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정보공개와 국민의 알권리’ 판결비평…항소심 왜 뒤집었나?
‘사법농단 정보공개와 국민의 알권리’ 판결비평…항소심 왜 뒤집었나?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6.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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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사법농단 정보공개와 국민의 알권리’와 관련해 2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문건 비공개 취소소송 2심의 문제점’을 주제로 판결비평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참여연대와 변호사 출신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한 자리다. 좌담회 좌장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인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진행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좌담회 좌장을 맡은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특히 이번 판결비평 사건 소송대리인 이용우 변호사(법무법인 창조)가 직접 나와 사법농단 문건 비공개처분 취소소송의 경과와 판결 검토에 대해 발표를 했다.

이번 사건 소송대리인 이용우 변호사
이번 사건 소송대리인 이용우 변호사

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인 양홍석 변호사와 전정환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농단 TF),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도 참여해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좌담회에는 헌법학자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좌담회에 참석해 경청하는 한상희 교수
좌담회에 참석해 경청하는 한상희 교수

1심 재판부는 참여연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법원행정처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은 어떻게 진행됐고, 1심과 2심은 어떻게 판단했는지 심층적으로 들여다봤다.

참여연대는 이날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으며, 해당문건 공개를 위해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2017년 법관 사찰과 블랙리스트 의혹,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상당한 신빙성을 가지고 법원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대법원은 3차에 걸친 진상조사 과정을 거쳤다.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은 소위 1, 2차 조사결과가 미진하다는 법원 내외부의 비판을 반영해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구성을 지시하고, 2018년 2월 12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특조단이 구성됐다.

대법원 특조단은 3개월 동안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의 컴퓨터 등에 대한 조사결과 총 410개의 원본 파일을 확보해 집중 검토한 후 2018년 5월 25일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법원 내부는 물론 전 국민적으로 과거 사법부의 위법ㆍ부당한 행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에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5월 31일 담화문(1차 담화)을 발표해 사법부의 과오와 치부에 대해 ‘비참한 심경’을 토로하고, 사법부 혁신,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징계의 신속한 진행, 조사자료 중 의혹 해소를 위해 필요한 부분의 공개 적극검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종합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최종 결정한다고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그해 6월 15일 다시 담화(2차 담화)를 발표했다. 관련자 13명에 대한 징계절차 회부와 일부 대상자들에 대한 재판업무배제 조치,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협조 등의 입장을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1차 담화 발표 이후, 참여연대는 특조단 조사보고서 이외에 조사내용과 의혹을 좀 더 명확히 확인하고 국민적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기 위해서 조사대상 파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2018년 6월 1일 법원행정처에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있는 410개의 파일 중 D등급에 해당하는 6개의 파일을 제외한 404개의 파일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410개 파일은 사법행정권 남용의혹과 관련해 조사 대상자인 판사 4명이 사용했던 법원 공용 컴퓨터의 저장매체에 저장된 파일 중에서 암호가 설정돼 있거나 특별조사단이 관련 검색어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추출한 406개 전자문서 파일과 인적조사 과정에서 포함시킨 4개 전자문서 파일이다.

그런데 법원행정처는 6월 11일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이후 후속절차가 진행 중인 바, 공개될 경우 법원 내부 감사담당기관의 기능과 활동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감사업무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저해될 수 있으므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감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해 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전부 비공개결정처분을 했다.

이에 참여연대가 2018년 6월 28일 법원의 비공개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410개의 문건은 이미 오래 전에 작성된 것으로 감사의 필요에 따라 새롭게 작성되거나 감사 과정에서 확보된 문건이 아니며, 이미 특별조사단이 98개 문건을 공개한 만큼 전부 공개한다고 해서 감사업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법원행정처의 비공개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문건의 내용은 사법부의 위헌적이고 위법한 행위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므로 진상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이를 전국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재발방지 대책과 근본적인 사법개혁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비공개 취소 판결을 내릴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법원행정처는 참여연대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인 2018년 6월 5일 조사보고서에 인용된 90개 파일과 언론기관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중요 문서 파일 5개 및 추가조사위원회에서 조사했다는 이유로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 별도로 인용되지 않은 문서 파일 3개 합계 98개 파일을 법원 내부 전산망(코트넷)에 공개했다.

법원행정처는 그러나 문서 파일은 90개 파일의 중복 또는 업데이트된 파일(84개)이라거나,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성을 있어 보이나 재판의 독립, 법관의 독립 또는 법관들의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할 만한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6행정부(재판장 이성용 부장판사)는 지난 2월 15일 참여연대가 법원행정처를 상대로 제기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에 관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2018구합 69165)에서 참여연대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참여연대는 “감사란 법원감사규칙상 감사기관이 업무 및 복무기강 전반에 대해 행하는 것이거나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에서 수행하는 법관 징계에 관한 사항, 진정ㆍ비위 사항에 대한 조사 등의 업무를 의미하므로, 특별조사단의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이 사건 정보는 감사에 관한 것이 아니며, 감사에 관한 것으로 보더라도 감사업무는 이미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또한 “이 사건 정보의 비공개로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 이익은 막연하지만, 정보의 공개로 국민의 알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국민의 사법개혁에 대한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사법행정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성은 크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대법원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특별조사단이 사법행정을 담당한 판사들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법ㆍ부당한 행위를 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은 정보공개법의 ‘감사’에 해당하고, 특별조사단이 조사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인 정보는 정보공개법의 ‘감사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원행정처 처분은 특별조사단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 사건 정보의 공개가 특별조사단의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처분 당시 정보 또는 작성자와 관련한 새로운 감사절차가 진행 중이었거나 예정돼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짚었다.

또한 “특별조사단 조사결과는 보고서 형태로 이미 내용이 공개돼 있으므로, 조사의 대상이 됐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비밀로 유지되어야 할 조사의 내용을 노출하는 것이 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로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절차가 예정돼 있었다고 하더라도, 특별조사단의 권한 범위는 징계사유 조사 후 조사결과에 드러난 징계사유를 징계청구권자에게 전달하는 것까지이고, 그 후 징계절차의 개시 및 진행은 징계청구권자의 별도의 결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므로, 이런 징계절차를 특별조사단에 의한 감사절차의 일환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할 경우 징계대상자들의 방어권을 침해해 징계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법원행정처의 주장은 이 사건 정보의 공개거부 사유인 ‘감사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 하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할 것이 아니다”고 봤다.

재판부는 “법원행정처의 주장처럼 이 사건 정보의 대부분이 사법행정을 담당한 판사들이 내부검토 과정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검토 및 작성된 것들로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부적절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보공개법이 정한 별도의 비공개대상정보가 될 수 있는지의 문제일 뿐,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될 경우 감사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라는 처분사유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법원행정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법원행정처(처장 조재연 대법관)는 지난 3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는 지난 6월 13일 참여연대가 법원행정처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 항소심(2019누38399)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한다”며 참여연대의 손을 들어준 1심 판단을 뒤집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므로 법원행정처의 비공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1심 판결은 부당해 취소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참여연대가 정보공개 청구한) 이 사건 정보는 특별조사단이 감사 활동의 과정에서 작성자 내지 보관자의 동의를 받고 확보한 자료로서, 정보공개법에 정한 ‘감사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재판의 대상이 된 이 사건 정보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국제인권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의 동향 파악 및 개입
▲국제인권법학회 공동학술대회 개입
▲사법행정위원회 후보 성향 분석과 추천 개입 등
▲‘이판사판야단법석’ 카페 동향 파악 및 자발적 폐쇄 유도
▲법관에 대한 성향ㆍ동향 파악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 개입 등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의 재판부 동향 파악
▲통상임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관련 청와대 동향 파악
▲긴급조치 손해배상 1심 판결 관련 징계 검토와 직ㆍ간접으로 관련 있는 파일 160개
▲기타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거나 훼손한 의혹과 직ㆍ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파일 244개 등 404개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는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특별조사단의 감사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의 주요 기초자료로 사용된 정보”라며 “법원행정처가 감사 과정에서 제출받은 이 사건 정보를 그대로 공개할 경우 조사 대상자가 공개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조사에서 적극적인 자료제출이나 협조를 꺼리게 될 것으로 보여, 향후 감사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특별조사단의 조사활동은 2018년 5월 25일 종료됐으나, 그 후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해 현직 법관에 대한 징계 절차와 전ㆍ현직 법관에 대한 1심 형사재판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어 감사 업무가 완전하게 종결됐다고 할 수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 중 (특별조사단) 조사보고서에 인용된 90개 파일은 감사 과정에서 중요도가 높다고 분류된 파일이 망라된 것으로, 앞서 본 10개의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의혹별로 내용이 조사보고서에 상세하게 인용돼 있다”며 “이런 사정은 이와 중복되거나 업데이트된 84개 파일에도 공통되는바, 이로써 국민의 알권리는 충분히 충족됐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 정보 중 법원구성원이나 제3자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이 담겨 있거나 법관 인사ㆍ조직에 관한 내부 보고 등의 부분은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이 없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재판의 독립, 법관의 독립 또는 법관들의 기본권 침해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일 뿐이어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크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반면 그것이 공개될 경우 관련자들의 개인정보가 노출되거나 사생활의 비밀이 과도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나아가 내부검토 과정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검토 및 작성된 내용은 그것이 공개될 경우 향후 업무 담당자들이 공개에 대한 부담감으로 자유로이 의견 개진을 하지 못하게 되거나, 소극적인 업무 태도로 일관할 우려가 있다”며 “따라서 법원행정처가 최종 의사를 결정함에 있어 자유롭고 활발한 내부 검토가 보장되기 위해서는 안건에 관한 의사결정이 종료된 후라도 그 결정 과정에 참여한 내부 담당자의 의견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결국 이 사건 정보의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이익이 이 정보를 비공개함으로써 보호되는 감사 업무 및 동종업무 수행의 공정성 등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고, 이를 비공개하기로 한 처분은 적법하다”며 “따라서 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법원행정처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참여연대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사진=대법원
사진=대법원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6월 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자 13명에 대해 징계를 청구했다.

검찰은 2018년 11월 14일 전직 고위법관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기소했다.

법관징계위원회는 2018년 12월 17일 심의기일을 열어 법관 2명에 대해 정직 6개월, 1명에 대해 정직 3개월, 4명에 대해 감봉, 1명에 대해 견책 그리고 불문경고(2명), 무혐의(3명) 등 징계결정을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같은 날 법관징계위원회의 징계결정에 따라 징계처분을 했다.

검찰은 2019년 2월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전직 고위법관 3명을 기소했고, 지난 3월 5일에도 전ㆍ현직 법관 10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현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ㆍ현직 법관 14명에 대한 1심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5일 사법농단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현직 법관 66명의 비위사실을 통보받고, 3월 15일 66명에 대해 징계절차 개시 여부에 대해 검토를 착수했다. 기소된 현직 법관 8명 중 정직 중이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에 대해 사법연구를 명해 재판업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5월 9일 검찰이 비위 통보한 66명의 법관 중 10명에 대해 추가 징계청구를 해 현재 이들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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