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두산이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전기와 동일한 150억 원으로 상정하려는 것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지배주주에 대한 과도한 보수지급’과 ‘독립적 보수 심의기구 부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두산 사내이사 3명이 수령한 보수 115억원 중 73%인 84억원이 박정원 회장에게 지급되는 등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일가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거나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두산(대표이사 박정원, 김민철, 문홍성)은 오는 3월 28일 오전 9시 서울 퇴계로 충무아트센터에서 제8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박선현 후보 선임의 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두산은 이사의 보수 최고한도액(총액)을 전년도와 같이 150억원 상정해 공지했다.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연구소는 21일 ‘두산 정기주주총회 이안 분석’ 보고서에서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지배주주에 대한 과도한보수지급과 주식기준보상 부여계획 미공시, 독립적 보수 심의기구 부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두산이 2023년 실제 지급된 이사 보수총액은 118억원이고, 사내이사 3명은 모두 대표이사이며 이들 3명이 수령한 보수는 총 115억원”이라며 “이 중 73%는 박정원 회장에게 지급됐는데, 박정원 회장의 보수는 84억원으로 다른 대표이사들의 5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두산의 2023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사 보수한도는 150억원인데, 실제로 이사들에게 지급된 보수총액은 117억 8600만원이다. 회장인 박정원 대표이사가 84억 2900만원을 받았는데, 구체적으로 급여 32억 900만원, 상여 52억 1500만원, 복리후생 500만원을 받았다.

사장인 김민철 대표이사는 16억 4400만원, 사장인 문홍성 대표이사는 14억 3100만원을 받았다.

연구소는 “또 두산은 2023년 대표이사 3명에게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총 4만 1093주를 부여했는데, 박정원 회장이 79%인 3만 2366주를 받아 다른 대표이사들의 5배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두산에서 차상위 보수 수령자는 미등기임원이며 박정원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부회장”이라며 “박지원 부회장의 보수는 29억 원으로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의 2배 수준”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박지원 부회장은 작년에 보수로 29억 1400만원(급여 11억 7000만원, 상여 17억 4400만원)을 받아, 전문경영인 김민철 대표이사 16억 4400만원, 문홍성 대표이사 14억 3100만원 보다 훨씬 많이 받았다.

두산 2023년 사업보고서
두산 2023년 사업보고서

연구소는 또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역시 1만 1544주로 2배를 받았고, 박지원 이사는 두산에너빌리티에서도 겸직하며 2023년 26억원의 보수와 가상주식 3만 8163주를 부여받았다”고 덧붙였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일가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거나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며 “두산은 이사보수를 심의하는 보수위원회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한편, 두산의 RSU는 최소 2년 재직조건(3년 만근 시 100%, 2년 이상~3년 이내 재직시 일할 지급)이 충족되면 주식으로 지급되며, 그전까지는 보수지급액에 포함되지 않고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는 보수한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당기에 실제 지급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회사가 이사들에게 주식기준보상을 부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이사보수한도 의안에 별도로 기재해 주주들이 보수의 적정성을 판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그런데 회사의 이사보수한도 의안 공시에는 주식기준보상 부여계획에 관한 내용이 없다”며 “따라서, 지배주주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 지급, 주식기준보상 부여계획에 관한 공시 부족, 독립적 보수심의 기구 부재 등을 이유로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재벌개혁운동, 금융시장개혁운동,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어 온 각계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제고’ 와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시장의 구축’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연구소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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