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비의료인 문신시술 금지 합헌…재판관 4명 “직업선택 자유 침해” 위헌
헌재, 비의료인 문신시술 금지 합헌…재판관 4명 “직업선택 자유 침해” 위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4.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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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이석태, 이영진, 김기영, 이미선 “직업선택 자유 침해” 위헌

[로리더] 의료인이 아니면 문신시술을 업으로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률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했다.

그런데 헌법재판관 9명 중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을 낸 재판관은 4명이 있었다.

청구인들은 바늘로 살갗을 찔러서 색소를 투입해 피부에 흔적을 남기는 시술(문신시술)을 업으로 영위하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의료인이 아닌 자의 문신시술업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의료법 조항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나아가 의료인이 아닌 사람도 문신시술을 업으로 행할 수 있도록 자격 및 요건을 법률로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제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건단속특별법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는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한 자에게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며 벌금형 부과를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는 3월 31일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의료법 조항과 보건범죄특별법 조항에 대한 청구인들의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기각하며 합헌 결정했다.

또 입법부작위 청구는 각하 결정을 선고했다.

◆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헌재는 “문신시술은, 바늘을 이용해 피부의 완전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색소를 주입하는 것으로, 감염과 염료 주입으로 인한 부작용 등 위험을 수반한다”며 “이러한 시술 방식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성은 피시술자 뿐 아니라, 공중위생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고, 문신시술을 이용한 반영구화장의 경우라고 하여 반드시 감소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의료인만이 문신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해 안전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외국의 입법례처럼 별도의 문신시술 자격제도를 통해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안이 제시되기도 한다”며 “그러나 문신시술에 한정된 의학적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현재 의료인과 동일한 정도의 안전성과 사전적ㆍ사후적으로 필요할 수 있는 의료조치의 완전한 수행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대안의 채택은 사회적으로 보건위생상 위험의 감수를 요한다”고 짚었다.

또한 “문신시술 자격제도와 같은 대안은 문신시술인의 자격, 문신시술 환경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제와 관리를 내용으로 하는 완전히 새로운 제도의 형성과 운영을 전제로 하므로 상당한 사회적ㆍ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헌재는 “따라서 문신시술 자격제도와 같은 대안의 도입 여부는 입법재량의 영역에 해당한다”며 “입법부가 위와 같은 대안을 선택하지 않고, 국민건강과 보건위생을 위해 의료인만이 문신시술을 하도록 허용했다고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그러면서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입법부작위에 대한 판단

헌재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도 문신시술을 업으로 행할 수 있도록 자격 및 요건을 법률로 제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명시적인 입법위임은 헌법에 존재하지 않으며, 문신시술을 위한 별도의 자격제도를 마련할지 여부는 여러 가지 사회적ㆍ경제적 사정을 참작해 입법부가 결정할 사항으로, 그에 관한 입법의무가 헌법해석상 도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헌재는 “따라서 이 사건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입법자의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없어 부적법하다”며 각하 판정했다.

◆ 재판관 이석태, 이영진, 김기영, 이미선 4명 반대의견

4명의 재판관들은 “문신시술은, 치료목적 행위가 아닌 점에서 여타의 무면허의료행위와 구분되고, 최근 문신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그 수요가 증가해, 선례와 달리 새로운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미국ㆍ프랑스ㆍ영국 등의 입법례와 같이, 문신시술자에 대해 의료인 자격까지 요구하지 않고도, 안전한 문신시술에 필요한 범위로 한정된 시술자의 자격, 위생적인 문신시술 환경, 도구의 위생관리, 문신시술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규제와 염료 규제를 통하여도 안전한 문신시술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이는 문신시술을 업으로 영위하기 위해 의사면허를 갖출 것을 요청하는 방법에 비해 덜 침해적인 수단이면서, 국민의 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 방지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문신시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시술을 위한 기술은 물론, 창의적이거나 아름다운 표현력도 필요하다”며 “그런데 오로지 안전성만을 강조해 의료인에게만 문신시술을 허용한다면, 증가하는 문신시술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해 오히려 불법적이고 위험한 시술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은 “따라서 외국의 입법례와 같이 예술적 감각이 풍부한 비의료인도 위생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문신시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4명의 재판관들은 “그럼에도 의사자격을 취득해야 문신시술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업을 금지하는 것으로,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의료행위’ 가운데 문신시술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 이번 결정의 의의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에 대한 합헌 선례(헌재 2016년 10월 27일 2016헌바322 등, 7:2 합헌)의 입장을 유지했다.

헌법재판소 공보관실은 “헌재는 의료인 자격에 이르지 않는 문신시술 자격제도는 현행법에 상응하는 정도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보건위생상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지 여부는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하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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