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들의 불공정 계약이나 갑질 개선에 노력하는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밥솥으로 유명한 쿠쿠전자 구본학 대표이사를 상대로 보복성 대리점 계약 해지 문제 등을 따졌다.

국회 정무위원회(위원장 백혜련)는 16일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갑질 의혹을 받는 쿠쿠전자 구본학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렀다.

질의하는 윤영덕 의원(우)과 답변하는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이사 / 사진 국회방송 화면
질의하는 윤영덕 의원(우)과 답변하는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이사 / 사진 국회방송 화면

이 자리에서 윤영덕 민주당 국회의원은 “공정거래위장을 상대로 어려운 시기에 시장에서는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더 힘들다는 이야기를 드렸는데 오늘 대리점 문제와 관련해서 쿠쿠 구본학 대표이사님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증인으로 나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윤영덕 의원은 “쿠쿠 본사 보복성 대리점 계약 해지, 직영점 근접 출점 문제, 이게 오래된 이야기 아닙니까?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문제제기 됐었죠”라고 묻자,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는 “2020년도는 이 건과는 다른 건입니다. 그때는 저희들이 새로 하려고 하는 사업에 반대하는 점주분들께서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생겼던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에 윤영덕 의원은 “쿠쿠 대리점주 27명. 홈케어 서비스 도입하고 서비스 대행료를 놓고 본사와 갈등이 빚어지면서 점주협의회 발족했다. 본사는 점주협의회 활동을 방해하거나, 또는 점주 협의회 해체를 위한 조치를 한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구본학 대표는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윤영덕 의원은 “전혀 없습니까? 아까 선서했기 때문에 위증하면 안 된다”고 환기시켰다.

이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나온 증인(기업인)들을 대표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증인 선서를 했다. 선서는 “국정감사와 관련해 정무위원회에서 증언함에 있어 진술이나 서면, 답변에 거짓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한다”는 내용이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언 선서하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증인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언 선서하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증인들

윤영덕 의원은 “2020년 국감에서 공개됐던 녹취록도 부정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는 “녹취록 건은 저희 팀장이 퇴근 후 사석에서 만나서 한 얘기가 와전된 건데, 그때 이미 저희들이 사과하고, 해당 팀장은 점주분들께 사과를 드리고, 그다음에 그 건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가서 약관 개정 및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것들을 서로 합의해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맺은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영덕 의원은 “문제는 사석에서 그냥 장난으로 한 말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사과까지 했다는 것은 이게 장난이 아니었다는 거 아닙니까? 이 팀장은 승진했네요”라고 물었고, 구본학 대표는 “승진한 것이 아니고, 그때 팀장이었고 지금도 팀장”이라고 말했다.

윤영덕 의원은 “안타까운 게, 그때 녹취록에서 나왔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작년 2월에 쿠쿠전자 강북점, 부평점, 은평점, 서대전점, 논산점 대리점 계약 갱신 거절 통보를 했고, 또 작년 12월에 도봉점, 동대문점 포함해서 11곳의 대리점 계약 갱신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는 “그 건은 점주들이 공정위 제소와 국회에 (도움을) 제의하고, 또 법원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내서 올해 4월 24일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고 대답했다.

이에 윤영덕 국회의원은 “보니까 그것도 (쿠쿠전자가) 돈 많아서 그런지 유명 로펌 선임해서 판사 회피 제도 이용해서 재판 질질 끌면서 결국 계약 기간 만료돼서 그렇게 판결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구본학 대표는 “저희가 선임한 법무법인이 (판사) 회피한 사실이 없다”며 “만약에 그런 사실이 있다면 법무법인하고 저희하고 의원님 사무실에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윤영덕 의원은 “2023년 3월 14일 예정 신문 기일인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선임으로 판사 회피 신청한 적이 있는데 그게 사실 아니라는 거예요?, 기일 연기한 것도 사실이 아니냐”고 확인했고, 구본학 대표는 “저는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대답했다.

윤영덕 의원은 “근데 본사가 이렇게 계약 갱신을 거절한 사유를 보니까. 대리점 평가가 낮다, 제품 진열이 미비하다, 간판이 노후화 돼 있다. 이런 것이라고 하는데 맞습니까?”라고 물었고, 구본학 대표는 “그거 외에도 다수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덕 의원은 “과거에 대리점 평가 순위가 낮아서 계약 갱신 거절한 사례가 있었습니까? 위증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는데, 구본학 대표는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윤영덕 의원은 “그럼 볼까요? 평가 하위를 원인으로 계약이 해지된 대리점 김해, 양천, 도봉, 서대전. 최근 5년간 평가 점수 한번 보시죠. 이들 대리점보다 점수가 낮은 대리점은 계약 갱신이 되고, 왜 오히려 이 대리점들은 계약 갱신이 거절된 겁니까”라고 물었다.

구본학 대표는 계약 갱신이 된 대리점 중에는 점주협의회에 소속된 점주도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윤영덕 의원은 “이게 묘하게 (계약 갱신이 거절된 대리점이) 왜 점주협의회에 가입된 대리점들하고 일치가 되느냐 하는 것이 문제 아닙니까?”라고 지적하자, 구본학 대표는 “아닌 곳이 있다”고 말했다.

윤영덕 의원은 “아닌 것도 있겠죠. 그렇지만 점주 협의회에 가입하고 있던 대리점들하고는 전부 계약 갱신 거절을 했다”고 추궁하자, 구본학 대표는 “점주협의회에 가입된 분들 중에도 지금 거래를 잘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감장에 쿠쿠전자 밥솥을 갖고 나와 질의하는 윤영덕 의원
국감장에 쿠쿠전자 밥솥을 갖고 나와 질의하는 윤영덕 의원

윤영덕 의원은 “그 다음에 대리점 제품 진열 미비 이런 것도 보면, 대리점 공급가하고, 인터넷 판매가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요. 밥솥 한번 볼까요? (대리점) 30만원 5000원인데, 온라인에서는 23만원을 거래하고 있고, 로봇 청소기 대리점에서는 44만원인데, 인터넷에서는 26만 원”이라며 판매가격 차이가 많이나 대리점이 불리한 점을 지적했다.

윤영덕 의원은 “서비스 센터는 판매가 주목적인 매장이 아닙니다. 판매는 소득 보전 차원에서 팔 수 있도록 해드린 거고요. 지금 많은 회사들도 온라인 가격에 대해서는 오프라인 가격과 마찰이 있는 경우들이 있다”며 “저희가 일괄적으로 이 가격이 옳다, 저 가격이 옳다 말씀드리기 상당히 어렵다”고 해명했다.

윤영덕 의원은 마지막으로 “오늘 준비된 질의를 하지 못한 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서 이후에 서면질의를 할 거고, 나중에 공정거래위원장에게는 이와 관련된 제도 개선 문제, 그다음에 실태 조사와 관련한 추가적인 질의를 하겠다”며 마무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