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교원, 정치단체 결성ㆍ가입 금지 위헌…정당 가입 금지는 합헌”
헌재 “교원, 정치단체 결성ㆍ가입 금지 위헌…정당 가입 금지는 합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4.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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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헌법재판소는 23일 초ㆍ중등학교 교육공무원이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위헌으로 판단했다.

반면, 교원이 ‘정당’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한 정당법 조항 및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합헌으로 판단했다.

초등학교, 중ㆍ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9명은 정당 가입의 자유 등을 박탈당했다며 2018년 5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1항 중 ‘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2항 제2호의 교육공무원 가운데 초ㆍ중등교육법 제19조 제1항의 교원은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다’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위헌 판단에서 헌재는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에 관한 부분은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조항, 형벌의 구성요건을 규정하는 법률조항에 대해 헌법이 요구하는 명확성원칙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해, 수범자에 대한 위축효과와 법 집행 공무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국가공무원법 조항은 가입 등이 금지되는 대상을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문언상 ‘정당’에 준하는 정치단체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어렵다”며 “단체의 목적이나 활동에 관한 어떠한 제한도 없는 상태에서는 ‘정치단체’와 ‘비정치단체’를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도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의 보장이라는 위 조항의 입법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정치적 중립성’ 자체가 다원적인 해석이 가능한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일치된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 이는 판단주체가 법전문가라 해도 마찬가지”라며 “그렇다면 위 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돼 청구인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헌재는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에 관한 부분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위 조항은 입법목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하는 행위까지 금지한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 및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의 지위에서 공직을 수행하는 영역에 한하여 요구되는 것이고, 교원으로부터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가 보장되는 이상, 교원이 기본권 주체로서 정치적 자유권을 행사한다고 하여 교육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거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헌재는 “교원이 사인의 지위에서 정치적 자유권을 행사하게 되면 직무수행에 있어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게 된다는 논리적 혹은 경험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직무와 관련해 또는 지위를 이용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감시와 통제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충분히 담보될 수 있다”고 봤다.

헌재는 “위 조항이 교원에 대해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하는 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명백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한 반면, 그로 인해 교원이 받게 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제약과 민주적 의사형성과정의 개방성과 이를 통한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공익에 발생하는 피해는 매우 크므로, 위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청구인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 이선애ㆍ이은애ㆍ이종석 재판관 반대의견

반면 이선애ㆍ이은애ㆍ이종석 재판관은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에 관한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재판관들은 “오늘날 정치활동은 정당 또는 당파적 기반 아래 활동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특정 사회 문제에 대한 의견을 공표하는 것을 넘어,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ㆍ반대하는 단체는 정치성을 뚜렷하게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교원이 이와 같은 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하는 경우,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으므로, 이는 제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가공무원법 조항에서 가입 등을 금지하는 ‘정치단체’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ㆍ반대하는 단체로서 그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하는 경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단체’로 한정할 수 있다”며 “따라서 ‘정치단체’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거나 법관의 해석에 의해 무한히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더욱이 국가공무원법 조항의 수범자는 일반국민이 아니라 교원이므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교원이라면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정치단체’의 의미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위 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돼 청구인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 정당법 조항 및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정당’ 합헌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는 정당법 조항 및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정당가입 금지조항은 국가공무원이 정당에 가입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공무원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초ㆍ중등학교 교원이 당파적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교육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 이석태ㆍ김기영ㆍ이미선 재판관 “정당 가입 부분 평등권 침해” 위헌

이에 대해 이석태ㆍ김기영ㆍ이미선 재판관은 “정당법 조항 및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은 정당가입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재판관들은 “교원이 사인으로서 정치적 자유권을 행사하게 되면 직무수행에 있어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게 된다고 볼 수 없는 점은 대학 교원과 동일하다”며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은 초ㆍ중등학교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직무의 본질이나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정당의 설립ㆍ가입과 관련해 대학 교원과 교원을 달리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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