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의 2023년 보수는 47억 4000만원으로 전문경영인 김형종 사장의 6.5배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백화점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 110억원 안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현대백화점(대표이사 정지영)은 오는 3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동구 올림픽로753 우진빌딩 4층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정지선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과 이사의 보수한도를 작년과 동일하게 11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18일 현대백화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지선 회장은 2023년 보수로 47억 4000만원을 받았다. 정지선 회장은 급여 35억 4700만원, 상여 11억 9200만원, 복리후생비 100만원 등 총 47억 4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2022년 43억 4900만원 보다 3억 9100만원 증가한 액수다.

현대백화점은 급여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보수총액 한도내에서 임원보수지급규정에 명시된 임원급여 Table을 기초로 회장 직급과 직급 근속기간 16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액을 이사회에서 승인했다”고 밝혔다.

상여금에 대해 “대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적극적인 매출 활성화 정책과 지속적인 효율경영을 통해 매출액 4조 2075억원 및 영업이익 3035억원을 달성했다”며 “면세점 신규 특허권 취득, 계열사 간 신규 사업연계 다각화 등의 사업영역 확장, ESG 경영의 적극적 실행,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등 회사의 경영전략 수립 및 사회적 이미지 개선에 기여한 점 등을 바탕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정지선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은 급여 12억 2800만원과 상여 5억 100만원, 복리후생비 100만원 등 총 17억 3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그밖에 김현종 전 현대백화점 사장은 급여 10억 3400만원, 상여 3억 3900만원, 퇴직금 46억 1300만원 등 총 59억 8700만원을 수령했다. 나명식 전 부사장은 퇴직금 14억 7800만원을 포함해 22억 200만원을 받았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의 보수한도를 2023년과 동일하게 11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데,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에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19일 ‘현대백화점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현대백화점그룹 동일인 정지선 회장은 2023년 47억 4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는 전문경영인 중 최상위 보수수령자인 김형종 사장의 보수 13억 7000만원(퇴직금 제외) 대비 6.51배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정지선 회장은 2022년도에 회사에서 43억 40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전문경영인과의 보수 격차가 3.27배였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보수체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현대백화점의 합리적인 설명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회사는 임직원의 보수체계를 설계, 운영하고 그 적정성을 평가하는 별도의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따라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해 책정된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재벌개혁운동, 금융시장개혁운동,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어 온 각계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제고’ 와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시장의 구축’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연구소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