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에너지 기업 ‘E1’이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전기 88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지배주주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 지급 및 독립적 보수 심의기구 부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E1 구자용 회장 / 사진=E1 홈페이지
E1 구자용 회장 / 사진=E1 홈페이지

E1 구자용 회장은 2023년 보수로 59억 46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전문경영인 천정식 기술안전부문 대표이사 6억 600만원의 9배가 넘는 액수로, 지배주주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라는 판단에서다.

E1(대표이사 구자용)은 오는 3월 29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 2층 미르홀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구동휘ㆍ천정식 사내이사 선임, 김인현ㆍ민경덕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E1의 2023년 이사 보수한도는 88억원이었는데, 2024년에는 12억 증액한 100억원으로 상정한다.

이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부정적으로 봤다. 연구소는 22일 ‘(주)E1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배주주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 지급 및 독립적 보수 심의기구 부재”를 이유로 반대를 표시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E1은 이사의 보수한도를 전기 88억원에서 12억원 증액한 10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전기의 이사 보수한도 소진율이 99.77%로 매우 높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이번 보수증액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다만, 구자용 회장(대표이사)은 2023년 59억 4000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는 전문경영인 중 최상위 보수수령자인 천정식 대표이사의 보수 6억 600만원 대비 9.8배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1 사업보고서를 보면 구자용 회장은 2023년 급여 26억 1700만원, 상여 33억 2900만원 등 보수로 59억 4600만원을 받았다. 천정식 대표이사는 급여 3억 5600만원, 상여 2억 5000만원 등 보수로 6억 600만원을 받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E1은 경영진을 제외한 임직원에 대해 이연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2023년의 경우 가장 많은 성과급을 수령한 김상무 상무의 보수가 27억 5700만원으로 지배주주를 제외한 임직원 중 가장 높았지만, 구자용 회장의 보수는 이보다 2.16배 높았다”고 밝혔다.

구자용 회장은 59억 4600만원. 김상무 상무는 27억 5700만원을 수령했는데, 구체적으로 급여 4억 3900만원, 상여 23억 1800만원을 받았다.

E1은 김상무 상무의 상여금에 대해 “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따른 긴장 고조 및 국제정세의 악화, 에너지 수급 불안 등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수한 Trading 실적으로 높은 수준의 세전 이익 2,640억원 달성에 기여한 점 등 계량적 경영 성과와 더불어, 철저한 내부통제로 투명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준법/윤리경영을 실천했고 어려운 해외근무 환경 속에서 변함없는 리더십을 발휘한 점 등 비계량적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23억 1800만원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022년에도 구자용 대표이사의 보수는 57억 7000원으로, 전문경영인 대비 9.18배, 전체 임직원 중 최다 보수수령자 대비 2.52배 많았다”며 “하지만 지배주주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상과 관련해 회사의 합리적인 설명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E1은 임직원의 보수체계를 설계, 운영하고 그 적정성을 평가하는 별도의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E1이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보수체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되는바,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재벌개혁운동, 금융시장개혁운동,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어 온 각계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제고’ 와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시장의 구축’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연구소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