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임직원 증거인멸’ 기소…하도급 고혈 짜내는 관행 근절될까 
현대중공업 ‘임직원 증거인멸’ 기소…하도급 고혈 짜내는 관행 근절될까 
  • 김상영 기자
  • 승인 2022.01.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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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현대중공업 하도급 갑질 증거인멸 기소 결정, 불공정 거래 관행 근절 계기 돼야"
-시민단체, 2018년 현대중공업 증거인멸 발견하고도 고발 안 한 공정위에 유감…검찰 고발
-조선산업 조사방해 행위 형사처벌 규정 도입, 갑질 근절 행정력 강화 등 하도급법 개정 필요
사진=현대중공업
사진=현대중공업

[로리더] "공정당국은 향후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고, 불공정 갑질 및 증거인멸 혐의의 당사자인 현대중공업은 반성과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3일 참여연대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고진원)가 12월 31일 현대중공업 임직원 3명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과 관련, 논평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번 기소 결정은 지난 2020년 6월 30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조선3사 하도급갑질 피해하청업체 대책위원회 등 3개 단체가 '현대중공업의 공정위 불공정거래 조사 방해 및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형법상 '증거인멸죄'로 고발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8년 조사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하도급 갑질 행위를 적발하고 208억원의 과징금과 법인고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공정위는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당국의 조사에 대비해 주요 증거자료를 조직적으로 파기·은닉했음에도 고발 없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결정에 그쳤다. 

당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현행 하도급법상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고 해도, 공무원은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해야 한다'고 형사소송법 234조에 규정돼 있으므로 이 사건 역시 고발 조치를 취함이 마땅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검찰의 이번 기소 결정과 관련 "결국 시민단체의 고발에 의해 현대중공업의 증거인멸에 형사 책임을 묻게 된 것은 공정위의 안이한 결정에 따른 것으로 유감을 표한다"며 "공정위가 이번 결정을 계기로 불공정 거래 사건 조사에서 주요 범죄행위가 적발될 시 즉각 고발에 나서고 하도급 갑질 구조·관행 근절에 보다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도급 불공정 거래 해소를 위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함 역시 재확인됐다"며 "조선 산업에서 당국의 잇따른 제재 결정에도 갑질 거래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불공정 거래로 얻는 부당이익에 비해 당국에 의해 적발될 가능성과 제재에 따른 손실이 작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사방해 행위 등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하도급법에도 적용해 증거인멸에 대해서는 단호히 조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정당국의 행정력 개선·강화를 위해 하도급 불공정 거래 감독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하고, 공정거래위원장의 영업정지요청권 신설 등 도입 역시 논의돼야 한다"며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중소기업 협상력 강화를 위한 공동교섭권 부여, 하도급 갑질피해 방지·구제를 위한 피해구제기금 마련과 증거개시제도 도입 등 역시 필요하다"고 법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끝으로 "이번 기소 결정으로 현대중공업이 저지른 하도급 갑질의 심각성과 그 근거 마저도 은폐하려 한 잘못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한다고 자평하는 한국의 조선산업 경쟁력이 이렇듯 하도급 중소기업의 고혈을 짜내 이루어진 것이라면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조선 산업 구조의 기형적인 측면을 꼬집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투자 등이 중요한 경제적 화두로 떠오른지 오래이다"며 "현대중공업역시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과오를 겸허히 반성하고 하도급 중소기업과 상생·발전하는 조선생태계 형성에 책임있는태도를 보이기 바란다"면서 현대중공업에 불공정 거래 구조·관행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로리더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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