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삼성연대)가 전날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만남을 전격 제안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br>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먼저 삼성전자는 10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노조연대는 28일 오후 12시 30분 국회 앞에서 ‘이재용 회장 승진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하면서 이재용 회장과의 만남을 전격 제안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에는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삼성웰스토리노조,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 삼성화재노조, 삼성SDI울산노조, 삼성생명직원노조, 삼성에스원참여노조,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조, 삼성엔지니어링노조로 이뤄져 있다.

오상훈 삼성노조연대 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사진=삼성연대

삼성그룹노조연대 오상훈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이재용 회장의 승진을 환영하고 축하한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직을 달며 삼성그룹의 사실상 수장이 된 만큼 삼성연대는 그동안 풀지 못했던 숙제인 노동조합과 새로운 노사관계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노조연대는 “우리는 이재용 회장이 부회장 시절 공언했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의 약속을 상기한다”며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선언 이후 삼성그룹의 모습은 삼성의 전체 노동자와 국민을 실망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라고 짚었다.

삼성연대는 “어용노조와 노사협의회를 악용한 노조탄압, 노조 배제 행태를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연대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인정하고, 노동조합과 함께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라고 따졌다.

사진=삼성노조연대

오상훈 의장은 그러면서 “삼성연대는 이재용 회장과의 만남을 전격 제안한다”며 “이재용 회장으로 승진된 만큼 최우선으로 우리 삼성연대 대표자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오상훈 의장은 “우리는 아직도 지켜지고 있지 않은 무노조 경영 폐기 약속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노사관계의 시작은 만남이고 대화”라고 말했다.

삼성연대 오상훈 의장은 “우리의 만남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이재용 회장의 노동조합에 대한 입장을 판단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상훈 의장은 “노사관계 문제해결의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며 “회장으로서의 첫 번째 행보가 우리 노동조합과의 만남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회장과의 만남 시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오상훈 의장은 “그동안 여러 번 만남을 제안했지만 무시했다”고 지적하면서 “최소 11월 또는 올해 안으로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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