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11일 정부가 투기의심 사례를 20건으로 판단한 구체적인 근거와 기준, 투기의심 사례에 포함하지 않은 국토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토지거래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 합동조사단은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 진행을 위해 임의로 자료를 선별하지 말고, 파악한 의심사례 20건을 포함한 자료 일체를 국가수사본부에 넘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정부 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따르면 LH 공사 임직원ㆍ국토부 공무원 등 약 1만 4천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이용동의서를 제출받아 3기 신도시의 토지 매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건의 투기의심 사례가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일치하는 명단 전체가 20건에 불과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일치하는 명단에서 자체적으로 20건을 투기의심사례로 판단했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며 “예견됐던 대로 LH 공사와 국토부 직원 명단과 해당 지역의 토지거래내역, 등기부등본 등을 대조하는 합동조사단의 조사방식은 아주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짚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또한 그 대상이 LH 공사와 국토부의 직원들로 한정되다보니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지인이나 차명을 통한 투기행위에 대한 조사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두 단체는 “현행법상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이나 범죄수익의 몰수ㆍ추징을 위해서는 업무상 비밀이용 여부가 쟁점인데, 이에 대한 조사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떠들썩했던 정부의 합동조사의 한계가 분명했던 만큼 정부 합동조사단의 자체조사와는 별개로 증거인멸 행위가 이루어지기 전에 수사당국의 신속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결국 이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LH 공사, 국토부를 넘어 토지 및 주택 개발 관련 업무와 연관된 모든 정부ㆍ지자체의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 그 가족들, 그들의 지인 및 차명거래 등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가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가수사본부는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3기 신도시와 최근 이뤄졌던 공공개발사업지역 전체의 불법적인 토지거래내역과 자금흐름을 추적해 공직자들의 부정부패와 투기행위를 뿌리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두 단체는 “또한 수사과정에서 이번 합동조사단의 조사범위나 조사결과에 구애받지 말고 독립적이고도 신속한 수사를 통해 ‘늦장수사’, ‘봐주기 수사’라는 일각의 지적과 국민적인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감사원 또한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감사를 중단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에 이르도록 과연 LH 공사와 국토부가 관리감독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등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정부와 국회는 공직자들의 이해충돌과 부패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비롯해 투기 근절과 투기이익 몰수 등을 위한 방안을 하루빨리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단체는 “특히 토지 및 주택 개발 관련 업무와 연관된 모든 정부ㆍ지자체 공직자와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해당 지역의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상시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투기 여부를 검증하는 조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허위의 농지취득자격증명을 통해 농지를 취득한 이들에게 농지매각명령 등 가능한 행정처분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이번에 드러난 관련자들에 대한 엄벌은 물론 철저한 투기이익 회수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여야 국회 또한 이미 제출된 이해충돌방지법, 공공주택특별법 등을 3월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제정 및 개정해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한 공직자들의 투기행위를 근절하는 것은 물론 투기이익을 몰수ㆍ추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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