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하청업체 노동자 죽음의 행렬…'작년 8명 사망' 공공기관 맞나
한국전력 하청업체 노동자 죽음의 행렬…'작년 8명 사망' 공공기관 맞나
  • 김상영 기자
  • 승인 2022.01.05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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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근로자 사망사고 관련 한국전력과 하청업체 책임자에 대해 철저한 수사 중
-활선차 아닌 1톤 트럭 사용, 절연장갑 아닌 면장갑 착용, 2인 1조 작업 아닌 혼자 작업
-류호정 의원 "재해 발생할 때마다 한국전력은 하청업체와 현장 노동자에게 책임 돌려”
-2021년 11월 5일 감전사고, 12일 전주 교체 중 추락사 등 현장 사망사고 잇따라 발생
지난해 11월 12일 전주 교체 중 추락사한 배전공과 관련해 열린 건설노조 기자회견.(사진=건설노조)
지난해 11월 12일 전주 교체 중 추락사한 배전공과 관련해 열린 건설노조 기자회견.(사진=건설노조)

[로리더] 한국전력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A씨가 전기 연결작업을 위해 전봇대에 올라가 개폐기 조작 작업을 하다가 고압전류에 감전돼 치료 중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장관 안경덕) 성남지청은 이 사고는 2021년 11월 5일 경기 여주에서 발생했으며, 12월 27일 한국전력 지사장(안전보건총괄책임자)과 하청업체 현장소장 등을 절연용 보호구 미지급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당국은 한국전력이 배전공사의 발주자가 아닌 도급인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7일부터 시행하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은 원청에 해당하는 도급인은 하청노동자에 대해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진다.

당시 현장 작업은 최소한의 안전 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층 작업이기 때문에 활선차(전기가 안통하는 절연식으로 제작된 전선의 안전과 관리를 위한 장비를 갖춘 차량)를 사용했어야 했지만 숨진 A씨는 1톤 트럭을 사용했고, 절연장갑을 착용했어야 했지만 면장갑을 착용했다. 현장 작업시 가장 기본적인 수칙인 2인 1조 작업도 지켜지지 않은 채 A씨 혼자 작업했다.

앞서 성남지청은 감전사고가 발생한 한국전력과 하청업체를 상대로 재해조사 및 산업안전 감독을 실시(2021년 11년 29일~12월 14일)해 다수의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과태료 3480만원을 부과했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에 한국전력 전기공사에서 총 8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해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사고사망자가 발생했다며 한국전력에 '사망사고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이행'을 강력하게 지도했다고 밝혔다.

권기섭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에서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고 "공공기관부터 모범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앞두고 '예견된 인재'

이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혼자 10m 넘는 높이의 전봇대에 올라 작업하던 노동자가 감전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고인은 올봄에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췄다.

지난해 11월 12일 사고 현장의 노후 전주.(사진=건설노조)
지난해 11월 12일 사고 현장의 노후 전주.(사진=건설노조)

이어 "위험한 노동 환경을 조성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라며 "하청업체는 비용 탓을하며 '13만 5000원짜리 남는 거 없는 공사’라고 한다”며 "안전관리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다. 더 문제는 발주처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 한국전력에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한국전력은 하청업체와 현장 노동자에게 책임을 돌린다”며 “한국전력과 하청업체는 이번 산재 사망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기관 산업재해 1위가 말해 주듯 한국전력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배전공 A씨의 감전사고가 발생한 일주일 뒤인 11월 12일에도 배전공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50대 배전전기 노동자 B씨가 전남 신안 임자도 현장에서 전주 교체 작업을 진행하던 중 노후된 전주가 부러지면서 추락해 끝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지부는 11월 17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예견된 인재'라고 규정했다.

광주전남전기지부는 "배전현장에서 일어나는 추락사고, 감전사고 등의 원인은 관리 감독 부실과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안전사고"라며 "관리감독의 당사자이자 발주처인 한국전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지난 2016년에도 이번 사고와 똑같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도 한국전력은 하청업체와 현장 작업자에게만 책임을 돌렸을 뿐, 한국전력의 책임 떠넘기기와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전남전기지부는 "한국전력이 선로 순시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설계에 반영해 공사발주를 했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사고"라면서 "이러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현장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 관리 감독 강화를 수차례 제기했으나, 아직도 한국전력은 예산절감이라는 이유로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은 뒷전"이라며 한국전력의 방관적인 태도를 규탄했다.

광주전남전기지부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후 전주 및 설비 전면적 전수조사 즉각 실시', '배전노동자 산재사망과 관련해책임있는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로리더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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