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효성이 주총에서 회장인 조현준 사내이사, 부회장인 조현상 사내이사와 정동채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 가운데,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반대를 권고했다.

효성(대표이사 김유영)은 오는 3월 15일 오전 10시 서울 공덕동 효성빌딩 지하1층 강당에서 제69기 정기 주주총회(주총)을 개최해 조현준 사내이사 선임건, 조현상 사내이사 선임건, 정동채 사외이사 선임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지난 3월 8일 “(주)효성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 이사회 “조현준, 효성그룹이 고객과 주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추천”

먼저 효성 이사회는 조현준 사내이사 후보자 추천 사유에 대해 “효성 섬유PG장, 무역PG장, 정보통신PG장, 전략본부장을 역임했으며, 효성그룹의 회장으로서 검증된 경영능력과 ‘인간 존중’, ‘기술 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선제적 투자와 그룹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주도하는 등 효성그룹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한, 그룹 전반의 ESG경영, 책임경영, 고객중심 경영 등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며 “이를 통해 효성그룹이 고객과 주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추천한다”고 제시했다.

조현준 후보자는 2017년부터 효성그룹 회장과 효성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조현준 효성 회장의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자료사진
시민사회단체들이 조현준 효성 회장의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자료사진

◆ “조현준 후보는 과도한 임원 겸직, 불법행위로 인한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및 기업가치 훼손 이력, 일감 몰아주기 및 사업기회 유용의 수혜자”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를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조현준 후보는 현재 효성의 대표이사 회장이며, 효성티앤씨 사내이사, 에프엠케이 사내이사, 효성투자개발 사내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며 “CGCG는 회사의 이사가 일정 수 이상 다른 회사에서 임원을 겸직할 경우 이사로서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상장회사 대표이사의 경우 다른 이사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조현준 후보는 과도한 겸직으로 인해 이사로서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또한, 조현준 후보는 회사와 관련한 다수의 형사사건에 연루돼 있다”며 “먼저, 효성 총수일가의 경영비리 사건에서 조현준이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와 관련해 2020년 12월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최종 선고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둘째, 회사와 관련한 횡령ㆍ배임 사건에서 2020년 11월 항소심 법원(서울고등법원)은 급여 허위지급 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며,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고 덧붙였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셋째,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5월 효성과 효성투자개발이 SPC와 파생상품거래를 통해 조현준의 개인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 지원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부과와 함께 조현준을 검찰에 고발했다”며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조현준에게 벌금 2억원을 선고했고,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그 외에도 조현준 후보는 효성과 신동진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와 효성티엔에스의 사업기회 유용의 수혜자”라며 “따라서 과도한 임원 겸직, 불법행위로 인한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및 기업가치 훼손 이력, 일감 몰아주기 및 사업기회 유용의 수혜자 등을 이유로 조현준 후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 효성 이사회 “조현상, 효성그룹 지속적인 성장 및 신성장동력 육성에 큰 역할”

효성 이사회는 조현상 사내이사 후보자 추천 사유에 대해 “효성 산업자재PG장, 화학PG CMO, 전략본부장, 총괄사장을 역임했고, 2014년~2024년 현재까지 봉사단장을 맡으면서 사회적 책임경영 구현을 지원했으며, 현재 효성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경영감각을 발휘해 사업전반의 포트폴리오 매니지를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효성그룹의 지속적인 성장 및 신성장동력 육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추천한다”고 제시했다.

조현상 후보자는 2018년부터 2021년 효성 총괄사장을 맡았고, 2021년부터 효성 부회장으로 일해왔다.

◆ “조현상, 과도한 임원 겸직, 일감 몰아주기 및 사업기회 유용의 수혜자 반대”

하지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조현상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표시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조현상 후보는 효성의 부회장이며,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 에프엠케이 사내이사, 신화인터넷 사내이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감사, 효성티앤에스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며 “CGCG는 회사의 이사가 일정 수 이상 다른 회사의 임원을 겸직하는 경우 이사로서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해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또한, 효성 계열사인 더클래스효성은 2023년 4월 이차전지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우전지앤에프의 지분 60.76%를 인수했는데, 여기에는 조현상 후보의 자녀와 배우자가 19.14%, 조현상 후보의 장인도 지분 0.93%를 각각 취득했다”며 “더클래스효성은 에이에스씨가 최대주주로 지분 93.04%를 소유하고 있으며, 동 에이에스씨는 조현상 후보가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라고 짚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그런데 최근 효성그룹은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진출할 것을 기정사실화했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따라서 효성그룹이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한다면 그 주체는 지주회사인 본 회사 또는 사업 연관성이 있는 효성첨단소재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바, 더클래스효성의 우전지앤에프 지분 인수는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행위(사업기회의 제공)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그 외에도 조현상 후보는 효성과 신동진에 대한 일감몰아주기와 효성티앤에스의 사업기회유용 거래의 수혜자”라며 “따라서 과도한 임원 겸직, 일감 몰아주기 및 사업기회 유용의 수혜자 등을 이유로 조현상 후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 정동채 “주주권익 향상 직무 수행…최선 지혜 발휘해 표결에 임하겠다”

효성은 정동채 사외이사 후보자 추천 사유에 대해 “2020년 3월부터 현재까지 사외이사 및 ESG경영위원회 위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경제 및 문화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ESG경영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국회의원ㆍ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역임한 경제ㆍ문화에 대한 전문가로서 관련 분야의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어 재선임 후에도 효성의 글로벌경영, ESG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돼 추천한다”고 제시했다.

정동채 사외이사 후보자는 직무수행계획에 대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기업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회사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주주권익 향상 및 환경ㆍ사회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채 후보자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이사회 의사결정이 합리적이고 합목적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주어진 사안을 충분히 이해하고 최선의 지혜를 발휘해 의사개진과 표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채 후보자는 대한석유협회 회장, 문화관광부 장관, 국회의원 3선 등을 역임했다.

◆ “정동채 사외이사 후보, 이의제기 않는 이사로 임무 방기해 반대”

하지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정동채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표시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정동채 후보는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사외이사로 처음 선출되었고, 2022년에 재선임됐다. 조현준 회장은 2020년 12월 대법원에서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가 최종 유죄로 확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현준 회장은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었고, 정동채 후보는 당시 사외이사로서 해당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중대한 법령위반의 이력이 있는 사람을 회사의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이사는 이사로서의 임무를 방기한 것으로 판단해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며 “따라서 정동채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임원(조현준, 조현상, 조석래)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 지급”

이와 함께 효성은 이사의 보수한도를 2023년과 동일하게 30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했다.

효성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조현준 대표이사(회장)는 2023년 68억 4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기본 연봉 48억원으로 매월 40억원을 받았고, 상여금으로 20억 4000만원을 받았다.

조현상 사내이사(부회장)는 보수 57억원을 받았는데 기본 연봉 40억원과 상여금으로 17억원을 받았다.

전문경영인 이상운 부회장은 21억 3100만원, 김규영 대표는 6억 3200만원을 받았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은 30억원을 받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조현준의 보수는 전문경영인 중 최상위 보수 수령자인 이상운 부회장 21억 3000만원 대비 3.2배 많으며, 조현상의 보수는 2.67배 많다”며 “더욱이 지배주주 임원과 전문경영인 최고 보수수령자와의 보수격차는 2021년 2.72배(조현준)와 2.25배(조현상), 2022년 3.49배(조현준)와 2.89배(조현상) 등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하지만 지배주주 임원의 보수가 특별히 높은 이유에 대한 효성의 합리적인 설명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회사는 임직원의 보수체계를 설계, 운영하고 그 적정성을 평가하는 별도의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보수체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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