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화섬식품노동조합 IT위원회는 2024년 임금 교섭을 ‘IT 임협(임금 협약) 연대’로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함께 연대하는 노동조합은 네이버지회, 넥슨지회, 스마일게이트지회, 엔씨소프트지회, 웹젠지회, 카카오지회, 한글과컴퓨터지회 7개의 지회이며, 총 32개의 계열사와 임금 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한다.
이번 ‘IT 임협 연대’의 목표는 IT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IT산업 내 ‘공정한 성과 배분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한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인터넷, 게임 등 트렌드에 민감한 IT산업의 특성상 모든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각 회사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오롯이 소수 경영진의 판단에 의존해 왔다”며 “이러한 방식은 과거 회사의 발전에 일부 기여했으나,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서비스나 게임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점점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섬식품노동조합 IT위원회는 “실제 서비스 이용자와 제일 가까운 곳에서 일하며 이용자들의 니즈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실무자들의 의견이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증명하듯 IT업계는 최근 많은 내홍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IT위원회는 “분사, 인수, 합병 등 사업 및 조직의 개편이 구성원들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져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임원의 도덕적 해이가 회사의 존폐마저 흔들고 있다”고 짚었다.
IT위원회는 “IT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수 경영진에게 부와 권력이 집중된 구조 부터 바꿔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다수의 구성원들에게 공정하게 성과를 배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IT위원회는 “IT산업 내 대부분의 기업은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고, 연봉 및 인센티브 등의 추가 보상은 개인의 평가에 따라 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매년 성과 배분을 위한 재원을 얼마나 책정할 것인지, 결정된 재원을 개인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는 소수 경영진의 판단으로만 정해진다”고 지적했다.
IT위원회는 “제대로 된 평가 체계 없이 개인 보상의 결정이 경영진과 조직장 개인에 의존하다 보니, 실무자들이 의견을 밝히기 어려운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강화되고 실무자들의 동기 부여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섬식품노동조합 IT위원회는 “공정한 성과 배분의 핵심은 재원을 산정하고 평가 체계를 만드는데 있어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노동조합이 재원 산정 및 평가 체계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하고,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노사 간 대화를 통해 결정할 때, 공정한 성과 배분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IT위원회가 2024 임금 교섭을 ‘IT 임협 연대’로 진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된 공정한 성과 배분이 이루어질 때, 실제 서비스 및 게임 이용자와 맞닿아 있는 실무자의 동기를 부여하고 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bottom-up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무자들의 의견이 존중되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이용자들도 훨씬 편리하고 즐거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화섬식품노조 내 IT위원회를 맡고 있는 오세윤 부위원장은 “이번 2024년 임금 협약을 통해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며 “각 회사의 성과 배분 시스템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아직 단일한 시스템을 만들긴 어렵겠지만, ‘IT 임협 연대’를 통해 각 노사간의 합의로 ‘IT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초석을 쌓아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세윤 부위원장은 “그래야 IT서비스 이용자들에게도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록 실제 교섭을 하는 것은 IT위원회에 속해 있는 7개의 지회이지만, 포괄임금제 폐지, 업계 전체의 보상이 확대되었던 때와 같이 우리의 결정이 IT산업에 있는 다른 기업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책임감을 갖고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세윤 부위원장은 “IT위원회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며 “노조 설립 등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락 달라. IT위원회는 IT산업 전체의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임금 교섭은 각 노사 간 협의에 따라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IT위원회는 모든 지회가 성공적으로 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할 예정이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