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의당 국회의원은 4일 대법원이 전날 1ㆍ2심 판결과 동일하게 국회 특수활동비는 비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공개하라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따라 국회는 조속히 국회 특수활동비와 세부내역을 외부에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원내대표인 노회찬 의원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노회찬 의원은 특히 “향후 국회가 특수활동비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국회법 개정을 통해 특수활동비 예산 편성 근거를 없애야 한다”며 “우선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고, 국회 소관 예산 편성에 국민 참여를 강화하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내주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5월 참여연대가 국회에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국회사무처는 비공개 결정을 통지했다. 이에 참여연대가 행정소송을 제기해 결국 대법원이 1ㆍ2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해 국회 특수활동비 공개판결을 내렸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판결문에서 “국회의 특수활동비 세부지출 내역은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공개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 2004년 참여연대가 국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내린 판결과 동일하다. 당시 대법원도 국회의 특수활동비를 공개한다고 해도 국가의 중요한 기밀사항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우며, 비공개 대상 정보도 아니라고 분명히 판결했다.

노회찬 의원은 “국회가 이미 2004년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참여연대의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한 태도가 기본적으로 문제이고, 1심 판결 이후 항소ㆍ상고를 거쳐 대법원 판결까지 소송을 진행해온 태도도 문제”라고 국회사무처를 질타했다.

노 의원은 또한 “국회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를 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특수활동비를 편성해 국민세금을 쓸 이유가 없다. 그런 이유로 20대 국회에서 여당ㆍ야당 대표들께도 국회 특수활동비 전면 폐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국회사무처가 1심 판결에 항소할 때도 국민의 정보공개청구권과 1심 판결을 존중해 항소를 취하하고 정보공개를 해야 한다고 여러 번 입장을 밝혔었다. 2심에서 항소가 기각되었을 때도, 상고하지 말고 법원 판결에 따라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이 소송을 무리하게 계속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회찬 의원은 “국회는 특수활동비가 공개될 경우 의정활동이 위축되고, 국회운영에 차질을 초래하는 등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일체 거부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에도 대법원이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는 원심판결을 심리불속행으로 확정했다. 이제 국회는 즉각 국회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고, 향후에도 국회는 투명성 확보와 국민의 알권리 존중을 위한 시민들의 정보공개 청구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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