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거사위 “남산 3억원 제공 실체 인정…검찰, 라응찬ㆍ이상득 수사”
검찰과거사위 “남산 3억원 제공 실체 인정…검찰, 라응찬ㆍ이상득 수사”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11.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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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 변호사)는 이른바 ‘남산 3억원 제공 등 신한금융 사건’의 실체가 명백히 인정된다고 판단,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라응찬, 이상득에 대한 뇌물 사건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른바 ‘남산 3억원 사건’은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2008년 2월 중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시켜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명박 정권 실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에게 현금 3억원을 당선 축하금으로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은 신한은행 측이 2010년 9월 2일 당시 신한금융지주 신상훈 사장을 신한은행 창업자인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15억 6600만원 횡령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해 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던 중 신한은행 비서실 직원들이 경영자문료 용처에 대해 “이백순을 통한 라응찬의 지시로 재일교포 주주 등의 돈을 빌려 현금 3억원을 마련, 2008년 2월 20일 이백순과 함께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해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희건 명예회장 경영자문료 중 상당액이 남산 3억원 및 라응찬의 변호사 비용(2009년 대검찰청 중수부의 라응찬 50억원 비자금 수사 관련) 보전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남산 3억원 수수자를 규명하지 못한 채 라응찬을 ‘혐의 없음’ 처분함으로써, 수사 및 처분에 있어 검찰권을 남용해 소위 ‘편파 수사’,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는 2013년 2월 5일 서울중앙지검에 라응찬을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등으로, 이상득 의원(이명박 대통령 친형)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1차 수사 때와 마찬가지로 2015년 2월 16일 라응찬, 이상득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을, 2015년 9월 3일 라응찬의 나머지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함으로써, 남산 3억원 사건의 실체 규명에 실패했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지난 6개월 간 검찰 수사 및 재판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고 신한은행 사건 핵심 관련자들을 면담하는 등 남산 3억원 사건의 진상 및 검찰권 남용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남산 3억원 사건’의 실체에 대해 진상조사단은 “라응찬, 이백순 등은 남산 3억원 사건 자체를 ‘신상훈 측이 지어낸 허구’라며 부인하나, 법원이 확정한 사실관계, 신한은행 측이 2009년도 대검 중수부의 라응찬 비자금 수사 대응 과정에서 남산 3억원 사건을 숨기기 위해 이른바 알리바이 자금까지 마련한 사정,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 직전 신한은행 수뇌부에 의해 주도면밀하고 은밀하게 돈이 건네진 점 등을 종합하면, 남산 3억원 사건의 실체가 명백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신한은행 측이 은밀히 마련한 비자금 3억원이 남산에서 성명불상자에게 건네졌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고, 비자금 전달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 대한 현장답사까지 마쳤다.

그럼에도 수사팀은 현금 3억원의 수령자가 누구인지 끝내 밝혀내지 못했으며, 조사 결과 수사미진 사항이 발견됐다.

사진=법무부
사진=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보고 받고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위원회는 논의 결과 남산 3억원 사건은 2010년 9월 신상훈 등에 대한 신한은행 측의 고소로 서울중앙지검의 1차 수사가 이뤄졌고, 이어 2012년 7월 언론보도를 통해 현금 3억원 수수자가 이상득이라는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뒤 시민단체 고발로 재차 검찰 수사가 이뤄졌음에도, 현재까지 그 실체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무성한 의혹만 양산했다고 짚었다.

또 신상훈이 2017년 12월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라응찬, 이상득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으로 고소했으나 1년이 다 되도록 고소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다 범행 일시가 10년 전인 2008년 2월 중순으로 증거 확보 등에 다소의 어려움은 예상되나, 대가성이 규명될 경우 뇌물죄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뇌물수수 등과 관련된 이른바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남산 3억원의 실체를 밝힐 단서가 확보됐을 가능성이 크고 이를 수사에 참고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런 점 등을 감안,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 앞서 검찰에 남산 3억원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 촉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며 “검찰의 신속하고도 엄정한 수사를 통해 뒤늦게나마 국민적 의혹인 남산 3억원 사건의 실체 규명 및 관련자 처벌 등 책임 있는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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