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판규 “징계위, 사법농단 법관 일벌백계도 모자랄 판에 대규모 면죄부”
박판규 “징계위, 사법농단 법관 일벌백계도 모자랄 판에 대규모 면죄부”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12.1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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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가 사법농단 관련 법관들에 대한 징계와 관련, 판사 출신 박판규 변호사는 징계를 내린 8명의 판사들에 대한 징계수위보다 징계를 하지 않은 판사 5명에 주목했다.

박 변호사는 법원행정처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사법농단 사건에 일벌백계도 모자를 판에 대규모 면죄부 결정을 한 것은, ‘김명수 대법원(scourt)’에 사법개혁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국회에서 시급히 법관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17일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관련자 13명 법관의 징계결정을 하고 18일 결과를 발표했다. 3명에 대해 정직, 4명에 대해 감봉, 1명은 견책, 2명은 불문, 3명은 무혐의 처분을 했다.

이규진(서울고법 부장판사)ㆍ이민걸(서울고법 부장판사)ㆍ방창현(대전지법 부장판사) 등 3명의 법관에 대해 정직, 박상언(창원지법 부장판사)ㆍ정다주(울산지법 부장판사)ㆍ김민수(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ㆍ시진국(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 등 4명의 법관에 대해 감봉, 문성호(서울남부지법) 판사에 대해서는 견책, 그리고 불문 2명, 무혐의 3명으로 징계의결을 했다.

이와 관련, 박판규 변호사는 18일 페이스북에 ‘대법원의 판사 8명에 대한 징계의 의미’라는 글을 올렸다.

왼쪽 맨 앞에 박판규 변호사
왼쪽 맨 앞에 박판규 변호사

박 변호사는 “대법원이 징계위에 회부된 13명 중 8명에 대한 징계를 했다. 정직 3명, 감봉 4명, 견책 1명”이라며 “징계수위나 내용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중요한 부분은 징계를 하지 않은 5명이 있다는 것이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등장하는 전현직 판사 57명 중 상당수가 징계에 회부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박판규 변호사는 “대법원은 징계위에 회부된 5명에 대해서조차 법관의 품위손상의 징계사유에 대해 2명은 ‘불문’(책임을 묻지 않음)에 붙이는 결정을 했고, 3명은 ‘무혐의’(즉 품위손상이 없음)라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의 징계결과는 징계위에 회부되지 않았지만, (구속 기소된) 임종헌 전 차장의 범죄행위에 가담한 판사들에 대해서는 ‘불문’이나 ‘무혐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 것과 같다”고 봤다.

그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은 김동진 부장판사에 대해 지록위마의 판결이라고 비판하는 게시글을 (법원내부통신망에) 올렸다는 일 하나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했다”며 “그런데 법원행정처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도 모자를 판에 이런 대규모 면죄부 결정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판규 변호사는 “대법원이 이번에 한 대규모 ‘불문’, ‘무혐의’, ‘징계불회부’ 결정은 사법농단 사건의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가 현재의 (김명수) 대법원에도 전혀 없음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고, 지난번 대법원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사법부 스스로는 결국 어떤 개혁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혹평했다.

대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사법행정회의 신설 등을 담고 있는데, 변호사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박 변호사는 “사법부의 이런 도덕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시급히 법관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이번 사법농단 사건은 조만간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이유로 “왜냐하면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면 굳이 그 일을 안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김동진 부장판사는 2014년 9월 12일 불법 정치관여 및 대선개입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1형사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가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결한 것에 대해 법원 내부통신망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번 판결을 ‘궤변’이라면서 ‘지록위마의 판결’이라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

김동진 부장판사의 비판은 누리꾼들의 폭발적 관심을 받았지만,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2014년 12월 3일 김동진 부장판사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이유는 “판결을 비난하고, 해당 재판장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을 포함한 글을 게시했다”며 “법관이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판규 변호사는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7기를 수료하고 판사로 임관해 서울동부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수원지방법원에서 근무했다.

박판규 변호사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박판규 변호사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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