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사임 표명 소식에 전임 장관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한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 내용에 대한 제청을 받고 재가했다”고 밝혔다.

정만호 수석은 또 추미애 장관의 사의 소식도 전했다.

정 수석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추미애 장관의 사의 표명과 거취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숙고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마지막까지 맡은 소임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 / 사진=페이스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 / 사진=페이스북

이와 관련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SNS(트위터,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 윤석열 총장 징계를 대통령에게 제청하면서 자진 사의 표명을 했다”며 “이유 불문하고, 정무적 책임을 지겠다는 선제적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국 전 장관은 “(공수처 등) 제도개혁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절차가 마무리되자 내려놓으신 것”이라며 “법적 쟁송을 하겠다는 검찰총장과 정무적 책임을 지겠다는 법무부장관의 대조적 모습을 보고 있다”고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은 17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그러면서 “추 장관, 정말 고뇌가 깊었을 것이라 짐작한다”며 “그 동안 엄청난 공격을 받으셨는데, ‘유배인’(流配人) 처지라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가슴이 아프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이 자신을 유배인 처지라고 말한 것은, 검찰이 여러 건으로 기소해 현재 재판을 받는 상황이어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를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을 올리며 심경을 밝혔다.

추미애 장관은 “모든 것을 바친다 했는데도, 아직도 조각으로 남아 있다”며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조각도 온전함과 일체로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며 “하얗게 밤을 지샌 국민 여러분께 바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17일 오전 8시 30분 현재 추미애 장관의 페이스북 글을 1300회 넘게 공유하고, ‘좋아요’ 버튼도 1만 2000명 넘게 누르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댓글도 3200개 넘게 달리며 응원의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고맙다”, “존경한다”, “사랑한다”, “응원한다”, “함께하겠다”, “추미애 최고”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16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른바 ‘권력기관 개혁 3법’ 관련 관계부처 장관 합동 브리핑에서 “앞으로는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이 원하는 정의를 구현하는 ‘국민의 검찰’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장관은 특히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장관으로서,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검찰개혁의 소명을 완수하고,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정한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