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인 최영도(81) 변호사의 별세에 영면을 빌었다.

최영도 변호사는 1992년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인권위원장, 1996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1996년 한국인권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1998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1999년 한국인권재단 이사, 2001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2002년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최 변호사는 1965년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전지법 판사, 서울지방법원 수원지원 판사,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재직했다. 1973년 사법파동 후 폭압적인 박정희 정권에 의해 법관재임용에서 탈락한 뒤, 재야로 나와 인권과 시민사회 영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제1세대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영도 변호사님의 별세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아뵙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글을 올립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은 “(최영도) 선배님은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대 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후배들에게 변호사가 걸어갈 길을 보여주는 표상이셨다”고 설명했다.

또 “(노무현) 참여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역임하셨는데, 그것이 그 분께 큰 고통을 안겨드렸던 것이 제게는 큰 송구함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고 송구함을 표시했다.

최영도 변호사는 2004년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제2대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됐으나, 2005년 3월 위장전입을 통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국가인권위원장 직을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가 선배님을 더욱 닮고 싶었고 존경했던 것은 클래식 음악과 미술에 대한 깊은 소양과 안목이었다”며 “특히 전통 불교 미술에 대한 조예는 전문가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선배님은 평생 수집하신 원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ㆍ조선시대의 문화재급 토기 1,500여점을 십 수 년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우리 토기 문화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연구 자료를 사회에 남겨주시기도 하셨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영도 변호사님은) 우리 문화재가 국외로 유출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변호사를 하며 번 돈을 모두 거기에 쓰셨다니,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사랑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라고 존경을 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영도 변호사님은) 좋은 법률가를 뛰어넘는 훌륭한 인격, 저도 본받고 싶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였다”며 “제가 정치에 뛰어든 후에는 늘 걱정하면서 한결같은 격려를 보내주셨고, 저의 (대통령) 당선을 누구보다 기뻐하셨던 존경하는 선배님, 최영도 변호사님의 영면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며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과 민변 회원으로 활동하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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