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화솔루션이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90억원으로 상정하는 것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지배주주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지급 및 독립적 보수 심의기구 부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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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대표이사 남이현)은 오는 3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로얄호텔 로얄볼룸(2층)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대표이사 김동관 사내이사 선임 안건, 서정호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의 2023년 이사(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6명)의 보수 최고한도액은 90억원인데, 실제로 이사 10명에게 지급된 보수총액은 51억 6300만원이다. 2024년에는 사외이사가 1명 줄어 9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인데, 보수총액은 전년과 같이 90억원을 책정했다.

한화솔루션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김승연 회장(미등기임원)은 36억 100만원을 받았다. 한화솔루션은 “임원의 직급과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Position Grade에 기반해 책정한 기본급을 36억원 지급했다”고 밝혔다.

김동관 대표이사는 보수로 30억 8300만원을 받았는데, 급여 30억 5800만원과 복리후생 2500만원이다. 급여에 대해 한화솔루션은 “기본급 임원의 직급과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Position Grade에 기반해 책정한 기본급을 18억 3600만원을 지급했다”며 “조직기여도 및 시장가치, 전문성 및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한 조정급을 12억 2200만원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구영 대표이사와 남이현 대표이사는 7억 7700만원을 받았다.

한화솔루션은 이사 보수한도를 작년과 동일하게 9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며, 이와 별도로 양도조건제한부주식(Restricted Stock Units) 35만주를 부여할 계획임을 공시했다.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19일 보고서를 통해 “지배주주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지급 및 독립적 보수 심의기구 부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하는 의견을 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한화그룹 동일인 김승연 회장(미등기임원)은 2023년 한화솔루션에서 36억 1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김동관 대표이사는 30억 8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는 전문경영인 중 최상위 보수수령자인 이구영ㆍ남이현 대표이사의 7억 7000만원 대비 각각 4.64배와 3.97배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에서 36억 100만원, 한화솔루션에서 36억 100만원을 받았다.

이와 별도로 김동관 대표이사는 2023년 장기성과급으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 9만 6,202주를 부여받았다.

김동관 대표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승연 회장은 한화솔루션 외에 ㈜한화에서도 중복해서 보수를 받고 있다”며 “김동관 부회장도 한화솔루션 외에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보수를 받아 총 92억 원이고, 김동관 부회장은 겸직하는 2개 사에서도 RSU를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김동관 대표이사는 2023년 보수로 ㈜한화 대표이사로 30억 5800만원,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30억 83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로 30억 5800만원을 받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하지만 지배주주 임원의 보수가 특별히 높은 이유에 대한 한화솔루션의 합리적인 설명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회사는 임직원의 보수체계를 설계, 운영하고 그 적정성을 평가하는 별도의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보수체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하지만 지배주주 임원의 보수가 특별히 높은 이유에 대한 한화솔루션의 합리적인 설명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회사는 임직원의 보수체계를 설계, 운영하고 적정성을 평가하는 별도의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도 않다”며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보수체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 “김동관 사내이사 재선임…과다 겸직, 일감 몰아주기 수혜자” 반대

한화솔루션은 주총에서 김동관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임기 2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추천 이유에 대해 “후보자는 당사 전략부문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미래사업 발굴과 사업 재편 등을 주도하며 안정적 수익 창출에 기여했다”며 “향후 사내이사로서 당사 각 사업분야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에 중추적 역할을 확대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동관 대표이사의 과다 겸직과 일감 몰아주기 수혜자”라고 지목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동관 후보는 현재 한화그룹 부회장으로, 한화솔루션,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이사와 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며 “회사의 이사가 일정 수 이상 다른 회사의 임원을 겸직할 경우 이사로서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동관 후보가 지분 50%를 소유한 한화에너지는 여수와 군산 산업단지에 스팀과 전기를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당초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이 열병합발전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여수열병합발전으로 설립됐는데, 한화솔루션은 여수열병합발전을 김동관 후보 등이 간접적으로 100% 보유한 군장열병합발전에 매각했고, 이후 두 회사가

합병해 현재의 한화에너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즉, 김동관 후보 등 지배주주 일가는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솔루션의 사업기회를 유용해 이익을 취한 수혜자”라며 “또, 한화에너지는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한화솔루션에 의존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솔루션에 대한 매출 비중은 2021년부터 2023년 반기까지 평균 25.77%로, 김동관 후보는 한화솔루션의 한화에너지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거래의 수혜자”라고 지목했다.

연구소는 “따라서 과도한 임원 겸직 등으로 김동관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 “서정호 사외이사, 장기 연임으로 독립성 훼손 우려”

또한 한화솔루션은 변호사인 서정호 사외이사를 재선임(임기 2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한화솔루션은 추천 이유에서 “변호사로서 법률전문가인 동시에 로펌 및 금융기관 등에서 근무하고 공공기관 위원회 및 자문 활동을 통해 기업자문, 금융 및 조세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했다”며 “향후 사외이사로서 전문가 관점의 의견 개진과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적절한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반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장기 연임으로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020년 3월부터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서정호 후보는 2019년 3월부터 1년간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며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회사 및 특수관계법인에서 총 7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서정호 후보의 경우 회사 및 특수관계법인에서 과도한 연임으로 사외이사로서 독립적인 업무수행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따라서 서정호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재벌개혁운동, 금융시장개혁운동,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어 온 각계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제고’ 와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시장의 구축’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연구소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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