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휴대폰 이용자에 사후통지절차 없는 수사기관 통신자료 제공 위헌”
헌재 “휴대폰 이용자에 사후통지절차 없는 수사기관 통신자료 제공 위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7.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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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헌법재판소는 수사기관이 이동통신사에 대한 통신자료 제공요청에 대해 휴대폰 이용자에 사후통지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부분이 위헌(헌법불합치)임을 선언함으로써,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했다.

헌재는 검찰 등 수사기관에 의한 통신자료 제공요청 자체에 관하여는 필요성을 인정해 과잉금지원칙에는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당사자에 대한 통지 절차를 두지 않은 것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통신비밀의 보호) 제3항은 전기통신사업자는 법원, 검사 또는 수사기관의 장(군 수사기관의 장, 국세청장 및 지방국세청장 포함),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재판, 수사,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 위해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며 따르도록 하고 있다.

전기통시사업자(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통신자료는 이용자(휴대폰 가입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가입일ㆍ해지일 등을 요청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휴대폰 가입자에게 통신자료 제공에 관한 별도의 통지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가입자가 이동통신사에 직접 확인하지 않는 한 자신의 개인정보가 수사기관 등에 넘어간 사실을 알 수가 없어 지적돼 왔다.

헌법재판소(헌재)

헌법재판소는 21일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 등이 과잉금지원칙, 영장주의에 위배돼 위헌이라는 4건의 헌법소원 청구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헌법소원 대상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단순위헌을 선고해 즉각 무효로 했을 때 초래될 법적 혼란을 막고 입법부인 국회가 대체 입법을 할 수 있는 시한을 정해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이번 조항은 2023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적용되며, 그 이후에는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통신자료 제공요청이 있는 경우 통신자료의 정보주체인 이용자에게는 통신자료 제공요청이 있었다는 점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으며,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 등에게 통신자료를 제공한 경우에도 이러한 사실이 이용자에게 별도로 통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헌재는 “그런데 당사자에 대한 통지는, 당사자가 기본권 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 정당성 여부를 다툴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헌재는 “효율적인 수사와 정보수집의 신속성, 밀행성 등의 필요성을 고려해 사전에 정보주체인 이용자에게 그 내역을 통지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를 취득한 이후에 수사 등 정보수집의 목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통신자료의 취득사실을 이용자에게 통지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헌재는 “그럼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통신자료 취득에 대한 사후통지절차를 두지 않아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의 필요성에 대해 헌재는 “이 법률조항은 통신자료 취득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아니라, 통신자료 취득에 대한 사후통지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므로, 이 법률조항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게 되면 법적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며 “따라서 이 법률조항에 대해 잠정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는 늦어도 2023년 12월 31일까지 개선입법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헌법재판소(헌재) 깃발

◆ 헌법재판소 결정의 의의

헌재 공보관실은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범죄수사나 정보수집의 초기단계에서 수사나 형의 집행, 국가안전보장 활동의 신속성과 효율성 및 이를 통한 실체적 진실발견, 국가 형벌권의 적정한 행사, 국가안전보장 등을 위해 수사기관 등에 의한 통신자료 제공요청 자체에 관하여는 필요성을 인정해 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는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고 말했다.

헌재는 “그러나 이 법률조항이 당사자가 기본권 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당성 여부를 다툴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는 당사자에 대한 통지 절차를 두지 않은 것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봤다”고 밝혔다.

헌재는 “수사 등의 밀행성이나 신속성에 비추어 사전통지가 어렵다면 적어도 사후통지절차를 마련함으로써 정보주체인 이용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기회를 제공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 결정은 수사기관 등에 의한 통신자료 제공요청에 대해 적법절차원칙에 따른 절차적 요청인 사후통지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부분이 위헌(헌법불합치)임을 선언함으로써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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