑고, 유일하게 판사를 대의기관의 관여 없이 법원 자체적으로 뽑는 나라”라고 전했다.

이탄희 의원은 “그래서 판사의 ‘상’ 또한 사법농단 판사들처럼 ‘필기시험만 잘 보고, 손 빠르고, 법원장/대법원장 말 잘 듣는 사람’으로 설정돼 있다”며 “이것을 바꿔달라는 사회적 요구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 퍼블릭 마인드를 갖춘 사람,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 평범한 시민들의 현실을 아는 사람’으로 바꿔달라는 것입니다. 재판은 수학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필기시험 없애고, 법원이 아니라 국회/정부/지자체/시민사회단체 등 사회제세력이 연합해서 판사를 뽑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방안은 한 번도 실현되지 못했다. 유신헌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50년간 누구도 이 제도를 못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탄희 의원은 “이걸 못 바꾸니까 고육지책으로, 판사 임용 경력이라도 길게 설정해서 기존의 판사 상과는 다른 인재들, 다양한 사회적/직업적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법원 안으로, 물밀 듯이 들어가도록 하자라는 것이 지난 2011년 국회 사법개혁특위 여야 합의의 내용”이라고 상기시켰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던 이탄희 의원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던 이탄희 의원

판사 사직 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공익변호사’로 1년 동안 활동한 이탄희 의원은 “그 취지에 따라 오늘도 수많은 젊은 법조인들이 국가기관, 공공서비스분야, 시민사회단체, 연구기관, 지역변호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현장의 경험과 퍼블릭 마인드를 쌓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원행정처의 주장처럼) 판사 희망자가 없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제도에 조응해서 바뀐다. 5년차 변호사 비율만 해도 2017년 6%에서 작년엔 83%로 14배가 뛰었다. 그런데 오늘의 (법관 임용 법조경력 10년을 5년으로 축소하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러한 새로운 판사 상을 담지한 젊은 법조인들은 판사가 되는 길이 사실상 봉쇄된다”고 지적했다.

이탄희 의원은 “(경력법관은) 대형로펌 출신자들과 법원 내부 승진자들의 독식현상이 심해지고, 전관예우와 후관예우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내년도 신규임용 판사 157명 중 상위 7개 로펌 출신이 무려 50명, 법원 로클럭(재판연구원) 출신이 무려 67명”이라며 “전국 신규 판사의 1/8이 김앤장 출신이다. 전국 신규 판사의 1/8을 하나의 로펌에서 충당하는 나라, 이런 나라가 전 세계에 또 있겠습니까?”라고 답답해했다.

이탄희 의원은 “이미 이런데, 여기다가 판사 임용경력을 5년으로 퇴보시킨다? 그러면 법원은 변호사시험 성적 좋은 사람을 로클럭으로 입도선매하고, (로클럭) 3년 뒤 대형로펌들은 판사로 점지된 이 사람들을 모셔가는 경쟁을 벌이게 된다”며 “이것이 후관예우다. 로펌에서는 벌써부터 2년간 기름칠해 둔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세밀하게 지적했다.

이탄희 의원은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 판사 승진제도가 부활하기 때문”이라며 “이 개정안에 따르면 1심 판사 임용경력은 5년, 2심 판사 임용경력은 10년이다. 1심 판사를 5년하고 나서, 2심 판사로 승진시키겠다는 뜻”이라고 봤다.

이탄희 의원은 “어차피 법원은 10년 경력자들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2심 판사 충원을 10년 경력자들로 하겠습니까. 1심 판사들로 내부승진시키겠습니까”라면서 “이러면 5년 차 승진 판사, 6년 차 승진 판사, 7년 차 승진 판사로 판사들이 서열화 되고, 승진 탈락하면 옷 벗고 전관개업하게 된다. 전관예우 논란은 더 심해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게다가 불과 1년 전인 작년에 (법관의 꽃이라 불렸던 고등법원 부장판사) 고등부장 승진제도가 폐지되었고, 이게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유일한 법원개혁 성과”라며 “그런데 왜 그걸 은근슬쩍 되돌릴 수 있는 일에, 우리 국회가 협력해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은 “오늘의 이 개정안은 법원을 서서히 병들어가는 사람처럼, 점점 더 기득권에 편향되게 만들 것”이라며 “지난 6월 강제징용 손해 각하 판결처럼 탁상공론인 판결들이 늘어날 것이고, 최대의 피해자는 재판받는 국민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법안을 부결시켜 주시고, 다시 차분하게 공론화 절차를 거쳐 처리될 수 있게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탄희 국회의원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속기록에 남겨두고자 한다”며 “이 개정안이 공론화 절차 없이 3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장에 올라오는 특혜를 누린 것은, 법원행정처 현직 판사들의 입법 로비 덕분”이라고 지목했다.

이탄희 의원은 “현직 대법관, 현직 고등부장(고등법원 부장판사), 이런 사람들이 재판 전후로 쌓은 인맥과 영향력을 활용해서 양당 국회의원들에게 접근한다면 (사법농단) 양승태 법원행정처와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라면서 “이런 입법로비를 전담한 판사들은 다시 재판에 복귀하거나, 아니면 그 영향력을 이용해서 더 고위법관직을 노리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편 이탄희 국회의원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4기를 수료하고, 2008년 수원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중앙지법, 광주지법, 제주지법,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사로 근무했다. 2014년에는 하버드 로스쿨 연수를 받았다.

특히 2017년 2월 엘리트 판사들의 승진코스로 부러움을 사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 발령받았다. 기획심의관으로 법원행정처의 판사 뒷조사 파일 등을 알게 되자 이를 외부에 알려 사법농단의 내부고발자가 됐다. 고뇌하던 이탄희 판사는 결국 법복을 벗었다. 이후 참여연대 의인상, 노회찬 정의상을 수상했다. 판사를 사퇴한 후에는 공익인권법재판 공감에서 공익변호사로 활동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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