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최근 5년 동안 증권사들의 HTS/MTS(Home Trading System/Mobile Trading System) 서비스 장애 건수가 16배 폭증하며 이용자 피해와 불만이 늘어난 가운데, 증권사들이 거둔 수수료는 크게 늘어 총 17조 89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출신 양정숙 국회의원
변호사 출신 양정숙 국회의원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5개 증권사들의 증권 거래수수료는 2017년 2조 5833억원에서 2021년 5조 2542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HTS/MTS 장애 건수는 2017년 50건에서 2021년 840건으로 16.8배 급증했고, 소비자 피해액도 268억 2415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증권 거래수수료 꾸준히 증가, 증권사 한 곳당 평균 5114억원 수입

국내 증권사 거래수수료는 2017년 2조 5833억 원에서 2018년 3조 218억 원으로 17% 증가했다. 2019년에는 2조 1476억으로 잠깐 감소(28.9%) 했지만, 2020년에는 4조 8927억으로 다시 2.2배 크게 증가했고, 2021년에는 5조 2542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권사 한 곳당 거둔 평균 거래수수료는 2017년 738억원 수준에서 2018년 863억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1397억원으로 처음 천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2021년에는 1501억원까지 넘어섰다. 5년간 평균 5114억원에 달한다.

◆ 증권사도 부익부 빈익빈 5대 증권사가 전체 수수료 50% 차지

증권사별로 거래수수료 수입도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가 거둔 거래수수료는 총 8조 9,60억 원으로 전체 수수료의 약 50%를 차지했다.

거래수수료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2조 2160억원에 달했다. 다음으로 삼성증권 2조 393억원, NH투자증권 2조 364억원, 키움증권 1조 3921억원, 한국투자증권 1조 2520억원으로 전체 수수료의 10% 이상씩을 차지했다.

반면, 하위 5개사는 5년 동안 거래수수료가 40억원에서 12억원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증권사 전체 거래수수료 중 인건비를 포함한 전산운영비에 투입된 금액은 4조 8992억원으로 수수료의 27%를 차지한 가운데, 5대 증권사들의 평균 전산운영비 비율은 23%에 머물렀다.

양정숙 의원은 “특히 거래수수료 수입 3위인 NH투자증권은 전산운영비 비율이 15% 수준으로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도 각각 23%로 평균 아래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산운영비에는 구성비의 40~50%를 차지하는 인건비가 포함돼 있어 실제 전산장비 및 설비 등에 투자된 금액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수수료 증가에도 증권사 HTS/MTS 장애건수는 매년 급증, 5년새 16배 늘어 서비스 불안감 고조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증권사 HTS/MTS 서비스 장애 건수는 지난 5년간 총 1136건 발생했다.

2017년 50건에 불과하던 장애건수는 2018년 72건, 2019년 105건 증가하다 2020년 69건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021년 840건으로 크게 증가, 2017년에 비해 16배 늘어났다.

지난 5년 동안 5대 증권사 중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은 5년 연속 장애가 발생했고, 미래에셋증권은 4년, 한국투자증권도 2년간 발생했다.

장애 건수는 총 88건 중 키움증권이 33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증권(19회), NH투자증권(16회), 미래에셋증권(15회), 한국투자증권(5회) 순이었다.

◆ 이용자 피해 예방과 서비스질 향상 위해 전산장비 등 투자 늘려야

변호사 출신 양정숙 국회의원은 “증권사들이 매년 수조원의 천문학적인 수수료 수입을 거두면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과 첨단장비 투자에는 인색하다”며, “국내 이용자들은 퍼스트클래스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제공받는 서비스는 HTS/MTS 전산장애 16배 급증이라는 최악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정숙 의원은 특히 “국내 5대 증권사는 전체 수수료의 50%를 거둬들이면서 전산운영비에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째째한 투자를 한다”며 “단기간 수익에 눈이 멀어 고객을 위한 장기적 투자에 게을리한다면 언젠가 국내 고객을 외국계 증권사에 모두 빼앗길지도 모를 일”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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