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서지현 검사에 인사불이익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무죄 파기환송
대법원, 서지현 검사에 인사불이익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무죄 파기환송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1.13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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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1심과 2심은 유죄를 인정했으나,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법원에 따르면 2010년 10월 당시 안태근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은 법무부장관을 수행해 서울성모병원에 조문하러 갔다. 그런데 안태근 단장은 같은 테이블에 있던 서지현 검사를 추행했다.

이후 검찰과 법무부 내에서 얘기가 돌았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이런저런 이유로 안태근 단장의 성추행 비위 감찰을 종결하며 주의를 줬다.

서울북부지검에서 근무하던 서지현 검사는 2011년 2월 인사에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에 전보됐다. 이후 육아휴직과 국외연수를 마치고 여주지청에 근무하던 중 2015년 8월 인사에서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으로 발령 났다.

당시 법무부 안태근 검찰국장은 인사담당검사로 하여금 부치지청(부장검사가 있는 검찰청의 지청)인 여주지청에 근무하던 경력검사 서지현 검사를 다시 부치지청인 통영지청으로 전보시키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함으로써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경력검사 부치(部置)지청 배치제도는 차장검사가 없는 지청인 부치지청 경력검사의 인사 희망은 우선 배려하고, 교체를 원칙으로 하되 일부 유임도 고려하도록 하는 것이다.

안태근 전 검찰국장은 “인사상 불이익을 줄 동기가 없었다”며 “또 인사담당검사에게 서지현 검사를 통영지청에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더라도,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 인사담당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이상주 판사는 2019년 1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에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항소했으나, 서울중앙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성복 부장판사)는 2019년 7월 “1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안 전 국장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인사안은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의 하나에 해당하는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를 실질적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원칙에 명백히 어긋나는 인사배치까지 용인될 수는 없다”며 “피고인이 인사담당검사로 하여금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의 판단은 하급심과 달랐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대법원 제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1월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취지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인사담당검사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권남용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에서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라 함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며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에 대한 전보인사는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법령에서 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야 한다”며 “그러나 한편으로 전보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고, 검사는 고도의 전문지식과 직무능력, 인격을 갖출 것이 요구되므로, 인사권자는 법령의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전보인사의 내용을 결정할 필요가 있고 이를 결정함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부치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며 “이는 관련 법령이나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ㆍ의결사항 등을 전제로 한 여러 인사기준 또는 다양한 고려사항들 중 하나로서, 검사인사담당 검사가 검사의 전보인사안을 작성함에 있어 지켜야 할 일의적ㆍ절대적 기준이라고 볼 수 없고, 다른 인사기준 내지 다양한 고려사항들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인사안이 부치지청인 여주지청에 근무하고 있던 경력검사인 서지현을 부치지청인 통영지청으로 다시 전보시키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의 본질에 반한다거나 검사인사의 원칙과 기준에 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결국 공소사실과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인사담당검사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법령에서 정한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에 대해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실무 담당자가 한 일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기존 대법원 판례(2010도13766)의 법리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의 법리에 의할 때, 검사 전보인사에서 인사권자의 직무집행을 보조 내지 보좌하는 실무담당자는 여러 인사기준과 고려사항을 종합해 인사안을 작성할 재량이 있고, 이 사건 인사안은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인사담당검사가 인사안을 작성한 것을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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