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이철성 경찰청장과 점심을 같이 했다.

이 자리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배석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안건은 지금 마지막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 결정을 앞두고 관련자들을 격려하는 그런 성격이고, 또 이철성 경찰청장이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데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문무일 검찰총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오전 11시 20분부터 12시까지 30분 동안 문 검찰총장을 따로 만났다. 이 지리에는 조국 민정수석이 배석했다.

김의겸 대변인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 자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서 우려를 대단히 솔직하게 피력했고, 문 대통령은 그 의견을 경청했다고 한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경찰은 수사에서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받아야 하고, 기소권을 갖고 있는 검찰은 사후적 보충적으로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찬 때 한 말씀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조직의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짐을 짊어진 두 분께(검찰총장과 경찰총장)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격려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나오면 검찰이든 경찰이든 다들 미흡하게 여기고 불만이 나올 텐데, 구성원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원들을 잘 설득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가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구속된 경력도 있고 하니 내가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대해 적대적일 거라 지레짐작하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 대통령으로서 뿐만 아니라 예전부터도 이런 권력기관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되는데 관심을 갖고 있고, 큰 기대를 걸어왔다. 2012년 대선공약은 물론이고,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검경 수사권 조정 공약도 사실 내가 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의 경우 과거의 국내 정보 수집이나 부당한 수사를 하지 않고 해외 정보 수집에 지금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서부터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 조직이 바뀌다 보면 당장은 불만이 나올 수 있지만 크게 내다보면 국민의 신뢰를 받고, 사랑을 받는 길이고,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게 된다”고 설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문제의식은, 왜 국민들이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경찰과 검찰에서 두 번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추가로 조사를 받을 것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경찰에서 받았던 것과 똑같은 조사 내용을 다시 확인받기 위해 검찰에서 조사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의 인권침해이고, 엄청난 부담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수사권 일원화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자치경찰제를 함께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자치경찰제는 법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인 만큼 자치경찰을 언제 실시하느냐 문제는 국회의 선택을 존중하라”고 말했다.

또 검찰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피의자, 피고인, 피해자 등 검찰 수사와 관련된 사람 모두의 인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검찰에 대해서는 대검에 인권옹호부를 신설하라”고 지시했고, 문무일 검찰총장도 이에 대해 동의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대검에 설치될 인권옹호부는 검찰 내의 인권보호관제도 등 산재해 있는, 흩어져 있는 관련 기관을 대검 차원에서 통일적으로 관리하는 부서”라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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