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추석인 10월 1일 상관의 폭언과 폭행으로 고통 받았던 고(故) 김홍영 검사가 마지막 근무했던 서울남부지검 검사실을 찾아, 검찰개혁을 다짐했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은 “초가을 한 자락 볕을 타고 내려온 그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영정 사진을 대신해 동고동락했던 동료 수사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해맑게 웃으며 화이팅을 외치는 김 검사의 모습이 괜시리 안타까워 저도 모르게 한참을 보고 또 보다가 절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라고 추모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일 고 김홍영 검사실을 찾은 모습 / 사진=페이스북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일 고 김홍영 검사실을 찾은 모습 / 사진=페이스북

추미애 장관은 “거대한 (검찰) 조직문화에서 한 젊은 신임 검사가 감당해야 했을 분노와 좌절, 중압감과 무력감, 그리고 점점 더 희미해져 가는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터질 듯한 갈망이 오늘을 살고 있는 제게도 숨막히 듯 그대로 전해져 온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그대의 빈자리는 그저 다른 검사로 채운다고 채워지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검찰의 권력화가 빚은 비뚤어진 조직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참회와 인식과 태도에 있어 대전환이 없다면 제2, 제3의 김홍영 비극은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추미애 장관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형성된 상명하복식 검사동일체 원칙은 지난 70여년 간 검찰의 조직문화를 지배했지만, 오히려 검찰 조직의 건강성을 해치고 국민의 신뢰만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정권은 검찰총장만 틀어쥐면 얼마든지 검찰을 통치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었고, 검찰은 그 댓가로 무소불위 권한을 누리며 이 정권에서 저 정권으로 갈아타기하며 비굴한 권세를 유지해 왔던 어두운 시절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장관은 “심지어 일부 정치검찰은 정권 혹은 언론 권력과 결탁해 주요 사건을 조작, 은폐, 과장하며 혹세무민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며 “참으로 국민께 부끄럽고 송구한 일”이라고 직격했다.

추 장관은 그러면서 “검사 개개인이 상관의 부당한 지시와 억압에서 벗어나, 법률전문가로서 정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며 “검찰개혁은 법과 제도에 이어 문화와 사람의 개혁에 이르러야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장관은 “그때까지 우리는 고 김홍영 검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다”며 “1년 전, 조국 전 장관께서 고 김홍영 검사의 아버님께 약속드렸던 작은 명패를 조만간 준비해 부산에 계신 아버님을 모시고 소박하게나마 그 약속을 지켜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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