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떠나는 봉욱 대검 차장검사 “작별할 시간 됐다” 사직인사 전문
검찰 떠나는 봉욱 대검 차장검사 “작별할 시간 됐다” 사직인사 전문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6.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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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됐던 봉욱(55)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6월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27년 간 근무한 검찰을 떠난다.

앞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정상명 전 검찰총장)는 지난 13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에게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오수 법무부차관,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이금로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추천했다. (가나나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제청을 받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사법연수원 19기인 봉욱 대검차장은 자신보다 4기수 후배인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봉욱 대검차장
봉욱 대검차장(사진=페이스북)

봉욱 대검차장은 지난 20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목의 자필 사의문을 올리며 사의를 표명하고,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봉욱 차장검사는 “노련한 사공이 험한 바다를 헤쳐 나가듯, 세찬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공정하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 새롭게 발돋움하실 것을 믿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그는 “저는 이제 미지의 새로운 길에서 검찰가족 여러분들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뚜벅뚜벅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봉욱 대검차장은 22일에는 페이스북에도 사의표명 소식을 전하며 “그간 여러모로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셨던 페친 여러분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 말씀 올립니다”라며 “자주 지혜와 가르침을 여쭙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주요 약력> 봉욱 대검차장은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9기를 수료했다. 군법무관을 거쳐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용돼 부산지검 검사, 법무부 검찰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 부장검사, 여주지청장,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법무부 인권국장, 기획조정실장, 울산지검장, 법무부 법무실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역임하고 2017년 5월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임명됐다.

[다음은 봉욱 대검 차장검사가 이프로스에 올린 글 전문]

<사직인사.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음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검찰가족분들께 작별인사 드릴 시간이 되었습니다.

1984년 법과대학 신입생 시절, 사도법관 김홍섭 판사님의 ‘무상을 넘어서’라는 수상록을 읽고, 이 분처럼 법조인의 삶을 살면 좋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1989년 당시 서소문에 있던 서울지방검찰정에서 두 달, 서초동 신청사로 이사하여 두 달간 검찰시보로 근무하면서,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밤늦도록 진한 땀방울을 흘리는 모습이 좋아 검사의 길을 택하였습니다.

군법무관 3년의 시간을 지내고 1993년 3월 검사로 임관하여 26년 3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초임검사 시절 선배들의 가르침 세 가지를 지켜가자고 다짐했습니다.

내가 처리하는 사건에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자.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훗날 후배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처신하자. 빛나는 자리에 가려하지 말고, 어디든 가는 자리를 빛나게 하기 위해 노력하자.

여러 청을 거치면서 힘들고 담담한 상황도 적지 않았지만 선배들의 지혜와 조언을 잊지 않기 위해 애썼습니다.

재벌가 2ㆍ3세 주가조작 사건, 증권선물거래소와 코스콤 비위사건, 한화그룹 및 태광그룹 회장 비리사건, 고리 원자력 발전소 1차 납품비리 사건, 현대중공업 납부비리 사건과 울산교육감 비위 사건을 수사할 때는, 범죄와 증거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되 억울함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기고자 애썼습니다.

만삭 의사 부인 살인사건,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살해사건, 건대 앞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건과 같이 가슴 아픈 사연이 담긴 사건들도 마음에 담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한마음으로 몰입하여 법에 따른 합당한 심판을 받게 하면서, 피해자와 사건 관계인의 가족들에게 따뜻하게 배려하기 위해 마음을 썼습니다.

정책기획부서와 기관장으로 근무할 때는 ‘정의롭고 믿음직한 검찰, 따뜻한 인권검찰’을 지향하고자 벽돌 한 장 놓는 마음이었습니다.

변호인 참여제도 도입, 피해자보호 시스템 마련, 검찰 전문 지식연구회 도입, 검사직무대리제도 도입을 위한 대통령령 제정, 범죄수익환수 전담반 신설, 대검 피해자인권과 신설, 대검 국제협력센터 신설, 산업안전중점대응센터와 사이버범죄 중점수사센터 출범, 울산지검과 서울동부지검 신청사 신축이사, 가정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 마련,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성안, 중재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었던 시간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싶습니다.

힘들고 숨 가쁜 상황에서도 같이 밤을 새워 고민하고 열정을 쏟아 의기투합했던 선배, 동료, 후배 검사님들과 수사관님들, 실무관님들께 고개 숙여 참으로 고마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랜 시간 정들었던 검찰을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니 여러 생각과 느낌들이 마음에 가득합니다.

부족하고 미흡한 점도 많았고, 그때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서로 믿고 동고동락했던 검찰가족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노련한 사공이 험한 바다를 헤쳐 나가듯, 세찬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공정하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 새롭게 발돋움하실 것을 믿습니다.

저는 이제 미지의 새로운 길에서 검찰가족 여러분들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뚜벅뚜벅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9. 6. 20

대검찰청 차장검사 봉욱 올림

다음은 봉욱 차장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 사직인사문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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