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타인 사생활 조사업 및 ‘탐정’ 명칭도 사용 금지 합헌
헌재, 타인 사생활 조사업 및 ‘탐정’ 명칭도 사용 금지 합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07.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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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헌법재판소는 특정인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행위와 탐정 유사 명칭의 사용 금지를 규정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찰관 총경으로 정년퇴직한 후 이른바 탐정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A씨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4호, 제5호 등이 신용정보업자 이외에는 미아, 가출인, 실종자, 사기꾼 등 사람 찾기를 업으로 하거나 탐정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6년 6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40조(신용정보회사 등의 금지사항) 4항은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금융거래 등 상거래관계 외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되며, 5항은 정보원, 탐정, 그 밖에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사설탐정’을 금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 법률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 ‘사생활 등 조사업 금지조항’ 부분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헌재는 “이 사건 금지조항 중 제4호 본문에 관한 부분은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금융거래 등 상거래관계 외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특정인의 소재ㆍ연락처 및 사생활 등 조사의 과정에서 자행되는 불법행위를 막고 개인정보 등의 오용ㆍ남용으로부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 타인의 의뢰를 받아 사건ㆍ사고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를 수집해 그 조사결과 등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자유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나, 정확한 실태 파악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최근에는 일부 업체들이 몰래카메라 또는 차량위치추적기 등을 사용해 불법적으로 사생활 정보를 수집ㆍ제공하다가 수사기관에 단속돼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러한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특정인의 소재ㆍ연락처 및 사생활 등의 조사업을 금지하는 것 외에 달리 위 조항의 입법목적을 동일한 정도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봤다.

헌재는 청구인은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사생활 등 조사업 금지조항’에 의해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봤다. 예를 들어, 청구인은 현재에도 도난ㆍ분실 등으로 소재를 알 수 없는 물건 등을 찾아주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고, 개별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 신용조사업, 경비업, 손해사정사 등 법이 특별히 허용하는 범위에서 탐정업 유사직역에 종사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헌재는 그러면서 “따라서 ‘사생활 등 조사업 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탐정 등 명칭사용 금지조항’ 부분의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

헌재는 “이 사건 금지조항 중 제5호에 관한 부분은 ‘정보원, 탐정, 그 밖에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하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때의 정보원은 탐정과 사전적으로 같은 말로서 탐정의 또 다른 명칭이다. 이러한 ‘탐정 등 명칭사용 금지조항’은 탐정 유사 명칭을 수단으로 이용해 개인정보 등을 취득함으로써 발생하는 사생활의 비밀 침해를 예방하고, 개별 법률에 따라 허용되는 개인정보 조사업무에 대한 신용질서를 확립하고자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생활 등 조사업 금지조항’에 따라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헌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정 유사 명칭의 사용을 허용하게 되면, 일반인들은 그 명칭 사용자가 ‘사생활 등 조사업 금지조항’에 의해 금지된 행위를 적법하게 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 사람 내지 국내법상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이라고 오인해 특정인의 사생활 등에 관한 개인정보의 조사를 의뢰하거나 개인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에서 인정되는 이른바 탐정업 분야 중 일부 조사관련 업무가 이미 우리나라에도 개별 법률을 통해 신용조사업, 경비업, 손해사정사 등 다른 명칭으로 도입돼 있으므로, 탐정 유사 명칭의 사용을 제한 없이 허용하게 되면 이러한 탐정업 유사직종 사이의 업무 범위에 혼란을 일으켜 개별 법률에 의해 허용되는 정보조사업무에 대한 신용질서를 저해할 우려도 있다”고 봤다.

헌재는 “우리 입법자는 사생활 등 조사업의 금지만으로는 탐정 등 명칭사용의 금지를 부가한 경우와 동일한 정도로 위와 같은 부작용 발생을 억제해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탐정 등 명칭사용 금지조항’을 별도로 마련한 것이고, 그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이 사건 금지조항에 따라 국내에서는 탐정업의 주요한 업무가 금지돼 있고, 탐정 유사 명칭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며 “이 사건 금지조항은 특정인의 소재ㆍ연락처 및 사생활 등 조사의 과정에서 자행되는 불법행위를 막고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탐정제도의 도입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궁극적으로 입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라며 “현재의 제도 아래에서는 소위 탐정업의 개설ㆍ운영을 제한하는 것이 위헌이라 할 수 없고, 탐정 유사 명칭을 사용하는 것 역시 위헌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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