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약사ㆍ한약사만 약국 개설 허용 약사법 합헌…직업자유 침해 아냐
헌재, 약사ㆍ한약사만 약국 개설 허용 약사법 합헌…직업자유 침해 아냐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11.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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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약사나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한 약사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약사 A씨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닌 B씨에게 고용돼 급여를 받기로 하고 약국 개설등록을 했다. 이후 B씨는 약국 직원 채용ㆍ관리, 급여지급, 자금관리 등을, A씨는 의약품 조제ㆍ판매를 했다.

약사 A씨는 B씨와 공모해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닌 자의 약국 개설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A씨는 재판 계속 중 약사법 제20조 제1항과 제93조 제1항 제2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이에 A씨가 2019년 7월 위 조항들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약사법 제20조(약국 개설등록) ①항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제93조(벌칙)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월 29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닌 자연인’의 약국 개설을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하는 약사법 제20조 제1항 및 제93조 제1항 제2호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일정한 교육과 시험을 거쳐 자격을 갖춘 약사에게만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해, 의약품 오남용 및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예방하는 한편 건전한 의약품 유통체계 및 판매질서를 확립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려는 것이므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약국의 개설단계부터 의약품에 관한 전문성이 결여되고 영리 목적이 강한 비약사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적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비약사의 약국 개설이 허용되면, 영리 위주의 의약품 판매로 인해 의약품 오남용 및 국민 건강상의 위험이 증대할 가능성이 높고, 대규모 자본이 약국시장에 유입됨으로써 의약품 유통체계 및 판매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비약사가 개설한 약국들은 무자격자 조제ㆍ판매, 의료기관에 특정 제품의 집중적 처방 유도, 부당한 의약품 마진 취득 등 각종 위법행위의 온상이 돼 왔으므로, 비약사의 약국 개설을 금지함으로써 이러한 위법행위를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헌재는 “따라서 비약사의 약국 개설을 허용하되 관리약사를 반드시 두도록 하고 의약품의 조제ㆍ판매는 해당 관리약사만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안만으로는,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정도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한편, 비약사의 약국 개설은 엄격한 법 집행 및 자율적인 정화 노력 등에도 불구하고 근절되고 있지 않으며, 약국 개설등록 취소나 약사의 자격정지, 부당이득 보험급여 징수 등 행정제재만으로는 이를 예방하기에 미흡하다”며 “따라서 행정질서벌 등 보다 완화된 제재수단이 아니라 형사처벌을 택했다고 하여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약국에서 취급하는 의약품은 일반 재화와 달리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 상당한 정보비대칭이 존재하며, 의약품이 불필요하고 부정확하게 사용될 경우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명이나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일반 국민들에 대해 의약품 공급의 신뢰성과 질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약사에게만 약국 개설을 허용하는 심판대상조항은 공공성을 지닌 공중보건 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조항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로부터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고 말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비약사가 약국 개설의 형태로 직업을 선택할 자유가 전면적으로 제한되기는 하나, 약국 개설은 전 국민의 건강과 보건, 나아가 생명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보다 제한되는 사익이 더 중하다고 볼 수 없다”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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