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화가 주총에 상정할 김동관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임원 과다 겸직으로 충실의무 저해 우려와 주주가치 훼손 이사회 결의 찬성 이력” 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또한 한화 계열사 임원 겸직으로 92억원의 보수를 받는 것에 대해 “다른 임원과 비교해 지배주주에게만 과도하게 많은 보수를 지급한다”며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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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대표이사 김승모)는 오는 3월 28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길 로얄호텔서울 2층 로얄볼룸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김동관 사내이사 선임안 ▲양기원 사내이사 선임안 ▲이석재 사외이사 선임안 ▲권익환 사외이사 선임안 ▲변혜령 사외이사 선임안 ▲이사 보수한도(140억원) 승인 안건 등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한화 이사회는 김동관 사내이사 추천 사유에 대해 “경영관리 전반에 대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였으며 신사업 발굴 추진, 경영혁신을 통한 성과 창출, 투명한 준법경영과 해외사업 진출 확대 등 글로벌 기업으로의 경영기반 구축을 위해 사내이사 연임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주)한화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1일 ‘(주)한화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반대를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동관 후보는 한화그룹 부회장으로, 한화의 대표이사(사내이사) 외에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이사, 한화오션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며 “회사의 이사가 일정 수 이상 다른 회사의 임원을 겸직할 경우 이사로서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대표이사의 경우 그 직책의 엄중함과 역할을 고려할 때 임원 겸직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한편, 한화는 2022년 11월 24일 고려아연과 전략적 사업제휴 관계 강화 및 유지 명목으로 소유 중이던 자기주식 7.25%(1,568억원 어치)를 고려아연에 매각하고, 동일 금액의 고려아연 주식 1.20%를 취득해 상호주를 형성하는 방법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며 “현재 고려아연은 지배권 분쟁 중”이라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동관 대표이사는 2022년 11월 23일 이사회에 출석해 ‘고려아연과의 자기주식 교환 승인의 건’에 찬성했다”며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지배권 유지를 위해 회사의 자산인 자기주식을 활용해 우호지분을 늘리는 것은 전형적인 주주가치 침해 행위로 볼 수 있으며, 해당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는 충실의무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따라서 계열사 과다겸직, 기업가치 훼손 우려(부당한 이사회 결의 찬성)가 있는 김동관 후보의 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 ㈜한화 권익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 반대

㈜한화는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공안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낸 권익환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사외이사(임기 2년)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한화는 “후보자는 컴플라이언스 분야 전문가로 사외이사 역임기간 동안 보여준 준법경영 소신을 고려해 회사의 경영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외이사 연임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거래관계로 인한 독립성 훼손 우려와 주주가치 훼손 이사회 결의 찬성 이력”을 이유로 재선임에 반대를 나타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권익환 후보는 검찰 출신으로, 2022년 8월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후보자가 소속된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한화 및 한화그룹 계열사에서 다수의 법률대리와 자문계약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화는 2022년 김앤장과 법률자문계약 13건, 소송의뢰 9건 등 총 22건의 거래관계를 있음을 공시한 바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최근 일정 기간 내에 해당 회사 또는 모자관계에 있는 계열회사, 지배주주 일가의 법률대리 또는 자문계약을 체결한 법률사무소에 소속된 사람이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또한, 권익환 후보는 사외이사로서 2022년 11월 23일 이사회에 출석해 ‘고려아연과의 자기주식 교환 승인의 건’에 찬성했다”며 “따라서 거래관계로 인한 독립성 및 기업가치 훼손(부당한 이사회 결의 찬성) 우려가 있는 권익환 후보의 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 양기원 사내이사 선임안과 이석재ㆍ변혜령 사외이사 선임안 반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양기원 후보는 사내이사로서, 이석재ㆍ변혜령 후보는 사외이사로서 2022년 11월 23일 이사회에 출석해 ‘고려아연과의 자기주식 교환 승인의 건’에 찬성했다”며 “따라서 기업가치 훼손 우려(부당한 이사회 결의 찬성)가 있는 양기원ㆍ이석재 후보의 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 ㈜한화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반대…지배주주 임원에게만 과도한 보수

㈜한화는 이사의 보수한도(보수총액)를 전년과 동일하게 14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와 별도로 이사들에게 양도조건제한부주식(Restricted Stock Units, RSU) 총 34만 2,224주를 부여할 계획을 공시했다.

이에 대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한화그룹 동일인 김승연 회장(미등기임원)은 2023년 회사에서 보수 36억원을 받았고, 김동관 대표이사는 30억 500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며 “김승연 회장은 ㈜한화 외에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에서 중복해서 보수를 받아 2023년도 보수총액은 108억원이며, 김동관 부회장도 (주)한화 이외에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임원을 겸직하면서 지급받은 보수를 합산하면 총 92억원”이라고 밝혔다.

김동관 대표이사는 2023년 ㈜한화 대표이사로 30억 5800만원,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30억 83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로 30억 5800만원을 받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와 별도로 김동관 부회장은 겸직하는 3개 사에서 모두 장기성과급으로 RSU를 부여받았다”며 “하지만 지배주주 임원의 보수가 특별히 높은 이유에 대한 ㈜한화의 합리적인 설명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회사는 임직원의 보수체계를 설계, 운영하고 그 적정성을 평가하는 별도의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보수체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되는바,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한화 2023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양기원 대표이사는 보수로 7억 9800만원을 받았고, 김승모 대표이사는 7억 7600만원을 받았다. 30억 5800만원을 받는 김동관 대표이사와 비교하면 3.8배 정도 차이가 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재벌개혁운동, 금융시장개혁운동,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어 온 각계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제고’ 와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시장의 구축’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연구소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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