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범 변호사,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대법원 상고사건 평가
김정범 변호사,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대법원 상고사건 평가
  • 로리더
  • 승인 2022.01.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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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br>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씨 대법원 상고사건에 대한 평가
(대법원 2022년 1월 27일 선고 2021도11170 판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겸심 교수의 재판이 대법원에서 상고를 기각하면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상고심에서는 얼마 전에 나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서 동양대 PC에서 발견된 일부 유죄의 증거가 제출자의 동의 없이 다른 범죄를 위한 증거로 사용됐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어서 그 부분에 대하여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됐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나 대법원은 관리처분권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동양대 PC는 동양대 측에 관리처분권이 있는 것이고, 동양대에서 절차적 참여권을 포기한 것이므로 문제 될 바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모두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즉, 피고인 측이 이 사건 각 PC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정보주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인 측에게 참여권이 보장되었어야 함에도 참여권으로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PC에 저장된 전자정보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함에 반하여, 대법원은 ‘피의자의 관여 없이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 내의 전자정보 탐색 등 과정에서 피의자가 참여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정보저장매체에 대한 현실적 지배ㆍ관리 상태와 그 내부 전자정보 전반에 관한 전속적인 관리처분권의 보유가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지배ㆍ관리 등의 상태와 무관하게 개별 전자정보의 생성ㆍ이용 등에 관여한 자들 혹은 그 과정에서 생성된 전자정보에 의해 식별되는 사람으로서 그 정보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에게까지 모두 참여권을 인정하는 취지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서 위 전자정보를 증거로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먼저 대법원 2021년 11월 18일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를 살펴보자. 위 판결의 근간은 “오늘날 개인 또는 기업의 업무는 컴퓨터나 서버, 저장매체가 탑재된 정보처리장치 없이 유지되기 어려운데, 전자정보가 저장된 각종 저장매체(이하 ‘정보저장매체’라 한다)는 대부분 대용량이어서 수사의 대상이 된 범죄혐의와 관련이 없는 개인의 일상생활이나 기업경영에 관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전자정보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ㆍ수색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재산권 등을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비례의 원칙에 따라 수사의 목적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대법원 2021도11170 판결과 같이 정보저장매체의 현실적 지배ㆍ관리주체의 의견을 기준으로 해 증거능력의 유무가 달라진다면 공공의 기관이나 PC방 등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에 비치된 정보저장매체를 이용해 정보를 생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회사의 경우, 공공기관의 경우, 기타 다수인이 이용하는 정보저장매체를 이용하는 경우 그 기관들이 해당 매체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경우 매체 안에 있는 모든 정보들은 어떤 제한도 없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용의 정보저장매체를 이용해 문서 등을 작성하고 나오면서 작성자가 그 문서 등을 삭제하고 나온 경우에도 디지털포렌식 작업 등을 통해서 복구할 수 있고, 그 복구된 자료를 증거로 이용하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다. 결국 그러한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자신의 저장매체만을 사용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정보매체의 관리주체에게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각서라도 받아야 할 지경이다. 정상적인 기업활동이나 사회활동이 불가능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정보작성자가 매체의 소유자에게 정보에 대한 모든 권리를 넘겼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해당 정보가 자신에 대한 수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예견하면서 정보에 대한 권리를 매체의 관리주체에게 넘겨 매체의 관리주체가 수사기관에 자유롭게 정보를 넘기는 경우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정보의 주체가 자신의 정보에 대한 권리를 정보저장매체의 관리주체에게 모두 넘겼다고 봐야 할 근거도 없다.

따라서 엄격하게는 정보저장매체의 관리주체가 아니라 정보작성자의 동의 여부가 훨씬 중요한 것이다. 아무런 이해관계 없는 매체의 관리주체에게 참여권 보장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대법원의 정경심 교수 2021도11170 판결은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광범위한 기업경영에 관한 정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재산권 등을 침해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어서 위 전원합의체 2016도348 판결의 취지를 몰각시키게 되므로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위 글은 법률가의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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