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국립대학 조교는 공무원신분…기간제법 기간제근로자 아냐”
대법원 “국립대학 조교는 공무원신분…기간제법 기간제근로자 아냐”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11.26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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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종철 기자] 국립대학교가 임용한 계약직 ‘조교’는 기간제법이 정하는 기간제근로자로 볼 수 없어 2년을 넘게 일해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07년 3월 국립대학교인 전남대에 ‘기성회 전문계약직’으로 채용된 후 1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돼 오다가, 2010년 3월 ‘조교’로 임용돼 2014년 2월까지 1년 단위로 다시 임용됐다.

그런데 A씨는 2014년 3월 전남대 총장으로부터 임용기간 만료를 이유로 당연 퇴직을 통보받았다.

이에 A씨가 국가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 따라 자신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는 이유로 당연퇴직 통보는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를 내세운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1심인 광주지방법원 제13민사부(재판장 이종채 부장판사)는 2014년 11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전남대가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국가가 항소했으나, 광주고등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박병칠 부장판사)는 2015년 8월 국가의 항소를 기각하며 원고 승소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기간제법에 따른 기간제근로자로서 당연 퇴직의 통보가 이뤄지기까지 2년을 초과해 근무해 왔으므로, 원고에 대한 당연퇴직 통보는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를 내세운 부당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위반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를 종전의 계약직 직원이 아니라 조교로 채용한 동기에 대해서도 “조교라는 형식을 빌어 채용함으로써 기간제법에서 규정한 기간제근로자인 원고가 무기계약직 직원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대법원 청사
대법원 청사

사건은 국가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는데, 대법원은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1월 14일 A씨가 국가로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환송했다.

재판부는 “대학에 임용된 조교는 법정된 근무시간 동안 신분이 보장되는 교육공무원법상의 교육공무원 내지 국가공무원법상의 특정직공무원 지위가 부여되고, 근무관계는 사법상의 근로계약관계가 아닌 공법상 근무관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공무원 내지 특정직공무원의 신분을 부여받는 조교는 1년으로 법정된 근무기간이 만료되면 바로 지위를 상실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위 기간만료 후에 다시 종전 지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임용주체의 의사결정에 기한 임명행위로써 공무원의 신분을 새롭게 부여받을 것을 요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들을 고려하면, 교육공무원 내지 특정직공무원의 신분보장을 받는 대신 근무기간이 1년으로 법정된 조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된 기간제법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기간제법은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의 허용 가능한 범위를 정함과 동시에 일정요건 하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규정으로서, 이를 국가와 공무원신분인 조교 간의 근무관계에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임용주체의 임명행위에 의해 설정되는 공법상 근무관계의 성질은 물론, 조교의 근무기간이 1년으로 법정된 취지 등에도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은 원고가 ‘조교’로 임용되면서 교육공무원 내지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취득했는지를 심리한 다음, ‘조교’로 임용된 뒤에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간제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 당연 퇴직 통보가 원고의 종전 근무관계를 일방적으로 상실시키는 해고가 아니라 단지 근무기간이 만료됐다는 사실에 대한 단순한 관념의 통지에 불과한 것은 아니었는지 등에 대해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에게 기간제법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전제 하에 피고가 원고에게 당연 퇴직 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로서 무효라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국립학교 소속 ‘조교’의 신분 및 기간제법 적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끝으로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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